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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초인 Dec 31. 2021

남자, 힙한 술 동굴을 만들다

힙한 술동굴에 대하여

남자, 힙한 술동굴을 만들다


코로나 시대, 동굴 속에서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다.


650일이 넘는 시간동안 동굴에서 먹고, 자고,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떤 동굴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동굴에서 뭐 마시고 살아가지?



과거 바다를 지배했던 영국의 선원들은

선상에서 물이 썩어 생존을 위해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렇게 술을 배급해주면서 럼이 나오고 IPA 맥주가 나오고

다양한 술들이 탄생하게 되었는데

폐쇄된 공간에서 썩지 않은 수분 섭취를 위해 마시던 술에

점점 빠져들어 어느 순간부터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에

매료되어 수백년이 지난 1900년대 중반까지도

영국 해군은 술을 배급받았다고 한다.


그들에게 술은 진심이었던 거다.


그래서 나도 그들처럼 진심이기로 마음을 먹는다.


선상에 갇힌 그들과

동굴에 갇힌 나,

수백년을 두고 평행이론처럼 그들을 따른다.


그리고 술동굴을 만들었다.



나만의 공간, 동굴을 만들고 그곳에서

먹고, 마시고, 일하며 살아가는 동안

이 동굴에 나만의 바를 만들었다.


밖에 나가지 못하고,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되었으니까.

나만의 시간을 채워야 했으니까.


술의 진심은 잔으로부터 시작된다.

각 사람에게 맞는 색깔과 옷이 있듯이

잔을 갖춰야 진짜 그 술의 맛이 깃든다.


그래서 일단 잔부터 영입을 시작했다.

맥주, 와인, 사케, 빠이주, 위스키를 위한 전용 잔들


정갈히 놓인 술잔의 진심


술별로 다른 잔을 내어야 하는

이곳 술동굴의 원칙 때문에

손님을 맞이해 술을 한잔 하는 날이면

쓰인 잔들이 넘쳐흘러 바닥까지 놓여진다.

(덕분에 다음 날 설거지 노동이 펼쳐진다)




술잔은 동굴의 마스터가 직접 따라주고,

게스트가 따르지 않게 함을 원칙으로 한다.

잔이 차는 대로 바로 원샷원킬을 하는 게스트와는 상극의 조화일 수도.


술동굴의 마스터


술잔은 마실 수도 있고, 그 자체가 자리를 빛내는

근사한 소품이 되기도 한다.


컬러펜으로 메시지를 담아



술에도 세상 온갖 오만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이곳 술동굴에서의 첫 시작, 웰컴드링크로 시작이 된다.


먼저 식전주, 아페리티프(Aperitif)를 마셔줘야

식욕도 돋고 이후에 이어 술을 계속 맛있게 이어갈 수가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국민주로 식전에 마시기도 하는데

리큐르 술 중에 캄파리와 아페롤 중에 하나를 골라

진과 함께 탄산수 (진저에일 또는 토닉워터)를 담아

내어주면 게스트의 황홀한 표정을 만나볼 수 있다.

(아페롤은 달달해서 무던하게, 캄파리는 진해서 술마니아에게 적합)

술동굴의 시그니처, 웰컴드링크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술

글렌피딕 18년산과 수정방, 핸드릭스진을 두고

절정의 순간에 이들을 한 번씩 선보인다.




이 술동굴은 또한 혼술의 명소,

온갖 음식과 함께 그에 걸맞는 술과 잔을 곁들여

홀로 동굴 속에서 마신다.





술동굴은 잔으로부터 시작해 조명으로 끝이 난다.


술과 그 자리에 어울리는 무드가 있고,

조명으로서 비로소 동굴의 힙이 완성된다.


술과 자리에 맞는 무드가 있다



조명으로 동굴의 힙이 비로소 완성



진심에 진심을 한스푼 더해

새로운 녀석을 영입했다.


주치의가 왕진가방을 들고 다니고

중국집 배달부가 철가방을 들듯이

나만의 술가방을 영입했고,

이걸로 술동굴의 힙을 더해보려 한다.




모두가 자기 마음에 그리는 동굴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술동굴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


다른 이들은 각자의 어느 동굴을 꿈꾸고 있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걸 마시며 살아가고 있을까?


아시아, 영국, 프랑스 등 층별로 다른 세계 지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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