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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초인 Mar 01. 2018

가면놀이

인간의 가면놀이에 대하여

인간의 지성이 발전하고, 사회가 성숙할수록
아이러니하게 사람은 인류는 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먹고, 마시고, 자고 생명을 연명하고
내 가족의 생존을 위해 본성으로 살아야 했던 동물적인 원시시대를 지나
언어가 생기고, 돈이 생기고, 사회가 형성되고, 
가치에 대해 고민을 하고, 가치 투쟁을 하고, 
기술과 사상과 과학이 고도화될수록 본성이 아닌 이성이 사회와 관계에 놓인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며 사는
본성은 인간에게 있어서 공통적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어떤 이성은 때때로 굉장히 상대적이다.
본성에 따라 자신의 생각과 사상과 정의를 생각하는 대로 내뱉거나
사회 대다수가 동의하고 그렇다고 믿고 싶은 것을 부정하는 순간
집단적인 가학성 보복을 받게 되거나, 한순간 타인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인류는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이 이성의 다름을 억누르고, 투쟁을 억제한 채 살아갈 수 있을까.
욕심에 대한 갈망, 타인에 대한 시기와 질투는 모두에게 있는 것인데
어떻게 하면 이를 이성이라는 갈피로 균형 있게 다스릴 수 있을까.

그래서 나온 결론이 '가면놀이'이다.

이 가면놀이 속에 철저하게 속마음의 언어에서 머릿속을 거쳐 한번 여과되고
이를 입이라는 배출 장치를 통해 새어 나오고,
그에 맞게 몸짓과 표정, 눈빛, 행동까지 일원화된다.
사회가 성숙할수록 이 가면놀이를 능숙하게 하는 자가 
높은 평가를 받고, 비난을 덜 받으며, 비교적 무난하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 가면놀이에 타고나면서 능숙한 사람이 있는 반면,
시간이 지나도 서툴고 나아지지 않는 사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자연스러워지는 사람이 있다.

이 가면의 존재를 단순히 좋다, 나쁘다,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의 판단은 의미가 크지 않다.
이미 명백히 존재하는 것이고, 단지 그 형태가 시간이 지남에 사회에 맞추어 점점 바뀌어갈 뿐이기에
왜 존재하며, 어떻게 변해가는지, 이를 대하는 사회과 개인의 태도는 어떠한지
그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것이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을 대하는 데 있어 진실을 알기까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의 하나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가면의 존재를 알고 싶어 하지 않고
알아차리더라도 이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체계 속에서, 다수 군중이 만들어낸 그럴 싸한 이야기들을
자신의 생각인 양 늘어놓고, 그들이 듣기 좋은 이야기와 가면의 정석대로
대처하면 불편할 일이 없기에.
그것이 자신의 본질인 줄 알고 착각하고 살아간다.
그 착각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그마저도 자신이 판단한 선택이니깐.

그래서 때때로 불편한 진실을 꺼내든 사람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돌을 꺼내들 때, 나는 박수를 보낸다.
물론 내 가면 안에서.

가면놀이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무리 안에서는 때론 이런 진실을 토로하기도 한다.
물론 그 무리도 어느 정도는 가면이 필요하기에, 100%의 진실을 말하지는 않겠지만.

극단적인 두 갈래 길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러하다.
가면이 없다면 세상은 그야말로 무법의 천지, 욕망대로 살아가는 인간 동물의 세상이 될 것이고
가면이 진짜 자기인 줄 알고 가면의 정석대로만 살다가 눈을 감는다면,
일평생을 진짜 세상이 아닌 조그만 무대에서 홀연히 공연을 마치는
그러한 초라한 모습이 될 터이다.

무엇을 선택해야 한다, 무엇이 옳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진실을 마주한 채 좀 더 인간, 그리고 자신의 본성과
인간, 그리가 자신의 이성을 본질 그대로 들여다보고 세상을 바라보자는 것.
물론 알면 알수록 보이는 불편한 진실 때문에 속이 시커메지겠지만
오히려 그 추악한 세상, 인간의 본성을 마주하고 나면, 그 이후에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내가 가야 할, 가고자 할 길이 더 잘 보이게 될 것이다.

어릴 때 가면이 없었기에 가면이 보였고,
가면놀이에 서툴렀기에 이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고
가면놀이를 조금씩은 알아가면서 지금도 나의 정답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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