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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eok Kim Mar 10. 2020

타다 금지법이라 사업 접겠다고요? 글쎄요..

여객법 개정안 본 회의 통과 이후 타다 측의 반응이 오히려 당황스럽다

1.타다가 모빌리티 업계에 기여한 바는 무엇인가?


타다가 분명하게 증명한 것이 하나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에 차별화된 공급이 있으면 수요는 자연스럽게 몰린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의 핵심은 공급 싸움이라는 것이 명확해졌다.


배회 영업을 전제로 설계된 낡은 규제, 그리고 오랜 세월을 경쟁 없이 보낸 택시만으로는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할뿐더러 일시적으로 넘쳐나는 수요를 다 커버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회는 공급에 있다.

그 공급을 어떻게 얼마에 만들 수 있느냐는 상당히 불확실했는데 이번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무엇보다 택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공급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타다가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비싸서 실망일 수는 있지만)


이 법을 뜯어보고 연구해서 이 법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혁신적인 공급을 만들어내는 스타트업 혹은 대기업의 진출은 분명 있을 것이다. 모빌리티 플랫폼의 가치는 (해외에서) 이미 증명되고있기 때문에 그럴 수만 있다면 자본은 다시 얼마든지 몰릴 수 있다. 이제는 갑자기 법령이 개정되는 리스크도 상당히 줄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게 타다가 될 수도 있고.

하지만 타다만이 그럴 수 있거나 그럴 자격이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2.타다의 혁신 비용은 어쩌냐고?


타다의 핵심 관계자 중 한 분이 "법이 통과되어도 타다는 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부류가 가장 짜증 난다"라고 얘기한 것을 봤다. 나는 오히려 이 얘기가 황당하다고 생각한다.


기사포함 렌터카 모델을 기반의 사업을 고안하면서 정부가, 정책 입안자가 그리고 택시 업계가 " 법규상 가능하네요 그렇군요. 계속하세요"라고 계속 가만히 둘 것이라고 생각한 사업가/기획자가 있는가? 사법부의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행정부, 입법부가 면허 기반의 운수업 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그냥 두고만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풀러스가 해당 사업보다 카풀을 먼저 했던 이유는 기포카는 시행령에 기반해 상대적으로 개정이 쉬웠기 때문이다. 택시 업계는 상대적으로 보조 공급 수단인 카풀마저 법을 바꿔가면서 막아냈다. 기포카는 그보다 법적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언제든 시행령이 바뀔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대표자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이 사업을 검토하다 보면 안 할 수가 없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기사포함 렌터카 모델이 지속성이 없다는 것은 변수가 아닌 상수였다. 오히려 이 상수를 고려하지 못하고, 기사포함 렌터카 모델을 하려면 기여금을 내야 하니 사업을 접겠다는 것이 더 놀라운 것 아닌가? (아니 이 상수를 고려하지 않고 그렇게 큰 비용을 들여 사업하셨나요?)


이를 상수로 뒀다면 이런 상황이 됐을 경우 어떤 방법으로 돌파를 할지, 이런 상황이 되기까지 협상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를 누구보다 집요하게 고민하는 것이 책임 있는 사업가가 아닌가?


 사실 여객운수법 개정안의 움직임이 갑작스러운 것도 아니고 2019 내내 논의가  왔으며, 타다도 논의 주체  하나였던 것을 고려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통과된 즉시 고도로 계산된, 약속된 플레이가 나왔어야 맞다. 그래야 사업을 지속하고 더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


만약 정말로 여객법 개정안이 통과 안될 것이라고 100% 확신했다면 혁신이라는 사람들의 칭송에 뽕 맞은 것처럼 현실 감각이 마비됐던 거라고 봐야겠지...


나는 (나의 경험과 내가 들은 몇몇 얘기들에 기반하여) 애초에 타다라는 기사포함 렌터카 기반의 모빌리티 사업 모델이 박재욱 대표는 물론 이재웅 대표가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는 사업은 아니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준비된 카드를 꺼내 들어 시간을 벌거나 누구도 생각 못한 기발하고 집요한 아이디어로 난국을 타개하는 것이 아닌 수건을 던지는 액션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 기사에 따르면 작년까지 타다의 누적 적자가 300억 원이라고 한다. 여태까지 SKT가 티맵 택시에 들이 부운 돈도 모르긴 몰라도 꽤 될 것이다. 300억으로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이름+포텐 넘치는 플랫폼을 만들었고 그 포텐은 아직 유효하다. 새롭게 만들어진 룰 내에서 다시 스타트업스러운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으면 된다.


오히려 300억+법규의 빈틈을 이용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나는 개인적인 악연으로 이재웅 대표에게 호감을 갖기가 어렵지만 그렇다고 그가 타다가 점유한 이 유리한 고지를 풀러스 때처럼 책임감 없게 갑작스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드라이버 1만 명(*1만명이나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만)의 일자리를 얘기하시는 만큼 2018년 6월보다는 일자리의 책임감을 많이 느끼시게 된 것 같아 보이니 더욱 더 그렇다.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는 아픔은 나도 바로 지근거리에서 지켜봐서 아는 데 참 못할 짓이다. 그것이 VCNC 직원들과 타다 기사들에게 반복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타다 드라이버들의 비대위 대책 글처럼 언론에 대고 호소할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에게 함께 가자고 호소하며, 난국을 돌파하는 리더십을 보이시길 바란다.


*운영 대수 1,500대 * 2교대면 1일 3천 명밖에 안된다.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요일마다 나오는 사람이 다를 수 있다.

현재 많이 감차해서 1,500대도 운영 안한다는 걸 감안하면 요일마다 사람이 다르다고 가정해도 1만 명이라는 숫자는 좀 신뢰가 안간다.

또한 프리랜서라 요일마다 나오는 사람이 다르다면 그건 일자리라는 표현보다는 부업이나 아르바이트가 적합한 표현 아닌가 싶고.. 지금까지 감차로 기사들 줄여온 기업에서 할 얘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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