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마케팅이 잘 안 되는 이유
마케터는 누구일까?
마케터는 뭘 만드는 사람일까?
마케터는 무엇의 전문가일까?
이것은 마케팅을 해야 하는 사람, 더 나아가 마케터와 함께 일을 해야 할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이야기이다. 이걸 모른다면 마케터로서 일의 본질을 모른 채 일을 할 수도 있고, 마케팅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어려운 협업을 해나가면서 성과를 만들어가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와 브랜드를 더 키우기 위한 인사이트를 함께 나누어보도록 하자.
먼저 마케팅이라는 직무를 하는 마케터, 마케팅팀을 말하기 전에 다른 주요 부서로부터 시작해 보기로 하자. 기업에는 다양한 부서들이 많지만 인사, 디자인, 제작(개발) 3가지 직무를 들여다보자. 이들의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무엇이 변했을까?
1. 인사 부서는 사람 관련된 일을 한다.
과거에는 HR이라고 많이 불렀고, 이는 Human Resource의 의미로 인적자원, 말 그대로 사람을 하나의 자원으로 바라본 관점이다. 어떻게 보면 구시대적인 관점일 수도 있어 요즘은 많은 기업들이 People팀 Culture팀 등 지금 시대에 맞춰 변형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변화해도 핵심은 사람과 관련된 일이라는 것.
그리고 인사는 전문 영역이 되었다.
채용은 대규모 채용보다는 헤드헌터를 통한 맞춤형 채용으로, 인사 제도도 일본에서 시작된 계급식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조직문화도 겉만 그럴싸한 제도가 아닌 실제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은 일하는 문화, 일하는 방식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 채용 또는 기업 브랜딩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2. 디자이너는 비주얼 관련된 일을 한다.
과거에는 디자이너로 구성된 디자인팀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다 비주얼팀, 크리에이티브팀 등 다양하게 의미를 확장해 가다가 현재는 브랜드라는 말까지 포괄하고 있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특정 역할에 국한될 수 있기에 더 다방면에서 의미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해도 핵심은 비주얼 중심의 경험과 관련된 일이라는 것.
그리고 디자인은 전문 영역이 되었다.
과거에 최종경영진이나 광고주 보고에서 높은 분들의 말 한마디에 키컬러가 바뀌고, 애써 만든 로고나 아트워크가 뒤죽박죽 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디자인은 비주얼 경험을 만드는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과거의 디자인 실장 직위는 브랜드 디렉터라는 타이틀로 많은 리스펙을 받는다.
3. 제작팀, 개발팀은 프라덕트를 만드는 일을 한다.
산업군에 따라 다르지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PD 직군, 투자팀에서 콘텐츠 기획, 발굴, 제작을 진행하고, IT나 플랫폼 산업에서는 개발자 직군, PM들이 프라덕트를 만들어낸다. 어느 산업이더라도 이들의 공통적인 역할은 핵심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개발은 전문 영역이 되었다.
산업이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전자 제품의 반도체와 같이 모든 플랫폼과 서비스에서 필요한 핵심 직군이 되었다. 개발자의 비즈니스 마켓에서 위상이 과거 대비 높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직무만의 일하는 방식, 문화까지도 이해의 영역으로 넘어와서 기업 전반에 잘 정착해 가고있다.
그럼 이제 마케팅으로 가보자.
마케팅은 20년 전에도 마케팅이었고, 10년 전에도 지금도 마케팅이지만 들여다보면 세분화되고 있다. 브랜드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그로쓰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제휴 마케팅 등 관련 영역의 전문으로 하는 회사나 조직의 등장과 함께 세분화된 직무들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봤을 때는 마케팅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세분화되고 있는 한 편으로 그걸 하나로 묶어주는 본질의 정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럼 이 시대의 마케터는 누구이며, 이들이 만드는 핵심은 무얼까?
지금 이 시대, 디자이너가 그냥 포토샵만 하는 사람이 아니듯, 인사팀이 그냥 사람을 뽑기만 하는 부서가 아니듯, 마케터도 마찬가지다. 그냥 SNS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마케팅 숫자를 뽑아서 데이터화하는 사람이, 다양한 매체를 선정해서 광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건 디자인의 포토샵과 인사의 채용처럼 일부일 뿐이다.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의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들, 즉 경험 기획자이다. 제품을 만들어낸다고, 브랜드를 만든다고 알아서 AI처럼 고객이 유입되고, 경험이 만들어지고, 매출이나 트래픽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과정을 위한 촘촘한 설계가 필요하다. 담당하는 브랜드나 서비스를 더 알리기 위해 적절한 매체에 매력적인 광고를 선보이는 것이고, 고객 경험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SNS를 운영하고, 오프라인 팝업을 하는 것이고 성과를 측정해서 고도화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다. 마케터는 소비자와 브랜드의 A to Z 여정을 만드는 역할임을 꼭 기억하자.
마케터는 고객 경험의 기획자다
궁극적으로 마케팅은 코어 비즈니스를 브랜드에 담아 그것과 고객의 접점과 연결고리를 어떻게 더 많이 만들 수 있는지,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비용 대비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이다. 이걸 위해서는 모든 마케팅 직무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
마케팅은 그 자체가 본질이 아니다. 결국 브랜드나 비즈니스를 더 크게 키우고 경험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직무이기 때문에, 다방면의 이해관계 속에서 아래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탄탄하게 잘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잘 갖춰져 있다면 마케팅 어시스턴트에서 메인 마케터로, 프로젝트 매니저로, 디렉터로 더 빠르게 성장해갈 수 있다. (지난 커리어 경험에 봐도 뭔가 꽉 막히는 기간에는 언제나 이 커뮤니케이션이 문제였더라)
타깃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내부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외부 파트너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마케터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누구'에게 무엇을 전할지에 대한 '메시지'다. 여기서 누구를 정의할 때 가장 위험한 것 중의 하나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MZ라는 말을 쓰면서 기획을 하고, 어떤 이야기와 가치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은 채 콘텐츠를 만들고, 제휴를 하고,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것이다. 이 말 당연한 것 아니야? 할 수 있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이 이 두 가지가 빠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트렌디한 문화, 요즘 유행하는 언어, 뜨거운 인플루언서와의 제휴는 하나의 방식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이들 방식을 정하기 앞서 반드시 꼭 정의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바로 마케팅 타깃인 '누구'가 누구인지,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 이 두 가지를 놓치지 말고 꼭 기억하도록 하자.
먼저 고객이 누군지 나이가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규정한다.
어떤 메시지와 가치를 전할지를 정의하고 나서 그 방법을 찾아간다.
고객에게는 브랜드를 만나야 하는 이유를, 내부부서와 파트너사에는 함께 일을 함으로써 제공해 줄 수 있을 가치를 만들어주자.
마케터는 누구와 메시지를 정의한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마케터는 누구일까? 고객 경험의 기획자
마케터는 뭘 만드는 사람일까? 누구와 메시지를 정의하는 사람
마케터는 무엇의 전문가일까? 커뮤니케이션의 전문가
이 글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은 이 시대의 마케팅의 의미와 마케터를 정의하여, 더 나은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함이다. 마케터로서 일을 해오며 과거의 시행착오로부터 이것들을 배우고 알 수 있었고 지금도 이것을 품고 여정을 그려가고 있다. 이를 기억해 두고 업무의 기반에 깔아놓고 나아간다면 비단 마케터뿐 아니라 마케팅과 함께 협업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성장을 위한 무기 연구소
초인
이 시대의 무기가 필요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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