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워킹맘의 어느 날

by 연구하는 실천가

집에 들어올 때까지 몰랐다. 내 어깨가 이렇게 무거웠는지.

하루종일 수업을 하고, 현장체험학습 답사를 3군데나 돌고 8다 되어 들어오니 온 몸이 물 먹은 솜마냥 한없이 가라앉는다. 거실에 가방을 던지고, 옷은 방바닥에 던지고, 그대로 침대에 눕는다.

아들은 친구를 대동하고 배고프다고 치킨을 시켜먹고 있고, 남편은 늦게 온다고 연락이 왔다.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두통이 날 듯한 기분이 들더니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30분쯤 잤을까? 거실로 나오니 아들과 친구녀석이 각각 1인 1통닭을 해치우고 해체물을 식탁위에 흩어놓았다. 겨우 정리하고 소파에 앉아 TV와 하나가 되는 무아지경의 경험을 1시간쯤 하자 조금 정신이 돌아온다. 부엌 구석에 쌓인 쓰레기를 보다 못해 몸을 겨우 일으켜 밖에 버리고 온다. 이제 제대로 쉬어 보고자 샤워를 하고 보니 수건이 없다. 베란다에 며칠전부터려있던 빨래를 아직 걷지 못하고 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면대 아래 빨래통에 널브러진 쿰쿰한 수건을 꺼내 대충 닦으며 내일은 꼭 빨래를 걷으리라 결심한다. 오늘만큼은 그 무엇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텅빈 냉장고와 내일 아침 메뉴 걱정이 떠오른다. 그래, 김치볶음밥과 계란국이 날 구해주겠지. 이제 비로소 무거운 머리를 침대맡에 기댄다.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는다.
'내일은 청소를 좀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순간, 다음의 말씀이 떠오르는가 싶더니에 곯아떨어진다.


[내일 일을 오늘 미리 생각하지 말자.]
워킹맘 전서 1장 1절. 쿠울~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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