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지 않았을까? 이 나이에 무슨? 달라질 게 있겠어? 아마도 중년의 많은 오십 대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고민만 계속하다 보면 시작도 하지 못한다. 언제가 시작하기 제일 좋은 때일까? 묻는다면 지금이 시작하기 가장 좋을 때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나이 겨우 오십이다. 이제부터 원래가 아닌 새로운 나를 만들어 세상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언제든지 마음먹고 시간 안에 나를 쏟아부으면 존재가치가 달라질 것이다.
나만의 시간을 만든다는 것
오늘, 지금의 내가 중요하다. 내일 조금 더 달라져 있을 또 다른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이 시간 안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집중하자. 방해하지 않는 시간을 찾아야 한다. 주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새벽 5시, 이 시간은 나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 깊은 사색을 하며 글쓰기를 통해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다. 오늘도 한 꼭지를 쓴다. 가장 집중하기 좋은 시간에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이 시간이 더 소중한 것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과 공적인 시간도 중요하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1년 후 아주 많이 달라져 있는 나의 존재에 대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엔 끼어들기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뭔가 새치기하는 느낌, 이기적인 느낌의 단어였다. 『언어를 디자인하라』의 저자인 박용후 지식생태학자는 기존의 언어의 개념은 남이 정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내 경험을 넣어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끼어들라는 말은 존재에 대한 얘기인 것 같다. ‘나’라는 존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흐리게 살면 그렇게 살다 죽는다. 그러므로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뜻으로 재해석하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 끼어들어가는 것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맞지 않아 부담스럽다. 그래서 과하지 않게 끼어드는 연습을 하고 있다.
2022년 하반기 가족상담치료전공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마음이 많이 힘들었을 때 석사과정공부를 통해 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고 만족했다. 그러다 3년 반이 흐르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권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사십 대 초반에 시작한 공부였지만 오십이 다 되어서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 망설여졌다. 이미 현장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전공자들 속에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1학기가 지나고 2학기 차에는 좀 더 끼어들기로 했다. 어느새 그들 안에 한 멤버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전문상담사 자격증에는 관심도 없던 내가 성장과 발전을 위해 상담학회에도 가입했다. 연수회, 워크숍, 사례발표회 등에 함께 참석하며 커뮤니티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완전히 다른 내가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조금씩 끼어들다가도 가끔씩은 또 ‘내가 할 수 있을까?’ 스스로 묻게 된다. 너무 조심스럽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려면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할지 계산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얼마 동안은 거기에 몰입해야 하는데, 해낼 수 있을까? 해 보지 않은 사람은 하기도 전에 두려움이 앞서게 된다. 등산을 동경했지만 남들 따라 오르다 보니 숨이 차고 힘들어서 시도하지 못했었다. 자주 쉬어가며 두 마음이 싸우는 동안 몸을 움직이니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첫 등반을 한 후부터 산을 잘 타지는 못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간섭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들에게서 나를 보호해야 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나한테 물어보면 된다. 남한테 묻는다는 자체가 하기 싫은 내 마음의 표현이다. 스스로 하지 않아도 되는 핑계를 남에게서 찾는 것이다. 때때로 스스로에게 물으며 합리화시킬 거리를 찾기도 한다. 그러면 '왜?'라는 물음을 스스로 되묻는다. "왜 이걸 하려고 하는 거지?" 물음에 분명한 답이 있어야 다른 사람의 말에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벌써 세상에 끼어든 것이다.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을 몸으로 실천하니 말이다. "이제 시작해서 되겠어?"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아야 한다. 원래 세상은 괴짜와 이상한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는 거다.
얼마 전 어떤 포스팅에서 보았는데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라고 한다. 말은 줄이고 세상의 이치를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더 폭넓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공부가 아닌가 싶다. 누구나 나이는 들지만 아무나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러니 오십, 지금은 절대 늦은 나이가 아니다. 우리는 죽어서 눈을 감을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말아야 한다. 그냥 나이가 드는 사람이 아닌 진짜 어른이 되고 싶은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