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의 동네별 얼굴 알아가기
나에겐 그런 취미가 있다.
동네를 돌아다니는 취미
이게 무슨 말일까? 동네와 사귄다는 게?
예전에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왔던 것처럼 이런 걸까?
인형이란 사귀는 뭐 그런 걸까?
아니, 바로 이런 말이다.
각 동네는 각 동네마다 인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자 동네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무슨 말..?
점점 더 낯설어진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홍대를 가면 어떤 느낌일까?
돌아다니면서 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개인적으로는 이런 느낌이 든다.
자기만의 느낌 있는 룩을 입은
20대 여성이 거리에서 공연을 보고 있는
그럼 신사를 가면 어떨까?
예쁘게 차려입은 녀녀, 커플이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있고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렇게 종로, 이태원, 강남 다 각자
동네가 가진 이미지나 느낌이 모여드는
하나의 얼굴이 생겨난다.
20대부터 이런 서울의 힙한 동네,
새로운 공간을 가는 것을 좋아했었다.
그곳을 찾아서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한번 두번 여러번 가면서 그 얼굴들을 알아가고
동네를 사귀기 시작했다.
한번 가보면 알까?
어떤 한 단면은 알 수 있다.
그럼 거기에 오래 머문다고 다 알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어느 단면의 깊이는 알 수 있다.
여기서 팁은 시간과 때를
달리 해서 가면 여러 면모를 볼 수 있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면모를 관찰하다 보면
점점 더 그 얼굴을 더 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가장 힙한 대로와 핫한 주말,
즉 풀메이크업의 모습과
허한 뒷골목과 한산한 평일 낮,
즉 생얼의 모습까지 알게 되면
그 동네를 더 알게 된다.
그 동네의 얼굴은 그 동네를 찾는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의 평균이다.
그래서 어디 가서도 이렇게 이야기한다.
홍대와 이태원을 잘 알고 있다고.
왜냐? 이 두 동네는 그 누구보다 많이 돌아봤고,
여러 면모를 시간에 걸쳐 보아 왔으니깐.
그리고 이후로 을지로나 성수, 동묘 등
각 동네의 핫한 곳 힙한거리 들을 알아가며
그렇게 새로운 얼굴들을 알아갔다.
이것이 바로 '동네를 사귀는 취미'의 정체이다.
이 취미에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그 동네에 대한 내 해석이 생기고,
그 해석에 맞는 나만의 스팟이 생기고
그 스팟을 알아두면 데이트를 할 때나,
친구들이 모일 때 혹은 회사 회식을 할 때도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
동네 사귀는 장점 #1
나만의 스팟 발견
이것들은 지금까지 연애를 해오면서,
새로운 사람과 어떤 이야기를 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어왔다.
그리고 두 번째,
바로 부동산 임장이다.
동네 사귀는 장점 #2
부동산임장
특정 동네를 찾아 부동산을 가서 매물 브리핑을 듣고,
또 아파트나 동네 모양새 등을 보는 걸 임장이라고 한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뿐 아니라,
실거주자 입장에서도 꼭 필요한 단계이다.
사실 이분야에는 맹꽁이었다.
소위 말해 힙한 스팟은 많이 알지만,
부동산에서 꼭 알아야 할 각 지역에 대한 이해도는 완전 바닥이었다.
약 2년 반전부터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면서
각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주말마다 임장을 다니면서 공부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남, 광명, 구리, 위례, 광교, 성남, 이태원, 청량리, 여의도 등
주말마다 동네를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당시 부동산 새내기였기 때문에 지식이 넓지 않았기에,
저만의 노하우를 갖고 빠르게 동네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바로 그 동네의 얼굴을 알아가기
아파트도 보고, 부동산에서 이야기도 듣고,
하루 종일 그 동네를 돌아다니고 걸으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누가 그 동네에 사는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혼밥을 하며, 커피를 마시며,
벤치에 앉아 관찰하며 알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똑같이 그 동네에 사는 양 태연한 모습으로.
그렇게 한주 한주 반복을 하다 보니
각 동네에 대한 이미지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광명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왁자지껄 떠들면서 돌아다니고,
학부모로 보이는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어우러진 모습이 그려졌고
송파의 문정동은 혼자 사는 젊은 1인 가구들이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모자를 눌러쓰고 혼밥을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고
청량리 옆 제기동은 푸근한 할머니 손에 들린 봉다리,
그리고 소박한 밥상과 같은 느낌이 그려졌다.
물론 이는 개인적 관점이고 해석일 수도 있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하루를 머물면
그 동네가 어떤 나이대의 얼굴을 하고,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조금은 볼 수 있게 된다.
거기에서 활기가 있는지,
죽어있는 동네인지 알게 되고,
실거주하기에 혹은 투자하기에 괜찮은 곳인지 알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알게 된 얼굴과 실제로 투자로 이어지기도 하고
몇몇은 커다란 성장을 지켜보기도 하였다.
남들보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동네를 관찰하고,
동네의 얼굴을 알아간다는 것.
이 취미, 어떨까?
힙한 곳도 구석구석 알게 되고
부동산 이해도도 높일 수 있고
동네의 얼굴을 알고 여러 동네를 사귀는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