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내편과의 올해의 마지막 여행
11월 내내 주말 없이 일한 신랑을 위한 힐링 여행으로 택한 겨울의 제주도, 올해 갔던 여행 중 만족도가 최고 높았다. 사려니 숲길, 송중기가 출연한 영화 늑대인간 촬영지라는 물영아리오름, 저지오름 등 돈을 내고 입장해야 하는 관광지는 제외하고 오로지 자연만으로 채워진 여행을 추구했다.
햇빛이 따사로이 내리쬐는 제주도는 더할 나위 없이 따뜻했고 가는 곳마다 신기하리만치 사람이 없어 더 특별했다. 바글거리는 서울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 푹 안겨 조용히 눈을 감고는 우리는 전에는 들리지 않았을 소리들에 행복했다.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 숲을 걸을 때 나무 사이로 지저귀는 새소리가 그렇게나 좋더라. 핫팩보다 더 따뜻한 신랑의 손을 꼭 잡고 사박사박 해안가 모래를 함께 밟으며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빚으신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감탄했다.
2016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내게는 특별한 한 해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연히 알게 된 그와의 질긴 인연은 부부로 결실을 맺었으며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도 좋은 팀 사람들을 만나 자리를 잡았으니 말이다. 물론, 내게도 ‘결혼을 할 수 있으려나’ 눈물로 얼룩진 지난날들이 존재했다. 도무지 빠져나갈 것 같지 않던 암흑의 터널을 지나 이렇게 내 옆을 단단히 지키는 신랑과 함께 새로이 써 가는 이야기들에 참 감사하다.
- 2016년 12월 10일~12일 제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