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관찰 훈련법 #메모 #메모 정리법 #되새김 #확장
이탈리아, 로마.
아침 이슬로 촉촉하게 젖은 작은 공원을 지나다가 잔디 옆 콘크리트 바닥까지 나온 작은 생명체를 민 군이 발견했어요.
한국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친구를 유럽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는지 한참을 서서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와중에 민 군의 호기심과 관심을 지켜주지 못하고 ‘늦었다’며 재촉하는 저 자신이 싫어집니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늘은 바티칸 그룹 투어를 예약한 날인데 늦잠을 자버려 아침 일찍 모이기로 한 시간에 늦었거든요.
저의 고함 소리와 함께 민 군의 창의성이 1 내려갔을 지도 모르겠다는뒤늦은 후회가 찾아 듭니다.
관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창의, 혁신과 관련해서는 특히나 그렇습니다.
그냥 수동적으로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기울여 적극적으로 관찰하는 것은 늘 보고 지나치던 익숙한 대상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끔 하는 첫 단추이자 ‘왜 그럴까’ 궁리하게 만드는 사고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찰은 단순히 참을성 있게 진득하니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관찰을 통해 무엇을 찾으려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반쯤 잘라 먹고 남겨둔 사과가 몇 시간이 지나 갈색으로 변한 걸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알아차리는 것, 나아가 ‘왜 갈색으로 변했을까’ 궁금해 하고 그 이유를 찾고자 추가적인 노력을 들이는 것까지 일련의 사고 과정이 관찰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대장장이의 망치질 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음의 높낮이의 비밀을 깨달은 피타고라스(Pythagoras, BC 570~BC 495),
욕탕에 몸을 담그면 수면이 높아지는 것을 골똘히 바라보다 부력의 원리를 깨달은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BC 287?~BC 212),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걸 그냥 지나쳐버리지 않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낸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3~1727),
‘하늘은 왜 파랄까’,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데에 의문을 제기하고 답을 밝혀낸 존 틴들(John Tyndall, 1820~1893)…
인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많은 인물들의 공통점 중 두드러지는 것 하나가 바로 이 관찰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전까지는 누구도 보지 못한 것을 찾아내고, 다른 사람은 던지지 못하는 질문을 던지고 자기만의 답을 제시했기 때문이죠.
‘관찰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러 인물들 중 하나.
바로 『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생물학자 장-앙리 파브르(Jean-Henri Fabre, 1823~1915)입니다.
파브르는 과학자이자 동시에 시인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는 뛰어난 관찰력과 집요한 실험 정신은 물론, 풍부한 감수성까지 갖춘 엄청난 ‘노력가’형이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화가’ 중에도 파브르 못지 않게 곤충을 관찰하는 데 열중하던 사람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남다른 관찰력을 보였던 그는 아침부터 들로 나가 온갖 곤충들을 지켜봤다고 합니다.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 Igor Stravinsky), 러시아 작곡가
『생각의 탄생』(에코의서재, 2008)에서 재인용
‘파브르같은 곤충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는 이 화가는 다름 아닌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입니다.
고흐가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린 때는 1889년 6월. 밤하늘의 별무리를 소용돌이치듯 묘사한 것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정신 질환 때문’이라고 했을 정도였죠.
그런데 훗날 과학자들이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그의 그림이 당시 하늘의 별자리와 은하수와 일치했던 겁니다.
작은 벌레며 새부터 들판의 해바라기, 밤하늘의 별까지 관찰은 고흐의 예술에 있어 가장 탄탄한 밑바탕이 됐습니다.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도 관찰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생물학자입니다.
1831년 말, 22살의 젊은 다윈은 영국 해군 측량선 비글HMS Beagle 호에 오를 기회를 얻습니다. 애초 2년으로 잡혀 있던 여행은 거의 5년으로 늘어나 멀리 남아메리카, 호주, 남아프리카까지 여행하게 되죠.
그러던 1935년 9월, 그는 태평양의 갈라파고스Galapagos Islands에서 핀치새finch를 관찰하면서 진화론의 실마리를 잡게 됩니다.
어려서부터 관찰력이 뛰어났던 다윈은 수 년에 걸친 항해 중에 주의력을 집중하는 능력까지 갈고 닦게 됐다고 하는데요.
이 여행의 기록을 모아 1939년에 펴낸 책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샘터, 2006)에 묘사된 내용을 보면 그가 얼마나 세심하게 집중해 대상을 관찰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수컷 핀치들은 새까만 색이며 암컷들은 갈색이다. 무엇보다 신기한 사실은 게오스피자Geospiza속에 해당하는 각 종들은 부리 크기가 완벽하게 점진적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큰 것은 콩새 부리만한 것부터 푸른머리되새 부리만 한 것, 그리고 심지어는 휘파람새과인 솔새의 부리만한 것까지 있다.”
책에는 이외에도 다윈의 놀라운 관찰력과 추리력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 많이 등장합니다. 특히 되새류의 부리와 거북껍질 형태 사이의 미세한 차이는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당시로서는 도발적인 이론들의 결정적 증거로 쓰이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과학사를 뒤바꿔 놓을 그의 진화론의 밑바탕에는 남다른 관찰력이 있었던 것이죠.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의 주인공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관찰을 바탕으로 예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인물입니다.
그 중에서도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게 될 <모나리자>는 묘한 미소, 눈썹의 실종 등과 함께 여러 가지 신비로운 비밀들을 간직한 작품인데요.
그 중에 ‘스푸마토Sfumato’ 기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대상의 외곽선을 주변 배경과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번지듯이 그리는 기법을 말하는 회화 용어입니다.
미술가이면서 과학자이기도 했던 다 빈치는 일상의 많은 대상과 자연 현상을 면밀히 관찰한 끝에 멀리 있는 물체의 윤곽선이 희미해져 보이는 걸 알아봤죠.
공기 속 수분과 먼지 때문에 빛이 난반사亂反射해 나타나는 현상. 다 빈치는 이 발견을 그림을 그리는 데도 그대로 적용하려 했습니다.
인물과 사물의 외곽을 명확한 선으로 구분하던 이전 방식과 달리 외곽선을 문질러 부드러운 음영으로 번져 보이게끔 처리한 거에요.
‘스푸마토’라는 말 자체가 이탈리아 말로 ‘연기와 같이 사라진다’는 의미.
<모나리자>의 얼굴 역시 스푸마토 기법으로 그려져 빛의 강도와 방향에 따라 윤곽이 달라 보이는 효과를 갖습니다.
다 빈치는 이런 공기원근법대기원근법 당시 움트고 있던 ‘과학적 틀’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게 하는 노력을 이끈 선도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꼼꼼한 관찰력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성과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과학자, 발명가는 물론, 예술가, 탐험가, 혁신적인 기업인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바꾼 사람들에게 관찰력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자질처럼 보입니다.
관찰력은 다른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무언가를 발견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창조의 시작은 모방’이라고, 동식물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통해 생물체의 신비로운 비밀을 밝혀내고 이를 혁신적인 ‘생체 모방biomimicry, biomimetics’ 기술로 연결시킨 사례도 적지 않죠.
그런 의미에서 관찰은 창의와 혁신의 전제이자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 『생각의 탄생』(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에코의서재, 2008)
서로 다른 분과의 학자로, 연구의 동반자이자 부부이기도 한 생리학자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역사학자 미셸 루트번스타인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창조성으로 빛난 여러 인물들에게서 찾은 ‘생각 도구’들을 정리한 명저 『생각의 탄생』(에코의서재, 2008)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습니다.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이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다.
관찰의 목적은 ‘감각적 경험’과 ‘지적 의식’을 가능한 한 가깝게 연결하는 데 있다.
따라서 잘 관찰하기 위해서는 눈, 귀, 코, 입, 손을 훈련시키듯 마음을 훈련해야 한다.
여러 전문가들이 관찰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미술, 음악 등을 통한 ‘예술 훈련법’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시인과 소설가, 나아가 과학자, 의사 등 수많은 성공한 인물들이 예술을 공부하고 예술 활동을 즐겼던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거죠.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스케치하는 것과 같은 활동이 시각적 인지 능력을 높여 관찰력을 키워줄 수 있다 합니다.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은 관찰이 눈으로만 하는 게 결코 아니라는 점!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미각, 촉각 등 여러 감각을 훈련함으로써 남다른 관찰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정전기에 스파크가 튀고, 머리카락이 서는 것을 ‘느껴’보거나 눈을 감은 채 소리만 듣고 주위의 상황을 살피는 것, 때로는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단지 소리로만 듣거나 반대로 소리는 무음으로 해 두고 화면만 보는 것도, 또, 우표, 동전, 단추, 엽서 등 물건을 수집하는 것도 모두 관찰을 새롭게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미국의 철학자 존 버로스(John Burroughs, 1837~1921)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대상에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는다면, 그 안에 잠재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겠다는 의지와 끈기가 없다면, 같은 길을 수십 번, 수백 번, 수천 번 다시 걷는다 해도 버로스의 말처럼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는 없을 겁니다.
관찰력은 매일같이 보며 지나치는 대상에도 새롭게 관심을 기울이고, 낯설게 바라보는 데서 출발합니다. 익숙한 것일수록 ‘마치 처음 대한다는 듯이’ 새로운 눈길로, 애정을 담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아침 일정에 조금 늦었다고 달팽이를 볼 시간조차 빼앗아버리고 만 저 자신을 다시 한 번 반성했습니다.
-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 프랑스 작가
- 이재영, 한동대 기계제어공학부 교수, 포스코 석좌교수
점심을 먹으려 들어 간 레스토랑, 정통 로마식 까르보나라를 비롯해 피자랑 마실거리 등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민 군이 노트를 꺼내 듭니다.
로봇이나 공룡, 포케몬 같은 캐릭터까지… 좋아하는 것을 그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걸까요?
아내는 일상 중에서도 자연스레 민이가 경험한 일에 대해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담아 그림과 함께 글도 써 보게 합니다.
예를 들어 방금 다녀 온 바티칸 미술관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을 그림으로 그리고,그와 관련해서 감상을 남기도록 하는 거죠.
이번 여행에서만이 아니라 서울의 집에서도 민 군은 곧잘 글과 그림으로 노트를 채우곤 합니다.
학교에서 매일 일기를 쓰도록 하고 있기도 하지만, 시키지 않아도 뭔가를 쓰고 그려 작은 책자를 만들 정도에요.
짧게는 10페이지 안팎으로 만화처럼 구성하기도 하고요. 반 친구들이랑 함께 문제를 내고 맞히고 한 논센스 퀴즈를 작은 메모장에 적어 모아 놓기도 했어요. 왜 있쟎아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닭은?”
“후다닥!”
이런 거요. ㅡ,ㅡ;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든, 그날의 짧은 기록이든, 그림이든 낙서든,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창의성에도 도움이 될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늘 허리춤에 작은 노트를 메고 다니며 단어, 문구나 문장부터 과학적인 논문, 문학적인 글들, 또, 휘갈겨 계산하고, 스케치, 설계도 등 그림을 그려 넣은 것까지 수천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메모를 남겼다고 합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노트북』(장 폴 리히터 편저, 루비박스, 2006)은 그가 남겨놓은 방대한 육필 원고를 한데 모아 놓은 책이에요.
그걸로도 모자라 최근까지도 다 빈치의 메모가 추가적으로 계속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죠.
에디슨, 아인슈타인, 뉴턴부터 칸트, 헤겔, 벤자민 프랭클린까지 여러 천재적인 인물들의 눈에 띄는 또 다른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이들이 모두 ‘메모광’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재영 한동대 교수는 이렇듯 ‘손글씨와 노트 쓰기’가 천재성을 끄집어내 주는 비결이라는 점을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한티미디어, 2008)에서 보여줍니다.
노트에 자기 생각을 기록하고, 자꾸 들춰보는 습관을 가지면 생각이 영글고 뇌가 활발해져 집중력도 높아진다는 것이 이재영 교수의 조언입니다.
바티칸 근처 노천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휴식을 취하는데 작은 새 두어 마리가 다가와 앉습니다. 같이 놀아보려는 듯 민 군이 손을 뻗자 바로 날아가 버립니다.
‘아이디어란 마치 저 작은 새처럼 잠시 내려앉았다 이내 날아가버리는 것 아닐까…?’
우리의 뇌는 한시도 쉴새 없이 일합니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볼 때나 잠을 잘 때조차 말이죠. 아주 잠깐의 순간에도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사라집니다.
메모하기가 누구든 다 천재로 만들어 주는 건 아니겠지만 많은 이들이 이렇게 가치를 이야기하고 실천하는 걸 보면 우리도 한 번 도전해 볼만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어떻게 메모 습관을 붙여줄 수 있을까요?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에디슨의 이 말을 두고 이재영 한동대 교수는 ‘노트 쓰기를 통한 내 안의 천재성 끌어내기’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100 중에 1이라는 영감inspiration을 얻기까지는 99의 노력perspiration, 즉 땀 흘림이 요구된다는 것인데요.
연필을 잡고 종이를 채워 나가 본 이라면 다 알겠지만, 한 자, 한 자 정성 들인 손글씨라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요. 그야말로 힘든 육체 노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고통 속에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걸까요?
효과적인 메모하기, 노트 쓰기에 대한 이재영 교수의 조언 중 귀 기울여 볼만한 몇 가지를 여기 소개해 봅니다.
우선 가능한 한 ‘정자체’로 또박또박 쓰라고 합니다. 우리가 노트를 찾아 무언가를 끄적이게 될 때는 보통 머리 속에서 생각이 넘쳐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천천히 또박또박 적으라는 거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마치 폭풍과도 같은 복잡한 생각들이 자연스레 가지치기가 되고, 정리정돈 될 수 있다 합니다.
그리고 한 번 적은 노트의 메모는 머지 않은 시기에 반드시 다시 들여다 볼 것을 권합니다.
일전에 적어 두었던 메모를 다시 보면 당시 그 생각을 떠올렸던 순간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메모를 다시 들춰보는 나는 그때와는 다른 나입니다.
애초 떠올렸던 생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장점과 단점이 뭔지 다시 평가해 보고, 덧붙일 것을 덧붙여 생각을 발전시키고 더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책 『메모 습관의 힘』(신정철, 토네이도, 2015)에 나오는 구절들입니다.
하나같이 머리도 머리지만, 그에 못지않게 손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해 이야기하고 있네요.
아직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이렇게 ‘중노동’처럼 글쓰기, 메모를 시킬 필요는 없겠습니다.
어려서는 자연스레 글과 그림을 섞어 재미 삼아 뭔가를 기록해 보도록 하는 것이 메모에 습관을 들이는 한 가지 방법이겠죠.
그러다 어느 정도 크고 나면 보다 본격적인 의미의 메모장 쓰기, 노트 쓰기에 도전해 보도록 할 수 있을 거에요.
예를 들어 책을 읽고 나서 독후 활동으로 책 내용을 요약해 적고 조금이나마 자신만의 감상을 덧붙여 보도록 할 수 있어요.
앞서 창의성의 비밀 중 하나로 ‘연결’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연결을 위해서는 평소 ‘연결거리’를 많이 쌓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요.
융합될 수 있는 ‘생각의 재료’를 많이 갖고 있을수록 창의적 발상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뇌에는 용량의 한계가 있어요. 멋진 아이디어로 발전할 생각의 씨앗들은 그때그때 어딘가에 기록해 두지 않는 한 곧 잊혀지고 말 운명에 처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겁니다.
메모는 바로 그런 멋진 생각과 아이디어의 단초가 날아가지 않고 차곡차곡 쌓이는 창고가 됩니다.
과거의 생각이 또 다른 새로운 생각과 합쳐지고 부딪히며 화학 작용을 일으켜 세상을 이롭게 할 멋진 생각으로 발전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