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좋아졌나요?

관점의 전환

by 햇살나무

수업 첫날, 교수님이 물었다.


"무엇이 좋아지셨나요?"

교실은 조용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각자의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누군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저는 요즘 아침이 좀 더 가벼워졌어요."
"전 예전보다 짜증이 덜 나요."

사람들이 하나둘 자신의 변화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좋아진 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똑같은 하루였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고, 여전히 나는 무기력한 얼굴로 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것도, 버스에서 한숨 쉬는 것도, 일상이 짜증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그대로였다.

'도대체 뭐가 좋아진 거지?'

나는 머리를 숙였다. 교수님의 질문이 마치 내 마음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분명 뭔가를 느끼는데, 나만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것 같았다.


이 수업이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나는 내심 의심하기 시작했다.

억지로 찾으려 할수록 더 보이지 않는 것들

매주 첫 수업 시간, 교수님은 같은 질문을 던졌다.

"무엇이 좋아지셨나요?"

그 질문이 점점 부담스러워졌다. 억지로라도 좋아진 점을 말해야 할 것만 같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느끼지 못하는 변화를 꾸며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매번 조용히 있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흘렀다.

다른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변화들을 이야기했다.
"저는 어제 처음으로 엄마한테 '사랑해'라고 말해봤어요."
"길에서 예쁜 꽃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전엔 짜증 나면 말이 험해졌는데, 요즘은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게 돼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나는 왜 아무 변화가 없지?'
내가 무언가를 잘못하고 있는 걸까?

그런데, 변화는 아주 사소한 곳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그날도 별다를 것 없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다가 문득, 아침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버스에서 한 아주머니가 내게 자리를 양보해 주며 환하게 웃던 순간. 그때 나는 자연스럽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 장면이 떠오르는 순간, 내 가슴이 이상하게 따뜻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웃었다.

원래 나는 낯선 사람에게 먼저 웃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을 해도 딱딱하게 건넸고, 무표정으로 지나가곤 했다. 그런데 그날, 나는 아주머니의 미소에 자연스럽게 미소로 답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너무 거창한 변화를 기대하고 있었음을. 작은 변화는 매일매일 내 곁에서 일어나고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변화’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하루를 돌아보며 ‘좋아진 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점점 더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길거리에서 커피 향이 기분 좋게 다가오는 순간,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하루를 밝게 해주는 순간.

내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모든 순간들이, 사실은 ‘좋아짐’이었다.

그렇게, 나는 변하고 있었다.

학기가 끝나갈 무렵, 교수님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좋아지셨나요?"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나는 가슴이 뛰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었다.

나는 손을 들고 말했다.

"교수님, 저… 좋아진 점이 너무 많아졌어요. 두 가지만 말해도 될까요? 아니, 더 말해도 돼요?"

모두가 웃었고, 교수님도 따뜻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변화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가 보고자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이제는 매일이 조금씩 다르게 느껴진다. 그 작은 차이가, 내 삶을 바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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