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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트루 Jul 25. 2018

09. 밀크티 브랜드를 구상하다.

취미로 시작해 제품 출시까지...

[클래스에 이어 제품을 출시하기 까지]
- 1월 : 퇴사 학교 수강 및 졸업 (1개월 단기과정)
- 2월 : 밀크티 베이스 아이템 선정 및 관련 시장조사.
- 3월 : 클래스 커리큘럼 작성 및  <프립> 앱을 통한 클래스 호스트 신청
- 4월:  3일, 대망의 첫 클래스 오픈
- 5월 : 주 2회 밀크티 클래스 진행 및 매회 마감 (6명 정원 기준)
- 6월: 밀크티 출시 준비
- 7월: <밀크티> 첫 출시



브랜드와 제품을 출시하는 것?



자본과 유능한 인재들을 보유한 기업들도 제품 출시를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한 마케팅 플랜을 가지고 움직인다.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을 출시하는 것.  직장의 울타리를 벗어난 개인에게는 한낱 허상이 아닐까. 이런저런 두려움들을 떨쳐내고 제품을 구상하게 된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밀크티베이스 클래스를 통해 시장 가능성을 보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밀크티 클래스를 통해  약 3개월 동안  평균 주 2회씩 100명이 넘는 수강생들을 만났다. 매회 클래스는 오픈 즉시 일찌감치 만석이 되었고 꽤 인기 많은 클래스로 <프립> 앱에 자리를 잡았다.


평일 저녁 or 토요일 오전에 보통 클래스가 열리는데 돈과 시간을 들여 직접 내 공간까지 찾아와 주는 한 명 한 명의 수고로움들이 너무 고맙게 느껴지더라. 무엇보다 수업이 거듭될수록 내가 직접 만든 밀크티를 맛보고 싶다는 수강생들이 늘어났다. 수업을 계속하다 보니 각기 다른 직업의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밀크티 시장에 대한 몇 가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1.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
매 클래스마다 두 명 정도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 커피 대신 밀크티나 차를 즐겨 마셨다.


2.  20대는 당도가 높은 밀크티를 30대 이상은 당도가 낮은 담백한 밀크티를 선호한다는 것

20대 초반 친구들은 보통 당도가 높은 밀크티를 맛있다 표현했다. 진한 마카롱이 20대들 사이에 큰 유행으로 불티나게 팔린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20대에게는 당도가 높은 디저트가 취향저격이다. 그러나 같은 당도의 밀크티를 30대가 맛봤을 때 확실히 너무 단것 같단 의견이 대다수더라는..


3.  밀크티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맛을 느끼는 정도가 전부 다르다는 점 
커피는 어느 정도 스탠더드가 존재한다. 커피 좀 마셔본 사람들은 적어도 맛있는 커피와 맛없는 커피를 구별해낼 줄 안다. 그러나 밀크티 영역은 달랐다. 각자 좋아하는 찻잎도 향도 당도도 우유의 함량과 홍차의 함량에 따라 맛있다고 느끼는 정도가 매 수업마다 달랐다.





밀크티 출시에 대해 제안을 받다.

하루는 홍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지인과 함께
우리 집에서 저녁을 함께 먹는데  클래스를 운영하는 나의 변화된 일상을 이야기하다 때마침 만들어놓은 밀크티가 있어 시음을 하게 되었다.
누구든 내가 만든 밀크티를 마실 때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입술이 바짝 마르고 초조해진다. 

시간이 날 때마다 밤낮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며 밀크티 비율을 찾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일까.  
나의 노력과 관계없이 소비자의 평가는 냉정하다는 것을 알기에 숨을 고르고 그의 반응을 기다렸는데...


결론은 너무 맛있다는 그의 평가.  :)

아직도 그의 환한 얼굴과 반응을 잊을 수 없다.  (물론 이 또한 그의 주관적 평가일 수 있다)

하루에도 열고 닫고 부침이 심한 홍대에서 카페를 운영, 수익은 냄과 동시에 신촌, 인천 등으로 지점을 확장 중인 그에게 듣게 된 "시장 가능성이 있어요"라는 한마디는 그동안의  모든 수고스러움이 한순간에 보상받는 것만 같았다. 준비되는 대로 본인의 가게에서 팔아보잔다. 20대로 즐비한 홍대 상권이야말로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상권이기 때문에 그의 제안을 수락, 밀크티를 제품으로 만들어보기로 결정했다.





밀크티 컨셉 : 패키지 디자인


내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다 보니 적극성이 최상이었다.  시장에서 어떤 패키지로 어떤 밀크티가 소비자들에게 팔리는지 꼼꼼하게 조사했다. 어쩔 수 없이 업무를 해내야만 하는 환경이 아니라 독립적인 지금의 이 상황이 나를 몰입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남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남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일을 하다가 내가 스스로 시스템을 구축해 가려니 이 또한 만만치는  않더라는..

 

밀크티 컨셉은 <수제 밀크티>로 잡았다. 밀크티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되어 테스트를 통해 찾은 나만의 레시피로 <밀크티 수업>을 진행해 왔다. 이 점에 착안, 대형 프랜차이즈의 연구개발팀을 통해 상업적으로 출시한 밀크티가 아니라  수제 느낌 폴폴 났으면 싶었던 것이다.


시중에 밀크티 공차, 진정성, 틸리셔스 등..

이미 프랜차이즈 느낌의 브랜드로 자리 잡은 밀크티와 는 차별점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생각해낸 네이밍은 바로 <내가 좋아서 만든 밀크티>

마케팅 일을 하며 배운 대로 무작위 소비자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여러 후보 이름 중에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이름이기도 했다. 또한, 실제 내가 걸어온 지난 시간을 밀크티 콘셉트에 담고 싶었는데 가장 잘 표현된 것 같아 뿌듯하다. 네이밍이 정해지고 스티커 라벨 디자인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라벨 디자인은 그림을 정말 잘 그리는 디자이너를 소개받았는데 내가 원하는 느낌이 제대로  살 수 있도록 PPT로 가이드와 관련 이미지를 디자이너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라벨은 바로 이러하다. (아래 그림 참조)


고민끝에 탄생한 밀크티브랜드 패키지 디자인이,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가 열심히 밀크티를 만들고 있다.




의사결정 과정은 복잡했다.

고양이 캐릭터가 열심히 밀크티를 제조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내 지난 시간들이 녹아들어있다. 이 디자인을 선택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질문과 서치와 고뇌의 시간들이 있었다. 그저 느낌따라 선택하기에는 지난 경력들이 허망해질 것만 같았다. 덕분에 온라인 마케팅을 하는 A와 전 직장동료 디자이너 등등 주변 지인들이 총동원되어 내 의사결정을 도와주었다. 대부분 회사를 벗어나 나만이 일을 하는 나를 응원해줬고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쩌면 간단할 수도 있는 스티커 라벨 결정이라지만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브랜드와 제품이라는 생각은 모종의 사명감을 가지게 한다. 사실 나보다 깊이 고민한 사람이 누가 있으려냐만은.... 고민이 거듭될수록 객관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거듭된 고민으로 시각이 좁아지고 내 안에 갇힌 것 같은가?

그렇다면 주저 말고 주변을 계속 살피며 질문하라. 다양한 연령대의 시각을 접하다 보면 내 안의 고정관념이 조금씩 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다.


 


To be continued


* 매거진 구독은 사랑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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