상사는 구성원을 억지로 길들일 수 없다

2021.01.19

by 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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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는 상사가 존재합니다. 그들의 역할 중 하나는 조직의 방향을 가장 많이 고민하며 가장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거죠.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만큼이나 그 방향으로 조직의 구성원들을 실제로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아무리 훌륭한 방향을 제시해도 조직은 상사 한 명으로는 굴러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구성원들이 그 방향에 맞추어 행동해야만 조직의 발전이 이루어집니다.


저는 상사가 구성원들을 이끄는 방식에서 리더인지 보스인지가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리더는 사람들을 잘 이끌어나가고 보스는 사람들을 억지로 끌고 나가죠. 상사가 훌륭한 리더일 때는 당연히 문제가 없으나, 보스일 경우에는 구성원의 입장에서 상당히 피곤해집니다. 억지로 끌고 나가기 때문에 구성원들을 길들이려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그 태도와 마음이 이해가 아주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사라는 자리에 올라갔다는 것이 그동안 조직에 필요한 일을 잘 수행했다는 방증일 거고, 그렇기에 조직의 방향과 필요한 점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구성원들이 그러한 맥락에 맞추어 행동하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실제로 잘못된 경우가 많고 때문에 보스의 말을 들어야 조직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오롯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따르게 만들 수 없습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것은 더 이상 사람대 사람으로서의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닐 거예요. 사람은 동물이 아니라 억지로 길들일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보스는 그러기를 원합니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렇게 하는 게 맞는데 왜 따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강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보스의 메시지가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옳지 않다는 것이죠.


구성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이 사람이 나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는지, 아니면 본인의 생각만을 주입하려고 하는지 정도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죠. 특히 훌륭한 능력치를 갖춘 구성원들이 모인 조직일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논리적으로 그 메시지가 틀리지 않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보스가 말하는 것의 저의까지도 파악할 수 있죠. 게다가 조직이 발전하는 것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상사의 말에 따르지는 않습니다. 상사의 메시지를 따르는 것은 온전히 구성원 개개인의 권한이니까요. 상사는 어디까지나 설득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각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지, 다른 사람에 의해 강제로 주입당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많은 에너지가 들기는 하겠지만 상사는 최선을 다해 구성원들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애써야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계가 있기 때문에 상사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그러한 노력을 꽤 길게 해야 구성원들이 마음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강압적이고 냉철한 대응은 그 노력의 효과가 없을 때 해도 늦지 않습니다. 당연히 모든 구성원이 한 조직에 완벽히 들어맞을 수는 없기에 분명 구성원이 조직에 맞추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끝끝내 맞출 수 없는 구성원이 조직을 떠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고요. 하지만 상사는 그러기 전에 그 구성원이 조직에 정말로 맞지 않는 것인지를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본인이 구성원들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혹 본인의 소통방식이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한 채 그들의 표현을 막았거나 왜곡하지는 않았는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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