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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페이는 어떤 형태라면 좋을까?

- 첫 브런치 ^^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을 올리게 된 길진세라고 합니다. 딱히 좋은 필명도 없어서 그냥 이름으로 올리네요.

제 브런치는 다른거보다 제가 관심있는 부분들에 대한 상당히 자유로운 업계 에세이(?!)가 될 전망입니다. 저는 통신회사에서 신규사업기획만 6년을 하다가 카드회사로 와서 또 신사업을 한 터라, 조금은 다른 인사이트를 드릴 수 있을것 같습니다.


삼성페이와 LG페이 이야기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작년 이맘때였나 삼성페이에 대해 글을 썼는데, 1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예상대로 삼성페이는 최대의 결제로서 자리 잡았습니다.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는 접근과, 카드리스(Cardless)의 편리함은 단기간에 삼성페이를 왕좌로 이끌었죠.


익히 알려졌다싶이, 삼성페이는 삼성이 돈을 벌지 않는 모델입니다. 현재는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의 '기능'으로서 포지셔닝 하고 있죠. 지문인증에 대한 수수료로서 건당 5~10원을 VP, 한국정보인증 등이 받아가고 있습니다만 이는 카드사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삼성페이가 많이 쓰인다고 삼성전자가 당장 수익을 얻지는 않습니다.


삼성페이가 이렇게 시장에서 히트하며 전세계로 진출하는 것을 보고 있는 LG전자는 속이 편치 않았을 겁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따라잡기도 급급한데, MST 원천 기술업체를 아예 인수해서 삼성페이라고 붙여서 판매하고 있으니 말이죠. 같은 안드로이드 기반 폰으로서 디자인과 카메라 등 하드웨어 기술로만 승부하다가 크게 한방 먹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안드로이드의 NFC를 활용한 결제는 2012년부터 국내에 있었지만 대중화 되지 못했던 이유는 한두개가 아닙니다만 가장 큰건 쓸 데가 마땅치 않은 결제수단이라는 한계였습니다. 화폐는 범용성을 가지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삼성페이는 NFC 동글이 없는 결제기에서도 작동했기에 성공했습니다. LG 가 삼성페이를 능가하려면 NFC 기반으로 해서는 안되었습니다. 등이 떠밀리기 시작한 겁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며, 스마트폰을 활용한 결제 방식은 사실 이번 LG페이의 방식. 즉 스마트카드를 활용한 방식 외에는 현존 기술로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객과 인프라 사이에서 먼저 잡아야 하는 것은 인프라였던 게임이라는 걸, LG가 간파했다면 외통수였다고 하겠습니다.


스마트카드를 활용해서 실물카드의 화이트카드 방식 결제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습니다. 해외의 코인, 플라스틱 등이 그랬고 국내의 브릴리언츠, SKP에서도 스마트카드라고 준비한 바 있죠. 아마도 특허가 공개되어 있나 봅니다. LG가 만든 카드는, 충전구가 앞에 있는 것 외에는 크게 다를게 없습니다.


등떠밀려 만든 LG페이가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여기서는 2가지만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기기개방성입니다. 삼성과 대결각으로 생각한다면 LG페이 카드는 무조건 LG폰과 페어링 되어 폐쇄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삼성페이가 삼성폰에서만 쓸 수 있는 기능으로서 삼성기기 구매를 촉진하는 것처럼 LG페이도 LG폰을 구매하게 되는 동인을 제공해야 하겠죠.

그런데 그렇게 하는게 정말 좋을까요?


LG페이때문에 LG폰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면야 모르겠지만.. 보장이 안되는 상황에서 덥썩 그렇게 내어 놓으면 열심히 만든 LG페이가 빛도 못보고 사라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별도 단말 판매로 해서 아이폰도, 갤럭시도 쓸 수 있게 한다면?? 카드 판매가격에서 마진을 좀 붙일수 있겠지만 해외사례를 볼때 카드 가격은 5~6만원 선이 한계일텐데 마진도 조금일 뿐입니다.


기획단계부터 했을 이 고민에 대한 글쓴이의 제안은, 폰과 다른 완전히 별도의 플랫폼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기를 별도로 판매하고, 아이폰과 다른 안드로이드폰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해야 합니다. 롤키보드나 소형 인화프린터 처럼 주변기기의 LG 소리를 듣더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단. 카드를 구동시키는 앱을 범상치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기기는 개방하되, 자신의 카드를 등록하고 사용하게 하는 플랫폼을 철저히 LG가 가져가야 합니다. 고객정보를 받고, 가지고 있는 카드정보를 관리하고, 그 밖의 모든 트랜젝션을 LG가 가져가야 합니다. LG의 사업기회는 여기에 있습니다. LG폰에서 더 좋은 뭔가를 제공하는건 그 다음입니다.


두번째는 IC지원방식입니다. LG페이는 IC도 지원하지만 우선적으로 MS 먼저 한다고 언론에 나왔습니다. 작년 이후로 많은 가맹점들이 IC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카드를 긁지 않고 꽂는 것, 많이 보셨을 겁니다. 카드 앞부분의 IC칩을 결제단말 내부에 넣어서 읽히는 건데요.

신용/체크 카드의 IC칩에는 다양한 기능을 위해 애플릿들이 존재하고, 결제 애플릿은 각 카드사가 엄격히 관리하는 암호화 키가 주입되어야 합니다. LG페이를 구매한 고객이 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등을 입력하는 것과 별개로 키 주입이 어떻게 되느냐가 문제입니다. OTA로 안되는가? 가능합니다만 카드사들로서는 이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 있어야 하겠죠.


이외에도 불명확한 수익모델이나, 카드 자체가 고가인 점, 많은 기업들이 대량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점 등이 있습니다만 여기선 논외로 하겠습니다. 복안이 있기 때문에 출시를 결정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삼성페이 이야기를 다시 하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위에서 적었지만 삼성페이는 현재 BM이 없습니다. 그러나 삼성페이의 편리를 체감한 수백만의 고객들이 존재합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삼성페이 지원여부는 고객들이 카드를 고를때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돈을 벌기 시작하는 것은 이때부터입니다. 극단적으로, 삼성전자가 카드사들을 상대로 플랫폼 사용료를 요구하고, 많은 돈을 내는 카드사를 우선적으로 밀어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카드사들은 신규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모집인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놀이공원 등지에서 부스를 만들고 카드 가입을 유도하는 분들입니다.


이대로 가면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의 '모집인'이 될 수 있습니다.


LG페이 역시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싶겠지만, 우선 시장에 안착하는게 중요합니다. 2016년 봄, LG페이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연초부터 페이전쟁은 뜨겁습니다. 계속 지켜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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