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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진 코치 Aug 01. 2023

S.M.A.R.T. 한 목표 설정의 오류

당신은 목표는 정말로 smart한가? 

게으른 완벽주의를 떠나는 방법 https://brunch.co.kr/@jinon/58 에 이어, 


S.M.A.R.T. 한 목표 설정의 오류 
출처 :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 2021, 윤혜진 저 (재인용) 


완벽주의자는 끊임없이 목표를 세운다. 새로운 목표를 경신할 때마다 완벽해진다고 믿는 이들에게 측정 가능한 목표는 끊임없이 자신을 측정하게 만들고, 그 결과물은 자신과 남들을 비교하는 기준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서 목표 설정의 오류가 시작된다. 


측정이 가능하도록 목표를 설계하는 이유는 강박증을 부추겨 일에 더욱 매진하게 하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자극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도구로 쓰일 때 비로소 스마트 S.M.A.R.T. 한 목표 설정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곧 도달할 것 같은 목표’는 중독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확률적인 근거는 전혀 없지만 한 자릿수가 어긋난 복권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거나 한 끗 차이로 본전을 잃게 된 도박꾼은 여지없이 올인을 외친다. 이와 마찬가지로 완벽주의자는 새로운 목표를 세울 때마다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 그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은 어쩌면 목표에 중독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혹은, 우리가 특별히 목표 지향적이기 때문이라기보다 세상이 이끄는 대로 자신도 모르게 목표 중독자가 되었을 수도 있다. 


당신의 목표는 정말 SMART 한가?


누군가는 해냈으니 나 역시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전제로 목표는 더욱 견고해진다. 분명 S.M.A.R.T. 하게 목표를 세웠으니 일을 완수하지 못한다면 노력이 부족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만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을 쥐어짜기 위해 만든 계획은 이미 S.M.A.R.T Specific Measurable Acceptable Realistic And Timely 한 경우가 많다. ‘빈틈 없이’ 구체적specific이며, 측정 가능measurable하고, 달성acceptable할 수 있을 듯하며, 실현realistic되어야만 하는 데다가 시간이 ‘빠듯하게’ 정해져timely 있다. 이렇게 과도한 목표 설정이 강박적인 완벽주의와 결합하여 자신을 몰아붙인다.



나태해지지 말자!
이 평안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고 나면, 월 매출 천만 원을 찍고 나면, 저 사람과 첫 데이트에 성공하면, 그다음부터 행복할 거라는 가정을 세워놓고 자신이 상상하는 만족감의 수준에 걸맞은 ‘노오력’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이것을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최선을 다해 취직과 이직을 반복하고, 매출이 늘어 할 일이 곱절이 되면 그때는 감당을 못해서 불행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첫 데이트의 달달함은 대개 첫 데이트로 끝이다. 이처럼 목표를 달성해도 기쁘지 않았던 경험은 더욱 ‘노오력’이 필요한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계기가 된다. 지금은 ‘진짜’ 목표하는 것들을 이루지 못했으니까 행복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고 쉽게 결론을 내린다.


심리학자 대니얼 네틀Daniel Nettle의 연구에 따르면 미래의 행복을 예측하는 데 가장 확실한 근거는 다름 아닌 ‘현재의 행복’이다. 흔히 성공적인 인생의 증거로 손꼽히는 것들의 성취 여부는 미래의 행복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우리는 익숙한 것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행복을 미루기만 하던 사람은 행복한 일상을 누리지 못하고 기어이 불안한 상황으로 자신을 내몬다. 늘 고난을 극복하고 ‘진짜’ 목표를 달성한 사람만이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믿어 왔기 때문에 행복감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나중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 이 순간을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대체 어디서 왔을까? 


우리는 가끔 자기 극복의 신화에 빠져서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만다. 그러나 어렵게 달성하는 것들만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켜내는 것이 진짜 용기다. 나를 지지하는 가족, 응원하는 친구, 그리고 자신의 삶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현재의 나’와 ‘지금 이 순간’이 모두 용기 있게 지켜내야 할 것들이다. 경험한 적 없는 그야말로 완벽한 꿈이 행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행복은 상상력으로 꿈꾸는 이상적인 상태가 아니라 경험으로 직접 체득하는 과정이다. 완벽의 신기루가 아닌 ‘현재의 나’를 위해 소중한 것들을 감사함으로 지켜낼 때 행복한 삶이 만들어진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힘든 상황을 극복하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런데 고통에 적응하는 이런 능력은 정반대의 상황에서도 똑같이 발휘된다. 행복에도 마찬가지로 너무 쉽게 적응해 버리는 것이다. 한때 절실했던 것들은 어느 순간 당연해지고 그렇게 당연해진 행복에 적응하게 된다. 그러고는 더 높은 목표,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느라 현재의 행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그러다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잠깐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지만 대부분 한 박자 늦은 후회다. 


감사하는 습관은 우리가 행복에 ‘적응’하지 않도록 돕는 가장 구체적인 실천법이다. 행복은 완벽을 추구하

는 삶에 있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당연한 듯 누리는 이 모든 일상이 바로 행복이다.


출처 :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윤혜진 저, 플랜비디자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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