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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허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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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까 Sep 09. 2021

전립선

글을 왜 쓰세요?


라고 그녀가 물었다. 


네?


라고 내가 대답하듯 물었다. 


글을 왜 쓰시냐구요. 딱히 문장력이 좋은 것 같지도 않고 사람들이 잘 공감해주는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뭘 쓰고자 하시는 건지도 감이 오지도 않아요. 


그녀가 따박따박 따지듯 다그쳤다. 


흠...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사실 저 전립선이 안 좋아서 오줌도 잘 못 눠요.  

변비라서 똥도 시원하게 잘 못 싸고요. 

위도 안 좋아서 잘 먹지도 못해요. 

글도 아마 어딘가 안 좋아서 못 쓰나 보죠. 

어떡해요. 뭐라도 쓰긴 써야 하는데

전립선 때문에 오줌을 잘 못 눈다고 아예 안 싸고 살 순 없잖아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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