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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eok Kim Jan 24. 2017

빅데이터를 대하는 마케터로서의 자세

빅데이터도 어차피 데이터

#1

물론 빅데이터라는 말은 어느새 (벌써!) 올드해져 버렸다. 마케팅하는 사람들은 마케팅을 너무 잘하기 때문인지 이러한 용어들을 마케팅하는 데 매우 익숙하기 때문에 이러한 토픽들은 종종 지나친 기대를 받으며 달아올랐다가 금방 식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올드 패션이 되가는 토픽이지만 나는 이 분야가 앞으로도 꽤나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이름으로 마케팅될 수는 있겠지만 본질은 같을 것이다.


#2

통계학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1)전체 데이터를 축약하는 것 

2)축약된 혹은 일부의 데이터로 전체 데이터(모수)를 추정하는 것


빅데이터는 이 두 가지 방식에 모두 영향을 끼쳤다. 돌이켜보면 빅데이터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은 결국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게되었고, 이 데이터를 대중적인 수준의 컴퓨터로도 다룰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빅데이터가 등장하면서 1번의 데이터 축약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고, 2번의 추정 기능이 더욱 정교해졌다. 심지어 아예 샘플이 아닌 모집단을 다룰 수 있게 된 경우까지 생겨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칼 피어슨의 대표본에 대한 집착이 지금 시대에 이르러서야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3

 하지만 이 1번과 2번의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빅데이터 역시 데이터일 뿐이고 다만 전보다 더 많은 양의, 그리고 넓은 범위의 데이터가 우리 손에 있을 뿐이지 데이터를 가지고 우리가 궁금해하는 "모수"에 대한 인사이트를 뽑아내어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일의 본질은 그대로이다. 어떠한 커다란 덩어리일 뿐인 데이터를 어떻게 자르고,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서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증명해낼지는 원래 마케터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4

 "소비자 이해"는 마케터의 핵심 가치다. 이러한 "소비자 이해"를 위해 데이터와 통계를 활용하는 데는 귀납과 연역의 두 가지 관점이 있다.


1) 데이터를 보고 소비자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2) 본인이 가진 가설이 데이터에서 발견되는 지를 확인한다.


 어느 쪽이든 꼭 빅데이터여만 확인이 가능한 분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과학이 아닌 마케팅의 분야에서 1번처럼 데이터를 보고 전혀 상상도 못했던 소비자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것보다는 2번의 경우가 더 많다. 왜냐면 마케팅이 다루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에 대해서는 원래 숫자로 표현을 잘 못해서 나름의 다른 방법으로 관찰하면서 가설을 확인해왔기 때문이다. 


#5

 마케팅 영역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크기가 아니라, 사람 행동과 동기에 대한 관찰/통찰이다. 아무리 좋은 데이터를 수집하더라도 그 이면의 것들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1차원 적인 데이터 해석 밖에 할 수 없다. 데이터를 어떻게 축약해서 상관/인과 관계나 변수를 선정하고 판별하는 데는 결국 본인이 얼마나 해당 분야의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가 있냐가 좌우한다. 즉 소비자 행동과 동기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가진 마케터에게 빅데이터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큰 소용이 없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아닌 마케터 입장에서 빅데이터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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