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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트루 May 02. 2018

04. 좋아하는 일을 수입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

회사를 벗어나 나만의 비즈니스 아이템 찾기

한 가지 일로만 평생을 먹고사는 시대는 끝이 났다. 좋아하는 일로 수입을 얻으며 사는 삶, 아마 모든 직장인들이 꿈꾸는 로망이 아닐까 싶다. 취미와 특기가 수입으로 연결되는 세상이 도래했다지만 평범한 오늘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는 저 먼 꿈처럼 느껴질 터. 나 또한 내 경력과 좋아하는 일이 버무려진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눈이 번쩍 뜨이는, 맛있는 밀크티를 만나다.

사실, 나는 밀크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데자와>가 내가 아는 밀크티의 전부였는데 2년 전 대만에서 맛 본 밀크티는 충격적일 만큼 맛있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3시 15분 밀크티는 어떻고..


역사속으로 사라진 드블랙홍콩 밀크티



무엇보다 밀크티를 사랑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다.

H의 지인이 홍콩 디저트 가게를 크게 차렸다. 홍콩 현지 느낌 그대로 홍콩 스타일 디저트들은 전부 맛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무엇보다 그곳에서 파는 밀크티는 예술이었다. 홍차를 진하게 우린 물에 우유 대신 연유를 넣으면 그런 맛이 난 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뭔가 혀끝에서 깊이 있는 풍미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연유는 팥빙수 만들 때 넣는 연유. 달고 찐득한 연유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곳에서 쓰는 연유는 <무가당 연유>로 달지 않았다. 기존의 우유를 숙성시켜 진했고 부드러웠다. 


그 후, 어느 카페를 가도 밀크티를 습관처럼 주문했다. 자연스럽게 밀크티 재료인 랍상소우총,아쌈,얼그레이 등 홍차 잎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커피>가 전부인 줄 알았던 나의 디저트 세상에 홍차와 밀크티가 오롯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H와 나는 홍콩 밀크티 제조 방법을 아는 그 지인에게 맛있는 밀크티를 만드는 황금 비율을 전수받았다. 다양한 홍차를 직접 구입해 우려낸 후 우유와 연유와 설탕을 여러 비율로 테스트해보며 우리만의 맛있는 비율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된 것이다.




                     어느덧 취미가 되어버린 밀크티, 어떻게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밀크티를 소개해 보면 어떨까.

지난 10년간 일로서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왔다. 내가 담당하는 브랜드와 관련된 기자, 업계 관계자라면 초면 여부에 관계없이 연락을 취해 함께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미팅을 통해 관계를 쌓곤 했다. 사람을 만나 소통하고 유익한 정보를 주고받고 비즈니스라도 따뜻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일이다. 동시에 스스로 가장 생기 넘치고 행복한 순간 이기도 했다. 앞서 이야기한 H의 지인을 통해 밀크티 제조법을 배우고 나만의 밀크티 레시피를 찾으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많은 사람들이 밀크티를 맛있게 마시는데 기여?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의 <행복한 순간>과 밀크티를 연결시켜보고 싶었다.


때론 참신한 아이디어가 지나간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되기도 한다. 그렇게 가지를 뻗어가는 여러 생각들을 노트에 적어보며 브레인스토밍을 하는데 문득, 클래스를 열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뷰티클래스 진행 중, 참가자들 앞에서 클래스에 대해 설명하는 중.

그 당시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 출연한 김성현 디자이너와 함께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의 비주얼 디자이너)와 래스를 기획, 진행해 큰 인기를 모았었다. 화장품 회사 재직 당시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함께 <봄맞이 뷰티 클래스>를 개최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진행하는 클래스 경험은 많지만, 내가 직접 메인 강사로 클래스를 진행해 본 적은 없단 생각이 들었다. 클래스 기획과 콘텐츠 구성은 내가 늘 해오던, 아주 잘 알고 잘 하는 영역이지 않은가.

김성현 디자이너 옆에서 함께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잘하는 일과 취미를 접목시키면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을까?

클래스를 열어서 내가 좋아하는 밀크티 레시피를 소개하고 사람 접점에서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은 하면 된다는데 막상 클래스를 열 생각을 하니 여러 생각들이 앞서더라. 회사의 지원하에 진행됐다면 전혀 하지 않았을 걱정들...



클래스 모집은 어디서 어떻게?

어떤 컨셉의 클래스로?

장소와 시간은?

밀크티 유통기한은 4일이라던데...

 


홀로서기를 막 시작한 직장인이라면 누구다 다 같은 심정을 겪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 한정된 자원과 나 혼자라는 노동력을 어떻게 적절히 사용해 성과를 만들어낼 것인지 기대보다는 막막함이 앞서겠지.

그러나 홀로서기를 시작하려고 작정했다면 지금 이 순간의 두려움을 이겨내야만 한다. 우리는 언젠가는 반드시 자의든 타의든 퇴사를 하게 되어있다. 반드시 한 번은 겪어야 할 회사 밖 혼돈임을 자각해야만 한다.



회사의 울타리를 벗어난 일반 직장인에게 있어
회사의 지원과 팀의 협업 없이
진행하는 모든 일은 결코 쉽지가 않다.



나 또한 여러 환경적인 이유들로 시도도 해보기 전에 두려움이 앞섰지만 도전은 해보고 후회해도 늦지 않겠다란 생각으로 현존하는 밀크티 클래스에 관한 분석을 시작했다. 시중에 열리는 밀크티 클래스는 카페 창업자들을 위한 레시피 위주의 가격대가 높은 클래스들이 많았다. 3시간 교육에 보통 교육비가 10만 원이 넘었다. 일반인 입장에서 가격이나 내용면에서 취미라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클래스가 결코 아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집에서도 간편하게 밀크티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클래스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게다가 가격까지 합리적이라면...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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