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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훈련

#독서와 창의성 #상상력 #공감 능력 #추상화 #종이책 vs 전자책

독서로 상상력에 날개 달기



우리의 작은 우주는 우리가 읽은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 김영하(1968~), 소설가

 

 

 

한 달 동안 유럽을 여행하는 와중에도 민 군이 매일같이 빠트리지 않은 게 있어요.

 

바로 책 읽기 - 독서입니다.

 

독서의 유용성이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마 크게 반대 의견이 없을 거에요.

 

하지만좋다는 건 다 알면서도 말처럼 잘 안 되는 게 독서죠.

 

그런데독서가 창의성에도 좋을까요책 읽기가 창의성을 높여 줄 수 있을까요?



유럽 여행 중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 침대에서 독서 중.


독서의 유용성은 셀 수 없이 많지만가장 기본적으로는 바로 책 읽기가 최고의 간접 경험’ 방법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새로운 세계를 모험하며 상상력을 확장할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죠.

 

다른 대륙낯선 나라의 좁은 골목을 거닐고온화한 지중해 바다나 아프리카의 모래 사막을 체험하는 것이 내면 세계를 확장하고 상상력을 키울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안타깝게도 그런 직접 경험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 한계를 넘어 거의 무한대로 기회를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책을 통한 간접 경험입니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The reading of all good books is like a conversation with the finest minds of past centuries.


-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 근대 철학의 아버지

  



독서는 또단순 지식의 축적뿐 아니라 생각 머리를 더 잘 돌아가게똑똑하게 만들어 주고 나아가 자기만의’ 생각입장관점을 갖게 해 줍니다.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 같은 것과는 달리책 읽기에는 더 많은 집중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죠.

 

하얀 종이 위 글자를 읽어 내려가면서 그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고또 왜 그렇게 쓰여졌는지 헤아리려면 매우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그 과정을 통해 책의 내용을 형상화하는 능력내 생각을 구축하는 능력까지 얻게 됩니다.

 

제시된 정보를 처리하고개념을 이해하고작가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일지 고민하는 중에 비판적 사고와 논리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죠.

 

독서를 통해 더 집중된 정신나아가 명료한 사고를 갖게 됩니다집중력논리력사고력에 더해 어휘력표현력도 덤으로 따라옵니다.



책 읽기를 통해 지식을 넓히는 것뿐 아니라 자기만의 생각특히 비판적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바로 이런 독서의 힘 때문에 예로부터 독재자나 전제주의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못하도록 금지하거나 아예 불살라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오래 전 중국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 BC 213~206?처럼 말이죠지난 세기 전쟁의 광풍 속에서 히틀러도 많은 책을 불태웠습니다.

 

이탈리아 기호학자이자 소설가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2016)가 쓴 소설 『장미의 이름』(열린책들) 속 연쇄 살인 사건의 동기도 결국 어떤 비밀스런 책에 숨겨진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와 퍼지는 것을 막으려 했던 한 수도사의 음모에서 비롯되었죠.

 

누군가에게 책은 너무나 매력적인 친구지만어떤 이에게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것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더 많은 이들에게는별 관심의 대상도 못 되기도 하고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운하 크루즈 관광 중 ‘배’ 모양의 ‘암스테르담 과학 기술 박물관NEMO Science Museum’에 영감을 받아 그리기에 열중.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지식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이해하는 것을 정의해 준다하지만 상상력은 우리가 앞으로 발견하고 창조해 낼지도 모르는 것들을 가리켜 주기 때문이다.” Imagi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 For while knowledge defines all we currently know and understand, imagination points to all we might yet discover and create.


- 앨버트 아인슈타인






책 읽기가 창의성에도 도움을 줄까요?

 

많은 연구자들은 단호히 그렇다고 말합니다독서가 상상력을 자극하고키워주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해리 포터 이야기도 책으로 접하면 수백만 명이 각기 다른 모습을 떠올립니다영화로 보는 순간 이미지는 단 하나로 굳어져 버려요.

 

지식의 확장보다 중요한 독서의 가치는 바로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준다는 것입니다상상력이 자란다는 건 곧 문제해결 능력이 커진다는 의미죠.

 

미국의 명문 사립 에모리 대학교Emory University 뇌과학자들은 평범한 사람들도 좋은 문학 작품을 읽음으로써 매일 같은 일상을 잠시 잊고 현실 세계를 벗어나 상상력의 나래를 펼 수 있다는 점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습니다.

 

특히탄탄한 기승전결의 서사 구조를 가진 소설을 읽으면 이후 며칠 동안이나 그 이야기가 머리 속에 머물면서 뇌 안의 네트워크를 재구성한다는 거에요.

 

어린 시절 책을 읽는 것이 인지 발달과 상상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연구였습니다.


소설은 당신에게 다른 세계를 보여줄 수 있어요당신이 지금껏 가보지 못한 어딘가로 데려가 주죠그렇게 한 번 다른 세상을 다녀오고 나면마치 처음으로 요정의 과일을 맛본 것처럼이제 더는 내가 자라온 그 세계에만 만족할 수는 없게 됩니다그 불만족은 좋은 거에요자신의 세계에 불만을 느낀 사람만이 그 세계를 수정하고개선할 수 있으니까요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색다른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겁니다.” Fiction can show you a different world. It can take you somewhere you've never been. Once you've visited other worlds, like those who ate fairy fruit, you can never be entirely content with the world that you grew up in. Discontent is a good thing: discontented people can modify and improve their worlds, leave them better, leave them different.


- 닐 게이먼(Neil Gaiman, 1960년~), 영국의 유명 공상과학 소설 작가




독서는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데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소설 속에는 우리와 같은 등장 인물들이 어떤 극적인 상황에 처하고또 그에 대처하고자 애쓰죠.

 

소설을 읽는 독자는 그 인물의 입장이 되어 나라면 어떤 마음이었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자연스레 생각해 보면서 공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요.

 

 

 

헌책, 그림, 옷가지, 잡화 등 다양한 것을 파는 암스테르담의 길거리 장터.



신화나 전설 이야기는 오래된 보물 창고와도 같지요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현대의 베스트셀러도 다 이런 바탕 위에서 재창조되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읽을만한 동화나 판타지 소설공상과학SF 소설추리 소설도 좋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독서를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마음 속에 더 많은 세계를 담고꿈꿀 수 있도록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의 책 읽기어떻게 도울까?


                                                  

혁신적인 건축물이 많은 네덜란드 제2의 도시 로테르담. 저 건너에 연필 모양의 ‘펜슬하우스’가 보이는 마켓홀에서. 왼편의 노란색 관이 붙어 있는 건물은 공공 도서관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책을 읽히면 좋을까요?

 

전문가들의 조언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어려서는 소설 위주기왕이면 종이책으로 읽게 하는 편이 좋다는 게 정론입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다트머스University of Massachusetts Dartmouth의 영문학 교수 로버트 P. 왁슬러는 『위험한 책읽기』(문학사상, 2019)에서 깊고꼼꼼한 읽기deep and close reading를 강조했는데요.

 

그건 바로 문학특히 강한 내러티브가 있는 소설을 깊이’ 그리고 꼼꼼하게’ 읽는 것이 우리 자신과 우리를 둘러싼 더 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반대로소설을 멀리하는 사람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합니다.



“‘깊이 읽기’를 통해 스스로를 향한 여정에 더 깊이 천착하면 할수록 자신이 누구이며 이 복잡한 세상의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더 깊이 알 수 있게 된다.”
 


로버트 왁슬러 교수의 말입니다. 특히 성장기의 아이들에게는 공감 능력을 키워준다는 측면에서도 논픽션보다 소설이 낫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로테르담의 혁신적 건축물들. ‘마켓홀Markthal’(왼쪽)과 ‘큐브하우스Cube Houses’(오른쪽).




왜 종이책인가?

 

전자 책이 아니라 종이책인 이유도 바로 깊고꼼꼼한 읽기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몇 년 전 미국 메릴랜드대University of Maryland 연구진은 책을 읽으며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의 수준이 매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는 실험을 했는데요종이책을 읽을 때스마트폰 등 전자책ebook으로 읽는 것보다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표면적 감각스펙타클재미만 좇는 영상이 대세가 된 세상읽는 뇌’, 즉 깊이 읽고사고하는 뇌가 우둔하고 무비판적인 디지털 뇌로 퇴보하고 있다는 경고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이런 와중에 방향 감각을 잃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려면 종이책을 통해 상상력공감 능력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움으로써 아날로그적인 읽는 뇌를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머릿속에 들어오는 듯’ 착각하게 만드는 영상물에만 열광할 것이 아니라 어렵더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쓰고’, ‘읽어야’ 합니다.

 


 

잘 따지고 보면 책이란 결국 나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나무를 가공하여 유연하고 두께가 아주 얇은 종이를 먼저 만들어 낸다그리고 그 종이 표면에 검정색의 꾸불꾸불한 선으로 그림이나 글자를 그려 넣는다이렇게 만든 종이들을 여러 장 함께 모은 것이 다름 아닌 책이다우리는 책을 한 번 슬쩍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죽은 지 수천 년이 된 저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저자는 1,000년을 건너뛰어 소리 없이 그렇지만 또렷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의 머릿속에 직접 들려준다글쓰기야말로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다글쓰기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놓았고먼 과거에 살던 시민과 오늘을 사는 우리를 하나가 되게 했다책은 인간으로 하여금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했다그러므로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 모두는 마법사가 된 것이다.”


-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2004)




로테르담에서는 심지어 ‘맥도날드’ 매장 건물도 혁신적이다.




최근 기술의 발전과 콘텐츠의 진화에 따라 동영상 등 책보다 훨씬 쉽게 다가오는 경쟁물이 많죠.

 

책과 독서 안에서만 보더라도 전자책의 출현으로 종이책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도전적 변화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2010년대 초 아마존을 필두로 한 전자책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몇 년 안에 종이책은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죠하지만아직까지는 그래도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독서가 저자와의 대화’, 책과의 상호 작용이라고 할 때 깊고꼼꼼한 읽기를 통해 내용을 이해하고질문을 던지고또 상상의 나래를 펴고자기만의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려면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훨씬 낫다는 주장이 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 빌 게이츠

 

 

 

 

로테르담에 머물던 중 하루, 배를 타고 찾아 들어간 킨데르데이크(Kinderdijk, 킨더다이크) ‘풍차 마을’.


자전거를 타고 풍차들 사이로...




책, 세상을 보는 창!

 

독서를 통해 우리는 인류의 과거현재미래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영화나 동영상을 통해서도 간접 경험은 가능합니다하지만 영상물은 보는 우리의 뇌를 수동적으로 만들죠쉴 새 없이 돌아가는 장면을 애써 잠깐 멈추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적극적으로 상호 작용을 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집니다.

 

특히 종이책은 다릅니다종이책 읽기는 일부러 느림을 선택하는 것입니다한 줄한 단락을 읽는 사이 사이에도 우리의 뇌와 마음은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펴고 모험을 펼칠 수 있습니다.

 

부모 세대와는 달리우리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각종 스마트 기기와 함께 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입니다.

 

스마트 기기의 사용법이나 동영상 찾는 법은 굳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하지만 긴 호흡으로 읽는 뇌를 갖는 것은 어려서부터 부모가 도와주지 않으면 가질 수 없습니다.

 


흔히 일생의 독서량을 이야기할 때 역설적이게도 초등학생 때 가장 많이 읽고나이가 들어 가면서는 점점 안 읽게 된다고들 하죠.

 

독서를 평생의 습관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책 읽기가 재미있어야 합니다시키니까 억지로 하는 숙제가 돼서는 곤란합니다독서가 즐거움을 줘야 오랜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아이가 흥미를 느끼고자발적으로 책을 찾도록 기다려 주고그 과정에서 생각하고공상하고상상하도록 허락해야 합니다아이의 수준에 맞는 좋은 책을 찾아 주고점차 수준을 높여 조금씩 더 도전적인 단계로 끌어올려 줍니다.

 

매일 15, 30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읽는 게 중요합니다아이에게만 책 읽으라’ 시킬 게 아니라부모가 함께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점점 더 읽는 뇌가 발달하고마음의 근육’, ‘생각의 근육이 붙습니다.읽기가 더 수월해 지고더 재미있어 집니다.






코로나19로 민 군이 4학년이 되고도 한참을 등교하지 못하던 몇 개월 동안 우리 가족은 모두 아침 9시 정해진 시간이 되면 한 테이블에 둘러 앉아 책을 읽는 독서 타임을 갖기로 했어요.

 

처음엔 30분으로 시작한 것이 나중에는 타이머가 울리고 나서도 아이가 여기까지만 더~!” 하며 읽던 부분을 마무리하고 싶어 해서 40, 50분으로 늘어났어요.

 

이젠 더 오래도록 가족 습관으로 계속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코로나19로 학교는 물론 바깥 활동이 어려운 시기, 온 가족이 매일같이 독서 타임.



“자랄 때 책을 많이 읽으면 공부를 잘한다. 하지만 책을 읽건 안 읽건, 단지 집에 책이 많기만 해도 학업 성과가 좋다.”
 


최근 호주 국립대와 미국 리노 네바다대의 공동 연구 결과입니다.

 

놀랍지 않나요책을 읽지 않더라도단지 주변의 많은 책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똑똑해지고 학업 성과가 향상된다는 겁니다.

 

흔히 부모의 부와 교육 수준이 아이에게 되물림되는 불평등 문제에 대해 많이 이야기합니다.

 

부모의 부와 교육 수준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아이에게 책을 많이 접하게 해 주는 것으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지요.

 

우리가 계속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책을 읽을 시간과 공간은 나날이 줄어들 거에요.

 

입시 공부직장 생활로 읽을 겨를이 없다 할 테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더 화려한 미디어더 손쉬운 콘텐츠가 우리를 유혹하고 주의를 빼앗아 가겠죠.

 

하지만 그럴수록 독서의 가치는 커져 갈 겁니다그리고 그만큼 보상도 더 커질 겁니다.






유럽 여행 중 암스테르담에서 봤던 ‘안네 프랑크의 집’ 앞에서.(왼쪽)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안네의 일기』를 읽고 민 군이 쓴 글.


『안네의 일기』를 읽고



히틀러가 유대인을 차별한 것은 무모한 짓이야. 백인, 흑인처럼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나빠. 안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기를 쓰고 아픔을 극복을 하다니 대단해. 안네 누나가 좀만 더 살아있었어도 광복을 볼 수 있었는데… 독일은 이제 사과하고 많이 미안하다고 하고 있어… 누나 부디 편안하고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아.(영어가 아니어서 미안.)


2019년 3월 류민의 독서 후 글쓰기 중

                                               





내 것으로 소화내 식으로 표현!



앞서 책 읽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지만독서만큼이나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말하기와 글쓰기!


독서를 통해 알게 되고이해한 것을 자신의 언어로 직접 표현해 보는 거지요.

 

말하기글쓰기 외에도 그림이든 춤이든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사실 이건 꼭 독서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학습공부뭔가를 배우고 익히는 것에 두루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읽기는 쓰기의 기초이며 쓰기는 읽기의 연장이다읽기와 쓰기는 본래 하나이며 서로 보완하는 개념이다양쪽 모두 균형 있게 공부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 미국 소설가

 



벨기에 브뤼셀의 명물 ‘오줌싸개 소년’(가운데). ‘오줌싸개 소녀’와 ‘오줌싸개 개’(왼쪽)까지 함께 ‘오줌싸개 3종 세트’를 구성한다. 한창 작곡 활동 중인 민 군.



우리 몸은 음식을 소화시켜 영양분을 빨아들이고 이를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로 바꿔 활용합니다불필요한 찌꺼기는 밖으로 배출하고요.

 

뇌도 비슷한 과정이 필요합니다정보가 들어오면 꼭 필요한 것을 흡수해 지식으로 삼고 이를 다양한 정신적 활동에 활용하는 거지요.

 

그런데몸의 대사 작용에도 소화 과정이 있듯이 학습도 단지 정보를 머리에 구겨 넣는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다시 되씹고소화시켜 내 지식으로 삼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독서의 첫 단계는 활자화 된 내용을 인식인지해 정보를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단계입니다.

 

그 다음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의도를 헤아리려 노력하고 깨닫는 것즉 이해의 단계입니다.

 

보통 여기까지를 낮은 수준의 독서라고 할 수 있겠는데더 적극적으로 읽는 독자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던 지식에 견주어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기존의 지식과 연결하고또 일부 수정하고변화시키면서 나의 을 확장하고 재구성하는 겁니다.

 

여기까지 가야 진정한 의미의 독서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그게 다가 아닙니다다음이 또 있습니다.


바로 독후讀後’ 활동입니다.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충분히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If you can’t explain it simply, you don’t understand it well enough.


- 앨버트 아인슈타인

 


아무리 좋은 책을 읽고배움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걸 다시 자신의 언어로 풀어서 직접 설명할 수 없다면 결코 제대로 익힌 것이 아니지요.

 

책 읽기를 마쳤다면 이제 갓 입력input이 끝난 겁니다입력된 것을 소화한 다음 출력output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입력에만 그치지 않고 소화재가공출력으로 이어지는 이 모든 과정을 독서의 온전한 한 과정으로 완성할 때 지식은 물론창의성사리 분별력주의 집중력자기 통제력 등 독서의 효용성을 두루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당장 기억력만 해도 그래요.

 

아무리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방금 읽은 책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신기한 경험을 우리 어른들도 많이 해 봤쟎아요ㅎㅎ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브뤼셀 ‘그랑플라스Grand-Place’에서.

 



읽은 것을 직접 요약설명하고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보는 등의 다양한 독후 활동은 읽은 책의 내용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 오래도록 장기 기억으로 간직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줍니다.

 

 

몇 년 전 EBS <다큐프라임>에 학습 효율성 피라미드Learning Pyramid라는 게 소개된 적이 있어요.

 

미국 행동과학연구소National Training Laboratories, NTL의 연구 결과인데토론하고직접 실행해 보고남에게 가르쳐보는 적극적 학습을 하면 단지 강의를 듣고책을 읽는 수동적 학습을 했을 때에 비해 학습의 효율성을 훨씬 더 높일 수 있다는 거죠.

 

   

EBS <다큐프라임>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2014년 초 방영)



문답식토론식으로 유명한 유대인의 교육법 하브루타Havruta의 원 뜻이 동료’, ‘우정을 뜻한다는 거 아시나요친구끼리 서로 짝을 이뤄 가르치고배우고토론하는 게 기본이 되는 공부법인 거죠.

 

행동과학연구소의 학습 효율성 이론과 관련해서는 세세하게 들어가면 학계에 일부 반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저 보고듣기만 하는 수동적 학습에 비해 직접 해 보고가르쳐도 보는 적극적능동적 학습이 더 많이 남을 거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꼭 어떤 내용이었어?’ 묻고 아이가 엄마아빠에게 책 내용을 자기만의 언어로 요약설명하게끔 유도해 봅니다.

 

그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등장 인물의 행동이 올바르다고 여겼는지’ 네가 주인공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겠는지’ 아이의 의견을 유도해 보기도 하고거꾸로 아이가 갖게 된 궁금증이나 문제 의식을 들어주기도 하고

 

거기에 대해 서로 대화하며의견을 나누기도 합니다그 모든 것을 정갈한 글로 정리해 써 보게끔 하거나 그림으로 표현하거나함께 역할 놀이를 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독서의 긍정적인 결과 중 하나는 어휘력이 는다는 거지요책 읽기를 통해 발달한 어휘력은 아직은 반쪽짜리입니다자기 입으로자기 글로 직접 활용하고 표현해 볼 때 그 어휘력은 비로소 완전히 자기 것이 됩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한 역량 중 하나죠독서와 독후 활동에서 얻어진 어휘력표현력은 좋은 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는 비옥한 땅이 될 겁니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어휘가 많아진다는 건 말이 유창해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

 

머릿속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생각과 아이디어에 대한 자기 확신도 커집니다그 바탕에서 상상의 나래를 더욱 활짝 펼 수 있습니다.

 

독서가 탄탄한 생각 근육과 풍부한 어휘력으로그것이 자신이 상상한 것에 대한 자기 확신으로 다시또 다른 책을 읽고 싶은 마음으로 멋진 선순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브뤼셀 시장 출신의 유명한 정치가 찰스 불스(Charles Karel Buls, 1837~1914)의 동상.

인물의 등 뒤 단상에 올라 서 있어야 할 인물은 아래로 내려와 책을 펼쳐 들고 앉았고늘씬한 개 한 마리가 그의 소매를 물어 당기는 생동감 있는 표현에서 벨기에 인들의 위트가 느껴진다불스 전 시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그랑플라스를 원래 모습으로 보전복구해 지금까지 그 모습이 남겨지게 한 장본인그의 덕에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광장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불스 전 시장은 영어불어독일어라틴어 등 무려 7개국어를 구사했고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미술 교육을 받기도 한 르네상스 맨이기도 했다.






책 『갈매기의 꿈』을 읽고. 2020년 2월 류민의 글짓기 학교 숙제.



나의 가슴을 울리는 책 속의 한 구절


내가 갈매기의 꿈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자유가 깃들어 있고 제한 없이 자유로운 존재같기 때문이다.

조나단은 책 속의 주인공이다. 내 생각엔 조나단은 귀납법을 믿는 것 같다. 왜냐하면 자신이 아주 높이 날 수 있다고 장담하지 않고 확신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조나단은 다른 갈매기와 다르게 갈매기는 나는 것이 꼭 먹을 것을 위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다른 갈매기들은 연역법을 믿는 것 같다. 왜냐하면 ‘갈매기의 법칙’만 확신하고 자율적이지 않고 따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자, 그럼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르,ㄹ 사람 입장으로 바꿔 본다면 어떨까? 내 생각에는 나는 자유를 좋아하니까 “가장 자율적인 사람이 가장 자유롭다” 이런 식으로 바꿀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있다. 그것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일 것 같다. 왜냐하면 조나단이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이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나는 모두가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2020년 2월 류민의 글짓기 학교 숙제
 

 



 

핵심만 남기고 다 없애라!

                                                 

벨기에 브뤼셀의 ‘마그리트 뮤지엄Magritte Museum’에서.

 

 


민 군이 5살 때 처음으로 그려준 아빠 얼굴.

민이가 다섯 살 쯤이었던 때로 기억해요손바닥만한 작은 카드에 아빠 얼굴이라고 그려 놨네요길쭉한 얼굴형에 안경을 쓰고입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생후 처음 아이 입에서 아빠라는 말이 나왔을 때 만큼의 큰 감동은 아니었지만그래도 아빠라고 그려준 게 너무 좋아서 지금도 차 운전석 가까이 두고 가끔씩 들여다 본답니다.


남들 보기엔 뭐 그리 대단치 않은 수준이라 할 수도 있지만제겐 아빠의 특징을 잘 잡아낸 그림이라는 생각도 들었죠.

 



창의성을 위한 여러 생각 도구 중에 추상화抽象化, abstracting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려운 한자어지만쉽게 풀어 말하자면 대상의 중요한 특징을 찾아내 간단하게 표현하는 거지요.

 

그림 ’ 자를 쓰는 미술 용어 추상화抽象畵, abstract painting는 형상을 그대로 재현해 내던 기존의 회화 방식을 벗어나 색채 등의 순수한 조형 요소로 표현한 그림을 말합니다.

 

브뤼셀에서 만난 벨기에 출신 초현실주의surrealism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1898~1967)의 작품과 작업들도 생각 도구로서의 추상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습니다.

 

창조적 사고 과정으로서 추상화는 관찰하고 생각한 대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버리거나과감히 생략해 대상을 단순화하기 때문에 현상의 뒤에 감춰진 본질을 파헤치고 드러내는 중요한 기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추상화란 곧 단순화이기도 합니다.

 

화가뿐만 아니라 문학 작가철학자과학자도 복잡해 보이는 현상에서 하나의 핵심 요소에 집중하고 그 외의 모든 것들은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애버리는 추상화-단순화를 통해 본질에 다가가려고 애씁니다.


 

마그리트의 대표작 <이미지의 반역, 1952>(브뤼셀 마그리트 뮤지엄 소장).

이 작품보다도 훨씬 널리 알려진 그 유명한 <이미지의 반역, 1929>(The Treason of Images,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원작은 뻔히 파이프를 그려 놓고도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라는 문구를 써 넣은 도발적인 ‘모순’을 통해 오래도록 서양 미술이 목표로 해 온 사실주의가 사실은 한낱 눈속임에 불과했음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브뤼셀의 마그리트 뮤지엄에서 만난 1952년작 <이미지의 배반>에는 ‘이것은 계속해서 파이프가 아니다Ceci continue de ne pas etre une pipe’라는 재치 있는 글귀가 적혀 있다.
 

 

 

추상화 과정의 정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피카소의 <황소연작입니다.



파블로 피카소의 <황소>(1945~1946, 왼쪽). 파리 ‘피카소 미술관’에서 그림 따라하기.



처음에는 황소의 모습을 실제에 가깝게 사실적으로 묘사했죠하지만이후로는 몸의 굴곡을 중심으로 점점 단순화해 나갑니다.

 

마지막에는 이라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몇 개의 외곽선만으로 간단히 처리해 버렸죠튼실한 몸의 근육 등 사실적인 묘사는 없지만 단 몇 개의 선으로도 황소를 표현함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피카소는 아마도 황소의 본질적 특징즉 황소다움을 크고 우락부락한 얼굴이나 탄탄한 몸의 근육휘어진 꼬리보다는 머리 위로 솟은 뾰족한 뿔에서 찾은 게 아니었을까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려울 수 있다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생각을 명확히 하자면 매우 노력해야 한다하지만 결국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일단 단순함에 이르면 산을 옮기는 것처럼 큰 문제.” Simple can be harder than complex: You have to work hard to get your thinking clean to make it simple. But it’s worth it in the end because once you get there, you can move mountains.


-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2011), 애플Apple 창업자 겸 CEO

 


 

단순함simplicity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잡스의 애정은 다르게 생각하기think different로 창의성을 추구하는 것과 함께 조직 유전자DNA로 새겨져 애플을 상징하는 기업 문화가 됐습니다.

 

2014년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임직원을 위한 사내 연수 과정인 애플 대학에서 피카소의 황소 같은 작품을 활용하고 있을 정도였다고 하네요.

 

아이폰아이패드 등 단지 제품의 디자인뿐 아니라 대내외 커뮤니케이션마케팅 등 업무 처리 방식에까지 단순미單純美를 추구하려는 철학을 두루 적용한 거죠.






모든 조건이 같다면 가장 단순한 해결책이 가장 좋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All things being equal, the simplest solution tends to be the best one.


- 오컴의 윌리엄(William of Ockham, 1285~1347), 영국 수도사, 철학자

 

 

불필요한 가정은 면도날로 잘라내라는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쓸데없이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는 거지요.

 

자연 과학인문 과학 등 이론에 있어서 경제성economy의 원칙절약성parsimony의 원칙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자연 법칙과 같은 과학적 발견에서도 복잡다단한 현상 아래 숨겨진 본질을 단 하나의 명제단 한 줄의 수식으로 설명해 낼 수 있을 정도의 단순명쾌함이 더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아이작 뉴턴은 진리는 복잡성이나 혼란이 아니라 항상 단순함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고리처드 파인먼도 현상은 복잡하고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고 말했습니다.

 

 

 

마그리트의 트레이드 마크 ‘중절모’에, 피노키오처럼 긴 코가 총구로 된 사람.

 



추상화라고 해서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지 모르지만

사실 이미 일상에 많이 일어나고또 적용되고 있습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더 좋은 훈련으로 이어갈 수도 있죠.

 

다른 많은 생각의 도구와 같이추상화 작업도 시각적인 영역에서 가장 쉽게 시도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꼭 시각적 영역에만 한정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노래를 흥얼거릴 때 우리는 곡의 일부를 발췌하는 식으로 전체 곡을 추상화합니다책을 읽고 요약해서 말할 때 역시 추상화가 일어납니다.

 

반대로 이미 요약된단순화된 무언가를 통해 전체를 짐작해보는 추상화도 가능한데요어떤 영화나 드라마책을 볼지 말지 선택하기 전에 간단한 예고편 영상소개 글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죠.

 

언론 보도의 표제headline만 보고도 전체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추상화-역추상화 능력 덕분에 가능합니다.

 

 


마그리트 뮤지엄, 무려 화장실 거울까지도 ‘마그리트 스타일’!



추상화 능력어떻게 훈련하면 좋을까요?

 

우선 추상화의 기본 방법부터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죠추상화는 화가뿐 아니라 작가과학자음악가도 다 할 수 있어요그리고 그 방법은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선모든 것은 관찰로부터 시작됩니다대상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다양한 특성특징을 살펴보는 것그리고는 본인에게 가장 본질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을 찾습니다.

 

그렇게 꽂힌’ 부분이 있다면 거기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것들은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아예 없애버리는 거지요.

 

약간의 거리를 두고서이 추상화를 더 멀리 밀고 나갔을 때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마음 속으로 상상해 보고그것을 말로글로그림으로음악으로춤으로과학 실험으로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보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 배운 것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딱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정리해 말하도록 해 보세요.

 

한자 공부를 하고한자로 이뤄진 고사성어를 익히는 것도 추상화 훈련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한자 자체가 글자마다 압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지만 사자성어는 길이가 있는 이야기를 단 네 글자로 표현하는 요약의 정수이기 때문이죠.

 

엄마아빠가 아이와 함께 어떤 하나의 대상을 관찰해 보고 각자가 가장 도드라지게 느낀 특징을 부각해 그림을 그린 후 서로 비교해가며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거장들의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는 건 물론추상하고단순화함으로써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유명한 ‘골콘다Golconda’ 시리즈 중 마그리트 뮤지엄에 전시된 한 작품.(위) 다른 여러 마그리트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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