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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eok Kim Jan 05. 2020

폭스바겐 아테온 구입기

수입차 구매 과정에 대한 꼼꼼한 기록

이제 정말 자동차를 사야겠구나..!

결혼하고 자동차가 없었다.하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그리고 오랫동안 속을 썩여왔던 전셋집 문제가 해결되면서 차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직업 특성상 다양한 차들을 타봤고,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동차를 구매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한국 사람들이 차를 사는데 3개 월 정도 고민하고 구매를 한다고 하는데(기억 정확하지 않음), 나 역시도 그랬다. 고민이 길었지만 막상 차를 사야겠다고 본격적으로 결심한 건 12월이었고, 약 1달의 스퍼트 기간 동안 의외의 요소가 작용하다 보니 처음에는 생각 못 했던 차를 구매했다. 역시 자동차는 고 관여 제품의 탈을 쓴 감성의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정말 합리적으로 이동만 생각한다면 언제든 택시를 타거나, 필요할 때마다 렌트하는 게 웬만한 차 유지 비용보다 싸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자동차에 공간이 중요해지는 것이기도 하고.



아테온으로 결정하기까지


수입차로 정하고 예산을 4천만 원으로 정한 뒤 여러 고민을 했다. 중고차를 산다면 노릴 수 있는 범위가 꽤나 넓고, 미친 척 1천만 원을 더 쓰면 프리미엄 브랜드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으니 고민이 길었다. 내가 생각한 신차 구매 원칙은 위의 글의 3가지로 1) ADAS 기능 (첨단 운전자) 2) 디젤 < 가솔린 < 하이브리드 3)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였는데, 이런 기준에 맞으면서 취향에 맞는 차가 벤츠 A 클래스였다.

옵션에 따라 클러스터 베젤이 반만 사용 가능하더라 -_-;

다만 연말이고 뜻밖에 A 클래스 인기가 괜찮아서 내가 원하는 옵션의 차량의 물량이 이미 소진되어... 짜증이 나던 찰나에 아테온의 파격적인 할인 소식이 들렸다.

벤츠의 이런 것도 기본 옵션이 아니구나에 짜증 났는데(=돈을 추가로 내야 하는구나), 폭스바겐은 대중 브랜드답게 풍부한 옵션 + 아테온의 디자인, 공간에 반했다. 원래 생각하던 2 순위는 무난의 아이콘 티구안이었고, 아테온은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웬걸 12월 프로모션 덕분에 가격 따져보니 아테온이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이렇게 댓글을 달 때만 해도.. 나도 디젤차 살 줄은 몰랐다. (진심)


디젤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역시 차는 마음으로 사는 거다. (다음 차는 꼭 전기차로..)


마지막까지 이 가격이면... 신형 K5(DL3) 하이브리드 풀옵이나 그랜저도 갈 수 있는데.. 아니면 걍 가장 실용적이고 시장에서 평가가 내가 생각하는 밸류와 갭이 큰 i30 중고나 아이오닉 중고나 살까 고민했다.. 예산 세이브가 얼마야 ㅠㅠ



그러다 결국 디자인에 반해, 심심한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질러버렸다. 애초에 수입차는 다양한 트림/옵션을 들여오지 않기 때문에 트림 2개만 고르면 되어서 예산에 맞는 프리미엄 트림으로 골랐다. 360뷰가 아쉬웠지만 HUD도 윈드 실드 방식이 아니라 컴바이너 방식이라 굳이 아쉽지는 않았다.


아테온은 애초에 쳐다보지 못할 차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느새 계약을...



자동차를 산다면 유통 구조에 대해 이해하자

자동차를 신차로 산다면 기본적으로 자동차 유통 구조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좋다. 차를 사는 데 무슨 공부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인생에서 부동산 다음으로 큰 지름이니 이 정도 노력은 괜찮지 않을까. 대리점과 직영점이라는 구조, 그리고 영업 직원들의 판매 수당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수입차 가격은 아래 공식대로 하고 할 수 있다.

1) 공식 가격(표시 가격) - 2) 공식 프로모션 가격 - 3) 딜러 서비스

2번은 수시로 변하지만 정보를 얻기는 쉽다. 문제는 3번이다. 이 부분에서 특히 수입차는 기본급이 낮고 수당이 높은 구조이기 때문에 어떤 딜러를 만나느냐에 따라 실제 가격이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 그리고 3번에 대한 부분은 브랜드마다 딜러사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대략적인 시세를 알기까지, 그리고 내가 사는 가격이 무릎인지 어깨인지를 짐작이라도 하려면 많은 발품과 노력이 필요하다.



약간 핸드폰 사는 거랑 비슷한데 차는 보통 5년 이상에 한번 사고, 핸드폰은 기껏해야 몇 십만 원이지만 차는 몇 백만 원이 왔다 갔다 한다.



이런 노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세는 겟차를 하나의 가이드 가격으로 삼고, 관심 차종의 네이버 카페에 가입해서 딜러 서비스 얼마나 받아야 하냐 등의 내용의 글을 남기면 수많은 쪽지를 받을 수 있다.



아니면 주말에 여러 딜러사들을 다니는 것도 방법이다. 딜러사들마다 정책이 또 다르기 때문에 2번과 3번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계약을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계약을 취소하면 언제든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일정 기간 같은 브랜드의 다른 딜러와 계약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다른 가족 이름으로 계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계약 결정!
계약부터 출고까지 일주일

우여곡절 끝에 좋은 딜러를 만났다. 회사 근처의 폭스바겐 딜러 아우토플라츠 판교 지점에서 차를 샀다. 사실 딜러들과 기싸움(?) 하는 게 피곤하기도 하고, 일이 바쁘던 참이라 적당한 가격이 맞으면 사려고 했다. 특히나 폭스바겐은 오랜 판매 중지 기간 동안 딜러들을 잡아두기 위해 기본급을 높이고 수당을 줄이는 방식으로 급여 체계를 변경해서 딜러가 빼줄 수 있는 범위가 다른 수입 브랜드에 비해 작다는 썰도 들었고.



현금? 파이낸싱? - 다이렉트 오토도 안된다고?


구매는 그동안 차를 사기 위해 모아둔 자금이 있어서 현금으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것 하나. 수입차 딜러사는 카드 결제를 잘 안 받아준다. 받아주더라도 1~2%의 수수료가 발생해서 딜러 서비스가 깎인다. 그러니 오토 캐시백도 고려하기 어렵더라. 참 묘한 관습들이 있는 시장이다.

어쨌거나 현금 or 파이낸싱을 택해야 했는데, 파이낸싱이 할인율이 1% 더 높기 때문에 파이낸싱으로 최소 금액만 땡기고 바로 상환하는 방식들을 많이들 택한다고 한다. 하지만 공짜는 없는 법. 괜히 파이낸싱이 할인 더 해주는 것은 아니다. 연말이라 자금 유치 실적 찍히는 게 중요하다고 해도 말이다.


아테온 카페를 뒤져보니 최소 1500만 원은 해야 하는 것 같고, 기타 다른 비용들을 계산해보면 파이낸싱을 이용하면 나는 약 10만 원의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파이낸싱도 대출이기 때문에 당장 신용 등급에 영향이 갈 테고 (자동차 대출은 제2금융권 대출이더라도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 다시 중도 상환하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새 차에 근저당 잡히는 게 싫어서 나는 그냥 현금으로 했다.


딜러 서비스는 어떤 것을?

딜러의 서비스는 현금 only부터 썬팅, 블박, 하이패스의 3종을 기본으로 PPF 등 최대 7종까지 베리가 다양하고, 썬팅을 어떤 제품으로 할 건지, 블박을 어떤 것으로 업그레이드하실 건지 등등을 계약 전에 협의해야 한다. 즉 어느 정도 썬팅, 블랙박스, PPF 등에 대해 알고 있어야 협상이 원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썬팅은 ㅇㅇ사 제품으로 해드립니다라고 했을 때 그게 괜찮은 건지, 그 회사 어느 제품인지 정도는 대략 알아야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썬팅은 전면 30~35, 측면 15가 요즘 국룰이다. -_-; 나는 밤에 어두운 것을 싫어해서 더 밝게 썬팅했다)


이 부분에서 시원시원하게 얘기해주시고, 되는 건 된다, 안 되는 건 안된다고 하면서도 좋은 조건을 제시해줘서별다른 고민 없이 계약 진행했다. (감사합니다. 폭스바겐 아우토플라츠 판교점 안광빈 대리님)


참고로 딜러와의 계약 과정에서는 딜러의 서비스와 관련된 부분에서 믿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과 하는 것을 추천한다. 계약하고 나면 불안한 건 소비자니까.



출고 과정
딜러는 썬팅 작업 전 이렇게 사진을 찍어서 본인이 꼼꼼하게 검수했음을 알려준다. 보내준 다양한 사진 중 한 장


계약하고 출고까지는 일주일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재고 할인의 위엄.


수입차는 임시 번호판 없이 출고 전에 딜러가 번호판을 다 다는 안 좋은 관례가 있는데, 이는 업계 특성이니 어쩔 수 없다 쳐야 한다.. (국산차는 임판으로 운행해보고 정식 등록을 할 수 있는데..) 번호는 홀수,짝수만 선택할 수 있는데 다행히도 마음에 드는 번호로 골라주셨다. (4자만 피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실 출고 전에 썬팅 작업까지 다 해주는 데 뭐 문제 있으면 보상을 믿고 고쳐 타는 수밖에 없다 ㅠㅠ 출고 당일 딜러가 신차에 문제가 없는지를 꼼꼼하게 검수해주고 출고를 도와주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국산차는 출고를 집이든, 회사든 탁송 차가 배달해주는 데 전시장 출고가 원칙이라는 점은 좀 불편하다. (여기만 그런가요) 다행히 회사 근처라 방문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지만, 혹시라도 회사/집에서 먼 곳이었다면 불편할 뻔했다.


해가 진 이후에 방문했으나 실내에 출고장으로 차를 올리기 때문에 빛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미 번호판 달아서...





차량 출고일 당일 저녁에 찍은 주행거리 19km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계약 후 1주일 만에 아테온 프리미엄 모델을 새 식구로 맞아들였다!



다음 예정 컨텐츠는 시승기!



맛보기로 1줄 요약하자면 "과거와 미래의 패러다임이 공존하는 시대의 가장 최신의 올드 패션 차"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따르면서 미래를 지향한 차랄까. 내연기관이라는 점이나 운동 성능이나 최첨단 안전장치의 지향점 등에서 그렇더라.



반대로 테슬라는 미래의 차 중 기존 패러다임에 가장 가까운 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잘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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