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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승우 Aug 19. 2024

[대신가드립니다]파리, 국립 피카소 미술관

* 가시고 싶으신 파리나 근교의 미술관, 박물관을 댓글로 추천해주시면 대신 가드립니다.


프로젝트 선정 이유


'피카소'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피카소는 스페인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활동을 했다. 전 세계에 있는 10여개의 피카소 미술관 중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 컬렉션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하지만 '피카소 미술관'을 당연히 파리 관광 리스트에 포함시키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우선 피카소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가 볼 미술관, 박물관이 많으며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는 것이 가장 좋지만 낯선 도시에서 버스타기는 부담스러우며 지하철을 타면 10분정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피카소'는 알지만 미술에 적당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특히 방문을 망설인다.

피카소 미술관 정면


간단한 역사


1960년대 말 피카소의 작품을 유산으로 받은 후손들이 상속세를 피카소의 작품으로 대신 내는 대물 변제를 하기로 결정했고, 피카소가 죽은 다음 해인 1974년, 후손에게서 받은 피카소의 작품을 지금 위치, 즉 옛 살레 호텔자리에 놓기로 결정했다. 1975년 파리 의회는 옛 살레 호텔을 피카소 미술관으로 만들기로 결정하게 된다. 1981년 파리 시는 정부에게서 옛 살레 호텔을 99년동안 임대하게 되며, 공사/유지/보수의 책임을 지게 된다. 1979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6년 만에 끝나, 1985년 11월 국립 피카소 미술관이 문을 열게 된다.


문화/예술 프로그램


유료로 대여하는 오디오가이드가 있지만(5유로) 아쉽게도 한국어는 없다.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가이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참여할 수 있다. 20 유로이며(어른1명+아이1명 = 20유로, 성인 한 명 추가시 13유로, 아이 한 명 추가시 7유로)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 그 밖에 토론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있다.


관람 내용 및 규모


내가 갔을 때는 0층(한국식 1층)에서 Picasso Iconophage(피카소, 이미지를 잡아먹는 사람) 특별전시가 진행중었다.

0층 전경, 앞으로 Picasso Iconophage 특별전 입구가 보인다. 

Picasso Iconophage 전시는 0층 총 6개 전시실에 걸쳐 열렸다. 첫 전시실은 Picasso Iconophage 전시에 대해 전반적으로 설명하는 전시실이었고,  4개 전시실은 Picasso Iconophage의 영웅(Héros), 미노타우로스(Minotaure), 훔쳐보는 사람(Voyeur), 삼총사(Moustiquetaire)를 주제로 한 피카소의 작품을 전시했으며, 나머지 한 개 전시실은 피카소의 아틀리에를 재구성해놓았다.

 

Masscre en Corée (한국에서의 학살), 영웅 전시실에는 한국전쟁을 주제로 한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다. 고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피카소의 아틀리에를 재구성해 놓은 전시실

0층 전시관에는 피카소의 작품만 전시된 것이 아니다. 전시 제목이 말해 주듯 전시 주제는 피카소가 어떻게 다른 아티스트들에게서 영향을 받았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마네, 들라크루아다비드, 푸생, 램브란트, 엘 그레코, 고야 등 다른 많은 대가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이렇듯 피카소 미술관에서는 피카소의 작품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현대 미술 아티스트 소피 칼(Sophie Calle)의 전시가 여기서 열리기도 했다. 따라서 피카소 미술관 방문 계획을 세울때는 어떤 전시를 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Masscre en Corée'(한국에서의 학살) 작품 자위로 들라쿠루아(왼쪽), 고야(오른쪽 위), 마네(오른쪽 아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1층(한국식 2층)에서 3층(한국식 4층)까지는 컬렉션 전시 La collection, Revoir Picasso(컬렉션, 피카소 다시보기)가 열리고 있었다. 시간순으로 전시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주제별로도 전시를 진행한다. 관객이 시간 순서에 따른 피카소의 관심사를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피카소를 잘 모르는 관객들은 당황할 수도 있다. 특히 피카소가 그림만 그린 줄 아는 사람들은 다방면에 걸친 피카소의 관심사와 작품에 놀랄수도 있다. 

1층 Laboratoire(실험실) 전시장. 그림 이외에도 피카소가 만든 여러가지 오브제가 전시되어 있다.
Paul en Arlequin (광대차림의 폴), 1층 전시관 중 Réalisme et décor (리얼르즘과 데코레이션)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3층 전시관 중 Polyptique(병풍) 전시장. 유명한 도라와 마리-테레즈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
3층 전시관 중 Préhistoire (선사), 피카소의 조각을 선보인다.
2층 전시관 중 Céramique(세라믹) 전시장

1, 2층을 보고 3층으로 갔다가 내려오면서 방금 전 보지 못했던 2층의 나머지 전시를 보고 내려오는 방식이다.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 벽에는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피카소를 두고 한 찬사의 말이 적혀있다.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

전시장 갯수는 총 23개이지만 하나하나씩 읽고 보다보면 생각보다 금방 본다. 중간중간에 세잔, 마티스 같은 다른 화가들에게서 어떤 영감, 영향을 받았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예상 관람 시간


건물은 크지만 관람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 만일 작품 설명 하나하나 다 보고 싶으면 반나절 정도 걸리겠지만 작품 위주로, 너무 자세하게 볼 생각이 아니라면 2-3시간이면 충분하다. 


전시 포인트


컬렉션 전시는 바뀌기는 하지만 자주 바뀌지는 않으며, 대부분 피카소의 작품 세계를 일별할 수 있는 전시로 기획된다. 지금 하고 있는 컬렉션 전시도 마찬가지이며, 2027년 3월 12일까지 바뀌지 않고 열릴 예정이다. 

2018년에는 피카소 미술관에서 그 유명한 작품 '게르니카'를 본 적이 있다.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라 파리 피카소 미술관에 올 때마다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 이후로는 파리에서 볼 수가 없었다. 유명한 작품 혹은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지금 전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야한다. 때를 놓치면 못 볼 수도 있다.

간혹 피카소와 관계없는 전시를 할 때도 있으니 미술관 가기전에 어떤 전시를 하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가야한다.


기타


올 여름은 특수한 상황(올림픽)이 겹쳐 관광객이 많이 없었다. 밑 사진에서 보듯이 대기줄이 아예 없어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을 할 수 있었지만 보통은 대기줄이 어느 정도 있다. 특히 여름, 성수기라면 대기줄이 아주 기니 어느 정도 예상하고 가야한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은 입장이 공짜이나 인터넷으로 항상 예매를 해야 하는데 쉽지 만은 않다. 


올 여름 피카소 미술관 정원의 모습. 원래는 대기줄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있다.


건물안으로 일광욕을 할 수 있는 정원이 있으니 날씨 좋은 날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정원 전경. 날씨가 더워서 사람이 거의 없었다.

1층에는 테라스가 딸린 카페테리아가 있어 커피나 식사도 할 수 있다. 카페테리아 규모는 작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날씨 좋은 날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 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카페 모습
카페테리아 옆 테라스

지하 1층에는 부티크가 있어 피카스 미술관 전시 도록이나 에코백을 구매할 수 있다.

부티크 전경


가능한 관광 동선


주변에 퐁피두 미술관이 있지만 퐁피두 미술관과 피카소 미술관 두 곳을 하루에 관람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너무 피곤해서 관람을 제대로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피카소 미술관이 마레의 갤러리 지구안에 있기 때문에 주변의 다음 몇몇 유명 갤러리를 같이 돌아보는 걸 추천한다. 여기에는 갤러리 네곳만 추천하지만 시간과 여력이 더 된다면 주변 갤러리를 더 찾아보는 것도 좋다. 프랑스 갤러리는 대부분 예약없이 들어가서 볼 수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들어가서 관람하고 나오면 된다. 만일 갤러리만 돌아보고 싶다면 하루 날을 잡고 마레 갤러리 지구만 돌아봐도 된다.

 

1. 갤러리 칼스텐 그레브(Karsten Greve, 5 Rue Debelleyme, 75003 Paris)

건물 두개에 나눠있는데, 안쪽 정원에 있는 갤러리가 특히 볼만하다.

2. 타테우스 로팍(Thaddaeus Robac, 7 rue Debelleyme, 75003 Paris)

근현대 아티스트 작품을 전시한다. 지하부터 3층까지 규모가 제법 큰 갤러리이다.

3. 페로탱 갤러리 (76 Rue de Turenne, 75003 Paris)

'에밀리인패리스'라는 넷플릭스 드라마에 나온 곳이다. 전시도 보고 서점도 들르고 사진도 찍으면 좋다.

4. 알민 레쉬(Almine Reche, 64 Rue de Turenne, 75003 Paris)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갤러리이다. 디스포지션을 잘하는 갤러리이다. 


누가 가면 좋을까?


피카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단순히 서양 근대 미술 일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보다는 피카소가 미술사안에서 어떤 역할을 차지하는지, 피카소가 활동하던시기의 미술계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가면 좋을 것 같다.


실용 정보


주소 : 5 Rue de Torigny


가는 방법 :


1. 지하철 1호선 Saint Paul 역 하차후 도보 10분

2. 지하철 8호선 Saint Sébastien Saint Froissart 하차 후 도보 8분


운영시간 


화-일 : 9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월요일 휴무)

첫째주 수요일은 저녁 10시까지 운영


가격


일반 : 16유로

야간운영(첫째주 수요일 저녁 6시부터) 할인, 아이동반 성인(두명까지 할인 가능) : 12유로

18세 미만 : 무료 (신분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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