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고 싶으신 파리나 근교의 미술관, 박물관을 댓글로 추천해주시면 대신 가드립니다.
프로젝트 선정 이유
파리에 있는 피노 컬렉션은 유명하긴 하지만, 루브르, 오르세이 미술관 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그래도 현대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중 이 미술관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더러 있을 것이다. 피노 컬렉션은 근, 현대 미술관인 퐁피두 센터와 가깝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가기에는 많이 망설여진다. 퐁피두 센터를 관람하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릴 뿐더러, 퐁피두에서 파리 시청 반대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엄청나게 많은 갤러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퐁피두 센터와 주변을 둘러보는데 하루를 할애하기로 했다면 피노 컬렉션을 갈지 말지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간단한 역사
피노 컬렉션은 미술관 이름 그대로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라는 억만장자 사업가가 수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이다. 컬렉션은 피노가 50여년동안 수집한 근, 현대 예술 작품 만여점으로 이루어졌으며, 컬렉션을 선별해서 전시하는 공간은 전 세계에 세 곳이 있다. 그 중 한 곳이 파리의 옛 상품 거래소(Bourse de commerce)에 있으며, 2021년 5월에 문을 연 파리 피노 컬렉션이다. 피노의 요청에 따라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Ando Tadao)가 옛 상품 거래소를 뮤지엄으로 변화시켰다. .
문화/예술 프로그램
전시와 상품 거래소 건물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는 일종의 투어 프로그램 'The Bourse de Commerce Tour'(상품 거래소 투어)가 마련되어있다. 영어와 프랑스어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영어 투어는 토요일 오후 4시 30분에만 진행된다. 인터넷으로 예약 할 수 있으며, 가격은 기존의 입장 티켓 가격에 5유로가 추가된 금액이다.(https://billetterie.pinaultcollection.com/selection/timeslotpass?productId=10229144416896>mStepTracking=true&lang=en) 아이들을 위한 아틀리에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활성화되어있진 않다.
붐비는 정도
피노 컬렉션 건물 맞은 편의 건물에서 표를 구매할 수 있다. 성수기에는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해서 시간에 맞춰 가는 걸 추천한다. 올 해는 겨울, 여름 두 번 방문했었는데 겨울에는 비성수기라서 현장에서 표를 구매한 후 바로 입장할 수 있었고, 여름에는 올림픽 때문에 사람이 많이 없어서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규모
1층으로 들어가면 파리 피노 컬렉션의 상징, 로통드(Rotonde)라는 전시 공간이 있으며, 로통드를 따라 복도에 24개의 비트린으로 이루어진 다른 전시공간이 있다. 로통드에서는 대부분 큰 설치 작업을 전시하며, 24개의 비트린은 보통 오브제 작품을 전시하는데 쓰인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로통드와 비트린 모두 한국 아티스트 김수자의 작품을 전시하는데 쓰였다. 이외에도 1층에 갤러리가 하나 있어 전시공간으로 쓰인다.
지하로 내려가면 총 세개의 전시공간이 있다. 스튜디오(Studio)라 불리는 공간과 오디토리움(Auditorium)그리고 그 사이의 빈 공간이다. 보통 오디토리움에서는 영상 작품이, 스튜디오와 빈 공간에서는 설치 작업이나 영상 작품을 많이 전시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이 세 공간 모두 김수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2층으로 가면 7개의 갤러리가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2층 7개의 갤러리와 1층 1개의 갤러리에서 'Le monde comme il va'(흐르는 대로의 세상)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다. 피노 컬렉션의 명성답게 제프 쿤스(Jeff Koons),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베르트랑 라비에(Bertrand Lavier), 안 임호프(Anne Imhof), 시그마 폴케(Sigmar Polker),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과 같은 유명한 아티스트의 작품이 많았다. 하지만 피노 컬렉션은 나이가 많은 아티스트의 작품만 전시하지 않는다. 기존에 몰랐던 아티스트의 작품을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이다. 모든 전시는 기획 전시이며 매번 바뀐다. 바뀌지 않는 전시는 여기저기 숨어 있는 마우리시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작품들 뿐이다.
예상 관람 시간
파리 피노 컬렉션 건물은 크지만(전시공간이 3,000 m2에 달한다) 현대 미술의 특성상 설치 작품, 대형 그림이 많기 때문에 관람에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대략 보면 한 시간 안에도 작품을 다 볼 수 있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보고 작품 옆에 있는 설명문까지 본다면 최소 두 시간은 걸린다. 개인적으로는 한 시간 반 에서 세 시간 사이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전시 포인트
컬렉터가 자기가 수집한 작품을 전시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결국 자신의 취향이다. 운이 좋아서 몇 번씩이나 피노 컬렉션을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전시를 보면서 피노의 취향을 살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혹은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수집되어 전시된 작품을 둘러싼 미술계내에서의 힘의 역학 관계를 고민해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왜 그리고 어떻게 공공성을 드러내려 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가능한 관광 동선 및 맛집
피노 컬렉션 바로 옆에는 Les Halles 이라고 하는 큰 쇼핑센터가 있으며, Les Halles 내부와 외부에 중저가 브랜드숍들이 즐비해있다. 한두시간 정도 피노 컬렉션을 관람하고 Les Halles 이나 주변에서 부담없이 기념품, 옷, 가방 등을 쇼핑하기에 좋다.
Les Halles과 피노 컬렉션 사이에 Rue Montorgueil 라고 하는 아주 오래된 전통 시장길이 있다. 가격이 저렴한 식당들이 많으니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베이커리인 Stohrer도 있으니 시간이 되면 잠깐 들러보자. 그리고 한국으로 선물을 하기 좋은 상품들도 많이 있다. 예를 들면, Mariage Frère의 홍차, À la mère de famille의 초컬릿, 통조림류, 쨈류같은 것이 있다. 아름답고 활기찬 거리이니 꼭 들르기를 추천한다.
기타
피노 컬렉션에도 부티크가 있다. 하지만 국립 미술관, 박물관의 부티크에 비하면 규모가 작으며 판매하는 건 거의 다 도록이나 미술서이다. 물론 피노 컬렉션 기념품도 있다.
누가 가면 좋을까?
현대 미술에 관심이 많거나 현대 미술이 무엇인지 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퐁피두 센터에서 전시하는 현대 미술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좀 먼 시대의 미술인 느낌이라면, 피노 컬렉션에 전시된 작품들은 대부분 지금 하고 있는, 말 그대로 '현대' 미술이다. 그래서 현대 미술이 사무치게 싫은 사람이라면 가지 않아도 좋을 듯 하다.
만일 퐁피두 센터 주변의 갤러리 지구와 피노 컬렉션 중 어느 곳을 방문할 지 고민하고 있다면 ? 좀 더 빨리, 그리고 덜 걸으면서 현대 미술 작품을 많이 보고 싶다면 피노 컬렉션을 추천한다. 갤러리 지구는 마레 지구 지리를 모르면 헤맬수도 있으며,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갤러리 지구의 갤러리에서는 피노 컬렉션보다 더 현대의, 즉 '지금'의 작품을 볼 수 있으며 갤러리스트들의 다양한 취향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실용 정보
주소 : 2 Rue de Viarmes, 75001
가는 방법 :
1. 퐁피두 센터를 방문 후 가는 경우는 도보로 16분
2. RER A, B Chatelet Les Halles 역 하차후 7번 출구 Forum - Porte du Louvre 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타고 나온 후 도보 7분 (11호선, 14호선도 같은 역에 정차하지만 역 내에서 많이 걸어야 함)
3. 지하철 4호선 Les Halles 하차 후 출구 Forum - Porte du Louvre 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타고 나온 후 도보 5분
4. 지하철 7호선 Palais Royal - Musée du Louvre 하차 후 4번 출구 Rue de Valois 로 나온 후 도보 8분
5. 지하철 1호선 Louvre-Rivoli 하차 후 도보 7분
운영 시간
월, 수, 목, 토, 일 : 오전 11시 - 오후 7시
금 : 오전 11시 - 오후 9시
화요일 휴무
가격
일반 : 14유로
18-26세, 학생 : 10유로 (신분증, 학생증 필요)
18세 미만 : 무료 (신분증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