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끝없는 도전

무너져도 다시 쓰는 자

by 찐프로

‘저항감이 엄청나다.’ 두 번째 책을 쓰면서,

나는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

술잔 속에 숨어버린 하루가 이어졌다.


초고를 거의 다 쓰고,

매일 무겁고 떨쳐내기 힘든 저항감이 찾아왔다.

퇴고를 위해 노트북을 열어도, 문장은커녕 손끝조차 움직이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 전환점을 만들어야 해. 그럼 주변 안양천을 달릴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서둘러 가면 가까운 북한산에 다녀올 수 있어!'


결국 식탁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한잔, 두 잔… 의지도, 용기도 함께 무너져 버렸다.

그리고 나를 달랬다.

‘일요일엔 새벽부터 숲길등산지도사 교육받았잖아.

월요일엔 또 2차 교육, 화요일엔 종일 집 정리를 했으니… 오늘 하루쯤은 괜찮지 않아?’


옥죄는 저항감과 무기력 앞에 술에 기댄 날들이 늘어갔다.

내 안의 모든 것이 밑바닥까지 내려앉았다.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머리끝까지 잠겼고, 그렇게 눈을 감았다.


속 쓰림과 구역감에 눈을 떠보니 알 것 같았다. 내가 왜 두려워하는지.

특히 두 번째 책을 쓰며 겪는 이 감정들은 단순한

‘작업의 피로’가 아니었다.

내면에서 차오른 질문들이 끊임없이 나를 흔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과연 사람들이 내 글에 공감해 줄까?”

“첫 책은 운이었던 걸까?”

“이 책이 나와 독자에게 의미가 없으면 어쩌지?”

단지 '출간 여부'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나는 정말 이 길을 계속 가도 되는 사람인가?”

이 길을 포기하고 다시 했던 일로 돌아갈까?

하는 존재적 두려움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첫 번째 책을 쓸 때도,

두 번째 책을 쓰는 지금도.

두려움은 진짜 중요하게 여기는 것 앞에서 등장했다.

단지 책 한 권이 아니라, 작가로서 삶의 가치,

철학을 담아내 증명하고 싶기에,

이토록 외롭고 두려운 것이리라.


일주일을 허덕이다 노트북 앞에 앉아

이 문장을 쓰고 있다.

이 무너짐과 회복의 반복이야말로 글을 쓴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아닐까.


모처럼 상쾌한 기분이 든다.

‘통과의례다!’ 나를 달래며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첫 책이 탄생의 기쁨이었다면,

두 번째 책은 존재의 무게를 온몸으로 버텨내는

여정이 되었다.

그 무게가 지금 나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지만,

이 소중한 시간을 즐기자. 견뎌내자! 이겨내자!

그것이 내가 이 길을 담대하게 걸어갈

힘이 되리라.


얼마 전 누군가 내게 물었다.

“지금 하시는 일이 뭐예요?”

나는 망설이듯 대답했다.

“책을 쓰고 있어요.”


돌아보면, 시작은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도 읽지 않을 것 같던 블로그에 내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다. 퇴근 후 맨발로 동네 뒷산을 오르며 떠오른 생각들을, 새벽녘 창가에서 조용히 메모장에 옮겨 적었다. 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기록이었다.


맨발로 산을 넘으며, 두꺼운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내듯 내면의 나를 찾아갔다. 땀이 배어든 흙길과

숨 가쁘게 오르던 바윗길에서,

나는 자주 멈춰 서 물었다.

‘지금 이 길이,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인가?’


첫 번째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누군가는 말했다.

“축하해요. 드디어 나왔네요!”

하지만 내게 그날은, ‘책을 낸 사람’이 아니라

‘내가 걷고 싶은 길 위에 선 사람’이 된 순간이었다.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11223623


진짜로 원했던 건 책 한 권이 아니었다.

내 꿈을 끝까지 붙들고 나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강연을 다니고, 글을 쓰고 싶고

다시 숲으로 돌아가 맨발로 걷고 싶다.


쓰고, 느끼고, 깨닫고, 또 쓴다.

반복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한 편의 원고처럼 살아간다.


언젠가 내게 말했다.

‘매일 쓰고, 매일 이겨내라.’

그리고

내게 말한다.

‘치열하게 써라. 끝까지 써라.

그리고 자부심을 가져라.’


진짜 작가는 이 싸움 앞에서 도망가지 않는 사람이다.

오늘 이 순간도, 나로 살기 위해

쓰고 있다.

큰나무처럼 그늘이 되어주자


구독♥좋아요 사합니다.


찐프로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한 날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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