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써지지 않는다.
한 달 내내 애를 써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영감도, 감흥도, 글감도.
작년 내내 휘몰아쳤던 몸과 마음의 고됨이 내 감성을 다 쓸고 내려가 버린 것인가?
몸의 지침이 감성의 마름이 되고 만 것을 보면, 몸과 감성은 분명 한 몸이다.
아니다.
항상 체력에는 자신 있어하던 내가 작년 말부터 몸과 마음이 분리되는 기분을 느끼면서 만성 피로에 시달리게 된 것도 같다. 결국 마음의 힘을 잃은 것이 몸을 스러지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 것이 먼저였을까?
요 며칠 내내 일단 무작정 노트북을 켜고 앞에 앉아본다.
그리고 일단 떠오르는 말을 한 줄 써 본다.
하지만 빈약한 한 줄의 말은 더 이상 달리지 못한 채 주저앉아버린다.
내 지력이 너무 떨어졌나 싶어 이런저런 책을 잡고 읽어보지만, 예전처럼 글의 씨앗을 만들지 못한다.
내가 자주 보는 sns인 트위터 세상에는 촌철살인의 매력적인 단문들이 가득하다.
그런 어휘력과 위트가 부족한 나의 글솜씨가 문제인 듯도 하고, 남다른 콘텐츠가 없는 것이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기 어려우니 그저 무작정 쓰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글은 미궁으로 빠지는 중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겨우 매달려 쓰는 이 글의 주제는 필연적으로 '글이 안 써진다'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라도 단문 한 편을 완성하는 것으로 현재의 위안을 삼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