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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eok Kim Oct 13. 2019

30대의 친구 관계

넬 5분 뒤에 봐를 듣고 느끼는 감상


넬- 5분 뒤에 봐


그런 때가 있었다. 시시껄렁한 농담을 나누고, 다양한 고민들을 나누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던 때가 있었다. 그 때에는 그 시간들이 계속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각자의 삶은 재구성되었고, 관심사도 고민도 생각도 다양해졌다.


그러니 관계에 노력이 필요하다. 한 번 시간을 내서 만나는 일은 더 이상 쉽지 않다. 변수도 많고 챙길 것도 많다. 마음은 똑같더라도 만나기 위해서는 더 마음을 많이 써야 한다. 만날 수 있을 때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만나서도 노력을 해야 한다. 시시껄렁한 얘기를 하더라도 마냥 즐겁던 20대 초반은 지났다. 만나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얘기에 몰입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기본적으로 각자의 삶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이야기가 그럴 수 없다. 그만큼 더 조심하고, 더 속깊은 얘기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지나간 추억 얘기만 해서는 만남이 지속될 수 없다.


그만큼 친구를 만나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노력이 필요하니, 만남의 횟수는 줄어든다. 나만 노력해야 하는 관계는 더욱 유지되기 어렵다. 굳이 그런 관계에 고집스럽게 매달리지 않아도 시계는 빠르게 흘러가고 챙겨야 할 것들은 늘어난다. 더 이상 연락을 하거나 만나지 않는다고 해서 과거의 우리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런 관계를 현재에도 "우리"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 경우가 늘어난다. 나이를 먹을수록 아는 사람들은 많아지는 데, 나의 시간과 노력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는 점점 더 좁아지는 것 같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냥 우리가 한때 함께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이 즐거웠던 것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 멀어지는 인연들에 너무 속상해하지는 말자. 그래도 가끔씩 서로를 떠올린다면, 혹은 우연히 마주친다면 다시 그 시간의 마음을 순식간에 불러올 수 있을테니까. 또 인스타그램을 통해 서로 뭐하고 사는지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성사되는 오랜만의 만남은 여전히 설렌다. 시간을 넘나들어 과거의 우리를 잠시 만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현재의 우리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시간이다. 모두가 조금씩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즐겁게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모두가 마음을 쓰고 노력했기 때문에 이런 만남이 성사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을 감사하고 즐겁게 보내는 것이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하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가끔씩 오래 보자는 말이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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