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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eok Kim Oct 04. 2016

결국 게으름이 문제다.

방 밖으로 나가야 한다.

퇴사로부터 벌써 3개월이 훌쩍 흘렀다.

사실 그 동안 논 것은 아니다.

네이버 포스트에 40개가 넘는 포스트를 올렸고, 조회수 역시 200만을 넘겼다. 그 사이 1,000명만 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팔로워 역시 3,000명 넘게 증가했다.  또한 생각했던 사업 계획서를 썼으며, 투자도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정말 이걸로 충실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1

돈은 벌기는 어렵지만 쓰기는 참 쉽다. 어쨌건 한 달에 백 만원 씩은 쓴다. 지속 가능한 생활을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못 버는데 돈을 쓰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돈을 벌면서 지속 가능함을 만들어내야 한다.


#2

나는 원래 아침형 인간은 아니다. 늘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아침에 너무 늦게 일어나는 건 좀 아니지 않은가? 원래는 아침 9시에는 일어나서 하루를 준비하려고 했다. 하지만 8시가 9시가 되고, 10시가 되고 가끔은 11시가 되기는 너무도 쉬웠다. 어떤 의무감 없이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이렇게 힘든일일 줄이야. 사실 그동안은 이정도는 괜찮아라는 생각이 컸다. 그러다보니 시간은 잘 흘러만 갔고. 결국 시간의 밀도를 Maximize하는 것은 나의 위기감과 절실함에 달려있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3

사실 회사를 다니고, 묶여 있을 때 자유로워지면 하고 싶었던 게 참 많았던 것 같다. 예를 들자면 아주 여유롭게 아침을 먹고 커피한잔 마시는 것부터, 남들이 일할 때 자전거 타기, 그동안 미뤄뒀던 음악을 하기 등등.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은 내가 회사를 단거나 묶여 있어서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게을러서 못했던 것였지. 일상을 Maximize하는 것은 결국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의지로 게으름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아닐까. 시간이 많아지고 배가 부르니 내가 무엇을 원했는지조차 희미해지는 것이 무섭고 싫다.


#4

회사를 나와서 가장 괴로운 순간은 "그냥 더 다니면서 준비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내가 지금 뭐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찾아오는 순간이다. 이런 순간은 주로 침대에 누웠을 때 찾아온다. 밤이 깊어올 수록 잠은 안오고 이런 생각들이 들 때가 괴롭다. 물론 머리속으로 답은 이미 알고 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공백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었을테지만, 인생이 어떻게 극효율대로만 흘러가겠냐. 어쨋건 나오는 타이밍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아무리 괴롭게 다시 검토해봐야 이런 종류의 답들은 언제나 같다. 문제는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들을 어떻게 쓰고 만들어나가느냐 이다.


#5

스마트폰은 정말 큰 폐해다. 스마트 폰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도 많고, 감정을 다치게 할 것들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 소모적이다. 내 안에 무엇이 쌓이는 느낌이 아니라 시간이 타는 느낌이다. 이 무서운 중독과 이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왕이면 담배도 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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