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라 내가 1년 안에 2권 쓴다.'
어쩌다 한 권 쓴거 가지고? 하는 눈치를 보이기에 친구 앞에서 호기롭게 장담을 했다.
‘봐라 내가 1년 안에 2권 쓴다. 난 진짜 작가라고.’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으니 써야 했다. 책을 쓴다는 건 한 권의 결과물로만 보면 참 간단해 보인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상상 이상의 긴 여정이 숨어 있었다. 내가 첫 번째 책을 출간하기 전까진 몰랐다. 출간이란 단어가 이렇게 오랜 시간과 고된 과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2024년 1월, 본격적으로 초고를 쓰기 시작했다. 나름 계획도 세우고 각오도 단단히 했지만, 실제로 책을 쓰는 순간부터는 생각보다 훨씬 더디게 나아갔다. 하루하루 글을 쌓아 올리며 ‘언제쯤 끝이 날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멈추지 않고 달렸고 약 5개월 만에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초고를 완성했다고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진짜 작업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퇴고라는 이름의 고된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초고에서 드러나는 허술함과 아쉬움, 반복되는 문장들을 다듬고 또 다듬는 과정. 이 퇴고 기간만 꼬박 2개월이 걸렸다.
덮어놓고 쉬고 싶다는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지만, 문장을 살리는 작업을 통해 글이 조금씩 나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우리가 어떤 것이든 한 가지(일만, 공부만, 운동만)에 장시간 몰두하면 몸이 아프게 되듯,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도 초고를 쓰며 깨달았다. 초고를 완성하고 잠시 덮어두기로 했다. 일주일 또는 최소 3~4일은 쉬는 것이 좋다기에 내가 좋아하는 북한산을 자주 찾았다. 종일 걷고 내려와 뜨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에 행복을 느꼈다. 푹 자고 일어나면 기분도 상쾌했다. 그렇게 잠시 책 쓰기에서 떨어져 있다가 돌아오니 문장들이 더 친근감 있게 다가왔다.
그렇게 또 한 걸음 한 걸음 퇴고를 진행했고 출판사에 보내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탈고를 선언했다.
그다음은 완성원고 투고. 출판사를 찾아 원고를 보내고 기다리는 시간은 또 다른 차원의 인내였다. 다행히 투고 한 달 만에 출판사와 계약이 성사되었고, 그때부터는 편집자와 함께 책의 목차와 이야기들의 순서를 다듬는 시간이 이어졌다. 책의 제목 표지 오탈자 교정등은 출판사에서 세심히 살펴주었다. 이 제작 기간만 약 2개월 정도 소요되었다.
나의 첫 번째 책 출간 과장을 총정리를 해보면 이렇다.
첫 꼭지는 8년 전 걷고 달리기 이야기로 시작(편집 과정에서 몇 꼭지와는 이별을 해야만 했다.ㅠㅜ),
3년간 전국의 산을 맨발로 오르며 기록했던 글과
400권이 넘는 독서가 바탕이 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년간 글쓰기 전문 중견작가와 책쓰기 전문 출간작가 밑에서 코칭을 받았다.
그리고, 초고 쓰기: 약 5개월,
퇴고 및 완성 원고 : 약 3개월
출간 기획서 작성 및 투고(계약): 약 2개월
책 제작(디자인, 교정, 인쇄 등): 약 2개월
최소 12개월 + α, 빠르게 진행된 편이지만 결국 출간일(2025년 3월 24일 기준)까지는 총 14개월이 걸렸다.
아마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독자분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생각보다 더디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초고를 쓸 때는 막막한 갈급함이, 퇴고를 할 때는 지루한 고통이, 출판을 기다리는 동안은 애타는 초조함이 찾아온다. 하지만 출판 계약을 하는 순간이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뿌듯함이 찾아든다.
‘내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을 세상에 내놓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만큼 값지고 내 자신이 대견하기까지하다. 주변에서 ‘작가님’이라고 불러주는 것도 또한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이 언젠가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꼭 이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출간은 마라톤처럼 길게 느껴지지만, 기어가도 결승점을 통과 하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지금 이 글은 나의 두 번째 책, 34번째 꼭지가 될 것이다. 9월말 초고 완성, 10월 추석 연휴는 책 쓰기 강제 휴식을 했다.
'두 번째 책을 쓸 때는 위 과정들이 수월하고 빠를 것이다.' '한번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쉬울 것'이라는
크나 큰 착각을 했다.
현재시간 오후 11: 15분, 12시간 풀 근무, 밤 9시 퇴근, 키보드를 켜고 저녁을 후루륵 마신다(?)
‘나에게 두번째 책 쓰기는 여전히 고통에 가깝다.’라고
쓰며 노트북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