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책을 쓰다가
맨발 등산이나 글쓰기나 그 기본은 단 하나,
가볍게 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산에 갈 때
다음과 같은 최소한의 장비만 챙긴다.
손수건, 모자, 등산 샌들, 스틱
물, 간식, 상비약, 7리터 작은 배낭 하나.
내 몸무게의 10% 넘기지 않는 선에서 짊어진다.
언뜻 보기엔 빈약해 보이는 이 장비들로
걸어온 맨발 등산 기록은 이렇다.
설악산 대청봉 25km
설악산 공룡능선 21km
북한산 14 성문 + 백운대 17km
치악산 비로봉 하루 두 번 16km
용문산 백운봉~가섭봉 5 봉우리 15km 등등
그런데 산에 오르다 보면,
마치 히말라야를 준비한 듯한 이들을 종종 만난다.
한눈에 봐도 묵직한 배낭과 장비들.
분명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산을 오르려면
신발이 달라진다.
신발 밑창은 두꺼워야 하고,
등산화 자체도 무거워진다.
결국 발걸음도 무뎌지고,
배낭에 신발 무게까지 더해져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어깨가 뻐근해지고 쉽게 지치게 된다.
이점을 글쓰기, 그대로 적용한 예를 든다면,
전문용어를 쓸 때 힘이 들어간 문장
“이 글의 주제는 자아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탐색하는 과정에 대한 메타포로 해석될 수 있다.”
힘을 뺀 문장
“이 글은 나 자신이 조금씩 바뀌는 이야기다.”
결국 글쓰기도 맨발 등산처럼 힘을 빼는 것이다.
불필요한 장비는 내려놓고,
정말 꼭 필요한 것만 챙겨서
홀가분하게 떠나는 것.
잘 쓰려고 애쓸수록 글에 힘이 들어가고
그 무게로 인해 버겁고 쓰기 싫어진다.
점차 멀어지게 된다.
글쓰기든 맨발 등산이든,
힘을 빼면 모든 것이 순조롭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한 걸음씩
힘차게 나아가는 것.
그렇게 한 꼭지를 완성하고 나면,
잘 썼든 못 썼든 그 안에 기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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