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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진 코치 Feb 22. 2024

욕심, 그리고 게으름

마침내 내적 합의


그럴듯한 일을
마치 보란 듯이 해내려는 욕심

그저 그런 일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게으름



하도 글이 써지지 않아 장난 삼아 타닥타닥 자판을 눌렀는데 말이 된다.

조금만 손을 더 보면 그럴듯한 문장이 될 것 같아서 다듬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는 오히려 말이 꼬이기 시작한다.


파다다다다닥.


더 늦기 전에 뒤로가기를 광클하여 클립보드가 기억하는 가장 초기버전으로 문장을 복구했다. *광클 : 미친 click



그래, 여기까지다.



욕심과 게으름이 똑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만으로 됐다. 멍 때리다 건진 것 치고는 꽤 괜찮은 수확이다.


욕심과 게으름은 상호작용한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부추기는 불안의 실체는 무엇인가?
욕심은 게으름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 이렇게 오래도록 꼼지락거리는 나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쩌면 내게는. 적어도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게으름이 기어이 욕심을 이겨먹었다는 건 잠시 멈추라는 마음의 신호다. 그래도 계속하면 번아웃으로 죽는다. 인간은 망각의 존재임을 기억할 것.
내 안의 '욕심쟁이'와 '꼼지락'이 100분 토론을 한다면? ... 다른 건 모르겠고 무지 시끄럽겠다.
도통한 듯 말하는 욕심쟁이의 자기기만에 대하여. 여우의 신포도... 설마 난 아니겠지?
게으름의 기능적 측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찌질한 나와 마주치지 않으려는 나의 자기보호 본능에 대하여.
게으름 덕분에 묵혀뒀다가 맛된장이 된 수많은 경험들...
게으름 때문에 날려버린 수많은 기회와 반짝이던 생각들....


아무렇게나 자판을 두드리다보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면위로 떠오른다. 만일 이걸 빨간 볼펜으로 종이에 썼다면 분신사바다. 손가락이 인도하는 무의식의 영역이랄까?




그런데 이걸 어떻게든 다듬어서 읽히는 글로 쓰려는 순간, 그 순간 방금까지 파닥거리던 생생함은 사라지고 그럴듯한 생각은 그저 그런 글자들의 조합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럴 땐 지체 없이 파다다닥 뒤로가기 원상복구가 답이다. 횟감을 가지런히 놓겠다고 도마 위에서 쪼물락거리다가는 물컹거리고 비려서 못 먹는다. 




그러고 보니
욕심과 게으름이 정말 한 끗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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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런저런 생각들이 참 많았던 모양이다. 대놓고 한 말이 이 정도니 속으로 삼킨 문장은 훨씬 더 많다. 량으로만 따지면 일용엄니의 속사포 대사의 총량을 가뿐히 넘고도 남는다. *일용엄니: 전원일기에 등장하는 말 많은 할매


어쩐지 힘들어 보이는 일용엄니의 독백



뭔가 제대로 하겠다는 생각은 항상 나를 내 발 밑에 묶어둔다. 나는 내가 절대로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러니 내가 아는 한 빠져나올 방법은 없다. 그럴수밖에.  코칭이 필요한 순간이다. 다만, 이렇게 케케묵은 게으름에는 코치도 고객도 맘고생을 각오해야한다. 


하… 어쩌지.

이번에도 너무 오래 묵혔다.

독기가 바짝 올랐을 때는 빨리빨리 해치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제풀에 쓰러지기 십상이다.


실은, 마지막 퇴고만 남겨둔 두 편의 원고가 있다. 도마위에서 쪼물락거리다 일기장으로 들어가기 직전이다. 다음번엔 오늘 같은 말장난으로 때우지 않고 기필코 내적합의에 이르고야 말리라!! 그래서 결론,


다음 주 예고  Presence - Absence  
프레즌스 Presence와 에고 Ego는 코치를 단련시키는 주제들 중 단연 으뜸이다. 프레즌스를 유지한다는 것은 코치와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그다음 주 예고  Accountability - Responsibility
고객과의 코칭 합의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다. 코칭에서 고객과 코치에게 책임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기까지 길고 장황한 예고, 끝.

그리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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