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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eok Kim Apr 09. 2023

2023 서울모빌리티쇼 후기

모터쇼 시대의 종말

21년 서울 모빌리티쇼에 이어서 23년 서울 모빌리티쇼도 다녀왔습니다.

부산까지는 못 가더라도, 킨텍스 정도는 그래도 꼬박꼬박 가야하지 않나하는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1전시관에서만 진행되어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축소된 모습입니다


1. 총평

한줄평: "쇼"인데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주최측도, 참여기업도, 관람객도 아직은 혼란스럽다.


올해도 역시 모빌리티쇼지만 모빌리티가 무엇인지에 대한 컨셉이 모호했습니다. 말그대로 "쇼"인데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아직 모터쇼 시절의 향기가 더 강한 것 같았습니다.

모빌리티의 요소가 꼭 완성차의 자동차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전시품의 공수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물론 존재하지만) UAM은 전시물도 명확하고 신선한 전시 소재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로봇 관련 부스는 한 곳 정도 였고, UAM에 대해서는 SKT의 부스 등 일부에서만 보여주고 있었으며,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들은 "차봇", "카앤피플" 정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SKT나 모비스의 부스같은 곳들이 더 늘어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꼭 SKT의 놀이공원같은 체험물이 아니더라도요. 

(그 와중에 SKT 부스에서 쿠폰을 뿌리는 우티)

모빌리티의 핵심은 제조가 아닌 서비스이지만, 물론 서비스 기업들은 이런 대중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쇼에 참여 동기가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쩔수 없었던 점도 분명 있어보이긴 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CES, MWC 등에 대비해서 국내 행사에 비중을 두기 어렵기도하고요)



2.눈에 띄었던 것들


특징 1: 완성차 브랜드의 참여 급감

국산차에서 르노는 야외에 체험존으로만 참여했고, 쉐보레는 아예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수입차에서는 폭스바겐, 아우디는 아예 참여하지 않아 10년 전 파죽지세였던 모습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으며, 한국에서 핫한 브랜드인 볼보&폴스타는 SKT 부스에서 차량 몇 대를 전시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테슬라가 참여한게 의외(?)로 국내 시장에 대한 성의를 보였구나 싶었습니다.


특징 2: 브랜드 경험에 집중한 현대차

이전에는 현대차 부스의 전시물이 이렇게 횡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현대차는 현대라는 브랜드가 단순히 완성차 회사가 아니라 "종합 모빌리티 기업"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제네시스는 고급 플래그십으로서의 위엄을 전달하는데 집중한 것 같았구요)확실히 현대차가 한국 대표답다는 생각이 드는 다양한 콘텐츠였습니다. 키즈존 구성은 행사의 노련함이 딱 보였구요. 이전처럼 모든 풀라인업을 전시하지 않고 차량은 최소화하면서도 전통 모터쇼에서처럼 메인카인 쏘나타 F/L을 가지고 오고, 상용, N비전 74를 전시하면서 완성차라는 중심은 잃지 않으려고 했고요.

국내차의 대표 브랜드인 현대차는 부스 사이즈는 크지만 그 안의 전시물은 상대적으로 매우 여유있게 배치서 횡해보일 정도 였습니다. 어쩌면 서울 모빌리티쇼에 가장 큰 규모로 참여를 해야만 하는데, 그닥 내키지는 않았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전시물이 횡할 뿐만 아니라 스탭의 배치도 모빌리티 전시품 외에 차에는 최소화한 느낌이었습니다. 인력배치에서도 무언가 미니멀리즘이 물씬 느껴졌달까요


특징3: 가장 성의있었던 기아차

부스는 전반적으로 멋졌지만, 카카오 프렌즈는 무슨 맥락인지 도저히 알 수가...

기아는 가장 "모터쇼"스럽고 성의있게 참여한 브랜드였습니다. EV9의 다양한 변주로 공간 채우기가 좀 많았던 것 같긴 하지만요

전시 부스도 가장 넓은 편이었고, 전시물들도 충실하게 채웠습니다. 다만 보여주려고 했던게 모빌리티보다는 여전히 전동화 + @ 였던 것은 좀 아쉽습니다.

현대가 본인들의 정체성에 모빌리티가 포함되어 있음을 자연스럽게 나타내고자 했다면 기아는 완성차 회사로서의 정체성이 더 뚜렷하게 전시에 참여했고, 카카오와 테라로사 등 다른 브랜드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의 변화, 확장을 의도한 것 같았습니다. 다만 그게 여전히 자동차 회사 냄새가 (현대에 비해서도) 강했습니다.


특징4: 어떻게든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쌍용차 (KG모빌리티)

쌍용은 기아와 함께 이번 모빌리티 쇼에 진심인 회사였습니다. 어떻게든 건재함을 보여주고 비전 제시를 해야하는 회사 상황이 투영되어서 다양한 컨셉카와 함께 커다란 사이즈로 부스를 꾸몄습니다.


특징5: 수입차는 관성으로 인한 참여

수입차는 벤츠와 BMW가 부스 사이즈가 컸습니다. 다만 여기는 여전히 그냥 모터쇼로서 생각하고 참여한 느낌입니다. 자동차 뭐 보여주지? 전기차 위주로 보여주지 뭐 정도의 느낌... 그걸 나름 성의있게 꾸미려고 노력한 것 같지만 메인카도 딱히 없이 그냥 관성으로 참여한 느낌입니다. 

포르셰 역시 폭스바겐 아우디 그룹 중 유일하게 참여했지만 그냥 딱 브랜드의 위엄만 살짝 보여준 정도였습니다.

테슬라는 입장 대기줄이 있는 거의 유일한 브랜드였습니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전기차 경쟁이 심화되는 중이지만 여전히 대중에게는 거리감이 있는 브랜드입니다. 대중에게 노출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고 참여한 것 같았고 별다른 전시물 없이 차량으로 높은 관심도를 얻은 걸로 보면그 의도는 적중한 것 같았습니다. 



특징6: 다양한 소규모 전기차 제조사

과거 모터쇼와 다른 점은 소규모 전기차 제조사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전기차가 아무래도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탓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와우한 느낌을 주는 브랜드는 딱히 없었습니다. 기존 완성차와 경쟁하려면 무언가 다르거나 뛰어난 점이 있어야 할텐데, 나도 만들 수 있다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과연 이정도 수준으로 생명과 연관되고 구매 주기가 길어 보수적인 자동차     시장에서 기존 제조사 대비 경쟁력이 있을까요?

어쩌면 이런 브랜드의 사업화 방향은 판매가 아닌 렌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징7: 레이싱 모델 전멸(?)

21년도 그렇지만 레이싱 모델은 더이상 쇼에 없습니다. 아주 일부 부스는 모델이 있어 이전처럼 카메라가 몰리는 풍경을 드물게 볼 수 있긴했지만요. 그만큼 시대가 변한 것 같긴 합니다.




마지막은 어쩌면 가장 모터쇼 다운 전시물이었던 이네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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