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토스 'FINTECH' 시사회 후기

웰메이드 다큐를 보시게 될 겁니다.

예전에 몇 번 토스 글을 쓴 탓일까요. 토스 비공개 시사회에 초대받아 다녀왔습니다. 어쭙잖게 아는 척했던 글들 덕에 별 경험을 다 해보네요. ^^;


무슨 비공개 시사회, 막 이러면 어마어마한 사람들만 귀히 모셔가는 줄 알았는데.. 저도 다녀온 걸 보면 딱히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약속한 20시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친절한 스태프분들 도움받아가며 착석. 각종 굳즈와 웰컴 드링크, 안내 카드 등을 받았습니다.  웰컴 드링크는 토스 커피 사일로에서 신규 입사자에게만 만들어주는 귀한 음료(?!)라고 합니다. (아 이건 먹는 순간 입사해야 하는 건가.. ) 음료 맛있었습니다. 커피 사일로 음료 많이 먹어봤지만 처음 느끼는 맛이었습니다.


1등으로 도착. 가방은 토스 굳즈가 들어있는 선물입니다.


웰컴 드링크. 맛있었습니다.


조금 놀란 건 생각보다 초청한 인원이 적었다는 건데요. 2일간 진행되는 것으로 아는데 10여 명 전후가 모였습니다. 덕분에 쾌적하게 잘 보고 QnA 세션도 원활히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대체 뭘 만들었길래 시사회를 한 것인가.. 궁금했는데요. 예고편도 나왔었지만 토스가 다큐멘터리를 찍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토스 서비스를 론칭할 때부터의 성장과정, 국내 사업에서의 어려움, 임직원들이 생각하는 금융과 핀테크의 미래, 각 자회사 대표님들과 여러 셀럽들의 멘트들 등등입니다. 살짝 인디영화 느낌도 나고 편집도 좋고, 전반적으로 내용이 참 좋았습니다. 한번 보실만합니다.

제가 업계에 있고, 토스를 가까이 접해서인지 저는 더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인상 깊었던 몇몇 장면을 돌아보면요..



* 모든 업무에 Blur 한 영역이 있다. 광고를 찍는데 디자이너가 참석해서 의아했다.. (직원 인터뷰 중)

 - 대부분의 회사는 R&R이라는 게 있습니다. 월급쟁이의 특성상, 시키는 일 이상은 하지 않으려고 하죠 (시키는 일 이하는 많이들 합니다만...-_-;;) 이 부분의 토스 문화는 저도 참 신기했는데요. 스타트업이 좀 그렇긴 한데 규모가 어느 정도 된 토스임에도 니일 내일 크게 안 따집니다. 정말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같이 고민하는 걸 보고 신기했습니다. 성공 여부를 떠나서, 이게 가능하다는 게 충격이었죠.



*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회사를 오래 다녔다는 게 '힘'이 되는 현상이 없다

- 블로그나 여러 매체에 많이 소개되었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토스는 내부 메신저인 Slack을 통해 진행되는 프로젝트 정보를 모두가 자유롭게 공유합니다. 전 직원이 매월 한 번씩 다 같이 모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격의 없이 토의한다고 하고요. 참여해본 적은 없어 진짜로 이런가 궁금했는데, 다큐멘터리상의 회의 모습은 그래 보였습니다.

이런 문화를 어느 직원분의 워딩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오래 다녔다는 게 힘이 되는 현상이 없다고요. 제가 다녀본 모든 회사는 오래 다닐수록 보이지 않는 힘이 생기는 회사들이었습니다. 이게 이상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거죠. 업에 대한 이해,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 사람을 알고 지낸 것에서 오는 메리트 등등.. 이른바 '짬'이라는 게 다른 게 아니니까요. 즉, Know-how가 힘입니다.

토스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니 갓 들어온 분도 오래 있었던 분과 대등하게 일할 수 있다는 뜻으로 비쳤습니다. 무척 부러운 부분입니다.



* 4년 반 동안 120개의 서비스를 론칭했으나 40개만 남아있다.

- 대기업에서 일어나는 괴이한 일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바로 좀비 서비스들이 양산된다는 겁니다.

만들어봐야 쓰지도 않을 서비스임을 실무진도 알고 부서장도 아는데요. 일단 만듭니다.(...)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가를 깊게 고민하기보단, 연말에 부서장이 평가를 잘 받기 위해 뭐라도 한 결과물이 필요한 겁니다. 그 결과물을 고객이 좋아해 주면 더 좋은 거고요. 일단 결과물이 나온 것으로 만족하게 됩니다.

이런 좀비 서비스들은 고객은 대번에 알아챕니다. 내가 쓰고 싶은 건 따로 있는데 자꾸 엉뚱한 게 뜨고 내가 쓸 메뉴는 점점 찾기 힘들어지니까요. 이런 경험, 뭔지 더 말씀 안 드려도 아실 겁니다.

이 현상이 일어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었던 것이 있고요. 또 하나는 잘못된 지시라고 생각해도 월급쟁이니까 그냥 하는 거죠. 부서장이 하자고 하면 반대하지 않고 그냥 합니다. 그러다 보니 IT업계에서는 '20대가 쓸 서비스를 30대가 기획하고 4050이 승인한다'는 자조 섞인 유머도 나돌았었습니다.


토스에서 80여 개의 서비스를 접었다는 것은 그래서 참 대단한 일입니다. 보통의 회사라면 책임지는 게 두려우니 좀비로 살려 가져 갑니다. 만든 것보다 접은 게 더 많다는 건 그만큼 엄격한 기준으로 제품을 내고 있다는 뜻이겠죠.

어찌 보면 내부가 건강한 것이기도 합니다. 의견을 제시하고 수용되는 문화가 없이는 불가능한 이야기니까요. 상명하복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기업들에서는 이 부분을 깊이 연구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상영회 이후 QnA 세션. 토스에 대한 무한애정이 느껴지는 분들의 대담.



마치며.. 일단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글이 오픈된 현시점에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었을 것입니다.아래 링크를 통해 보시면 됩니다.


https://youtu.be/AuMyGHuxvOM



시사회 후기는 보통 칭찬 일색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초대받아서 간 사람들이니 안 좋은 소리는 잘 안 쓰죠. 그런데 이번 시사회는 저는 진짜로 만족했습니다. 겨우 3일 일찍 영상을 본 것뿐인데 살짝 뿌듯하기도 했네요. 팬심이 생긴달까요.

저는 토스 지분을 가진 것도 아니고, 임직원도 아닙니다. 오히려 토스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금융권에 있죠. 그런데 재미있습니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던 금융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는 것, 시대의 변화를 옆에서 지켜보는 게 즐겁습니다.

FINTECH 영상을 통해 왜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는지 느껴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토스 후드티 사진. 글귀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본 포스팅은 토스로부터 다큐 시사회 참석 등을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LG페이는 어떤 형태라면 좋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