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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진 코치 Oct 25. 2020

탁월한 리더의 호통법

구성원이 공감하지 못하는 호통은 짜증에 불과합니다.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공감이나 경청과 같은 감성적인 교감이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를 촉진한다는 연구는 이미 식상함을 넘어섰다.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의사소통의 기술을 넘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가장 강력한 의사소통의 기술은 '화'다. 제대로 사용하면 효과적인 의사 전달에 도움이 되는데 이것을 리더의 언어로 옮긴것이 '호통'이다. 호통치는 리더가 이끌어낸 조직의 성공사례는 경기장이나 전쟁터에서 흔히 알려진 바 있다. 유능한 리더로서 감독과 지휘관은 사소한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구성원의 몰입을 끌어내기 위해 '호통'을 친다. 마찬가지로 직장 역시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며, 소위 '이익 집단의 경주마'가 제각기 전속력으로 달리는 곳이다. '호통의 커뮤니케이션'이 통하지 않을 리 없다.



화를 외부로 표출하는 것은 '감정 해소'와 '문제 해결'에 그 목적이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려고 화를 내는 경우가 많지만 리더의 '호통'은 상황을 개선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리더가 '문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원인을 파악하여 조직과 구성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호통'으로는 조직을 변화시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구성원이 공감하지 못하는 호통은 상사의 짜증에 불과하다. 가령 유능한 직원의 흠을 잡아 화풀이하는 상사의 1차 감정은 '시기심'이나 '두려움', 혹은 '수치심'이다. 이때 화를 내는 상사는 통제력을 되찾은 듯한 착각을 느끼게되고, 심지어 이러한 감각에 중독되어 습관적으로 화를 낸다. 그러나 상대방이 공감하여 수용되지 못한 ‘화’는 곧바로 튕겨져 나온다. 영문도 모르고 화를 입은 구성원은 중요한 업무를 깜빡하거나 치명적인 실수가 이전보다 더 잦아지기도 하는데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수동공격성'으로 설명한다.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상에게 직접적으로 분풀이하는 대신 상대방이 곤란을 겪을만한 복수로 맞받아치는 것이다. 공격성이나 우울감이 다른 구성원에게 전이되어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불합리한 호통은 부메랑이 되어 반드시 시발점으로 돌아간다. 다만, 돌아올 때는 불신과 그에 따른 여러가지 합병증을 함께 달고 온다.  



반면, 공감과 수용을 거친 호통은 구성원을 변화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강력한 에너지를 발휘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호통침으로써 구성원이 문제 상황을 절실하게 깨닫고 실행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한다. 진화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조직에서 리더의 '호통’은 조직원에게 강력한 위험신호로 인식된다. 생존을 목적으로 설계된 본능의 뇌는 무의식을 자극하여 상사의 '호통'이라는 위협적인 상황에 대응하려하고, 이때 구성원의 역량이 최대치로 발휘되는 것이다. 단, 이 과정에서 상사의 '눈치를 살피며' 꼼수를 쓸 것인지, 스스로 '위기를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것인지는 리더의 평소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달렸다. 



직장인의 이직은 직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피드백은 문제를 없애지만 구성원을 향한 비난은 구성원을 떠나가게 만든다. 리더의 역할은 어떻게 호통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호통법’이 제대로 통하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있다. 리더와 조직이 구성원 각자의 노력을 인정하고 조직에 기여하고자 하는 서로의 선한 의도를 믿으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함께 해결해 가겠다는 신뢰를 보낼 때 리더의 호통법은 비로소 효과를 발휘한다. 결국 리더와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관계를 통해 증명된다. 유능한 리더는 화내지 않는다. 제대로 호통친다.



유능한 리더는 화내지 않는다.
제대로 호통친다. 





칼럼에 기고한 글을 브런치에 옮깁니다. 

https://news.g-enews.com/view.php?ud=202009140915326173e8b8a793f7_1&md=20200916103905_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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