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는 시간을 쪼개기
계절을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
"지훈아, 밖에 눈이 와 눈꽃이 피었는데도 밖을 나오지 않는다는 건 마음이 살아있다고 볼 수가 없는 거야. 사람은 마땅히 계절을 느껴야 하는 동물이야. 봄이 오면 태어남에 설레고, 여름의 뜨거움에 타오르고, 가을의 익음을 만끽하고 겨울의 고독함에 외로워지는 것. 자연의 순리에 예민해질수록 사람은 좀 더 깨어서 살 수 있는 거야."
한 템플스테이에 갔을 때 스님이 내게 해 준 말이다. 스님은 절에 오는 많은 사람들을 보고 관찰하는데, 그중에서도 젊은 나이에 비해 폭삭 늙어버린 얼굴을 가진 사람과 늙은 나이에 비해 아기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이 있다며 덧붙여 말씀하셨다.
"결국 본인이 가진 얼굴은 삶의 태도에서 나오는 거야. 삶의 태도가 뭐겠어.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세 가지가 중요한데 늘 걷고, 명상하고, 독서를 하는 것이야. 꾸준히 그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좀 더 계절의 변화에 예민하고 깨어서 살 수 있는 거야. 그런 삶을 사는데 어떻게 안 웃을 수가 있겠어. 그게 곧 본인의 얼굴이 되는 거야."
"근데, 젊은 나이에 비해 일찍 늙어버린 사람은 뭐겠어. 나에게 주어진 하루에 자신을 더 돌아봐야 하는데 누군가를 비난하고, 욕하고, 술과 담배에 더 빨리 취해 일찍 늙게 된 거야. 계절을 느낄 새도 없이."
'사람은 마땅히 계절을 느껴야 한다는 것.'
내가 개인사업가로 하루라는 시간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문장이다. 나는 하루에 일하는 시간에도 사계절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사계절은 자신이 보내는 시간의 습관에 따라 다르게 형성될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하루에 한 계절만 느낀 채 살아갈 수도 있다. 나의 경우, 하루에 나만의 사계절을 보내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강의가 없는 날이거나 장기 교육을 운영하지 않을 때 해당하는 방법이고, 강의를 하거나 장기교육을 운영할 때는 또 다르게 사계절을 보낸다.
우선 봄이다. 내게 봄은 자고 있는 내 얼굴에 아침햇살이 뭉텅이로 다가올 때 시작된다. 그 시간에 나는 제일 먼저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는데 봄에 새싹이 마구 피어나듯 인스타그램에서도 각 개인들의 여러 피드들이 피어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SNS는 사람들의 기호와 반응을 확인하는데 유효하다. 내가 올린 피드에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추측하거나, 내 인스타에 사람들이 왔을 때 좀 더 머물 수 있는 소재를 찾았을 때 나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공감을 얻어야 할지 방향을 잡는 것에 도움이 된다. 또한, 청소년들은 나보다 더 SNS라는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 세대가 되기에 SNS를 어떻게 잘 사용해야 좋은 지 얘기하는 것에도 활용할 수 있다. 나는 보통 이 시간대에 내 계정을 연구하고 글을 쓰며 뇌를 깨운다.
다음은 여름이다. 여름은 뜨겁게 타오르니까 하루 중에 가장 집중을 하는 시간대다. 내게 그 시간은 점심 먹고 난 후이다. 이 시간에 보통 교육 관련 전화영업을 하거나 미팅을 나간다. 미팅의 경우 고객사의 담당자와 대면하여 얘기를 나누기 때문에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 좀 더 길다. 하지만, 전화의 경우 내 목소리의 톤과 화법, 사용하는 멘트에 따라 담당자의 호감을 얻을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어서 순간적인 집중력이 많이 요구된다. 아무래도 전화의 경우 감정노동이 들어가기 때문에 내가 정해놓은 할당량을 끝내고 나면, 생기를 얻기 위해 공원에 나가 많이 걷고 좋은 공기를 마시고 들어온다. 그렇게 여름의 땀을 뺀다.
가을은 하루의 익음을 만끽하는 시간대다. 보통 노을이 걸릴까 말까 장난을 치고 있을 때인데 그 시간에는 이미 써놓았던 교육 제안서를 수정하거나 담당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미리 예약해두는 일을 한다. 또한, 전화를 하며 파악한 고객사 이메일을 정리하고, 고객사의 기업 특성에 따라 보내야 할 제안서 목록도 엑셀표에 기입한다. 내가 해놓은 것을 업그레이드시키거나 정리하는 일이므로 하루 중 가을이라는 평화가 주어졌을 때, 나는 가장 단순한 일을 한다.
겨울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대다. '내가 잘 살았나.' 하는 생각은 보통 겨울에 많이 든다. 내게는 그런 시간대가 새벽이다. 사람들이 모두 잠들어 사방이 컴컴할 때 조용하게 켜 둔 빛으로 나를 관찰하는 일을 즐기기도 하지만, 곧장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 시간대에 보통 글을 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죽기 전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과 같다. 한 번뿐인 인생이고 하루도 늘 다르게 주어지고 매년 다른 시간을 걷고 있기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다양한 나를 만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글을 쓰려고 한다.
나는 사람이 하루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절을 느껴야 한다고 보고, 그 감정에 따라 집중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간 관리 습관이 나만의 생산성을 만든다. 그런데, 하루를 그냥 단일로 날려버리거나, 그런 하루의 쓰임새가 LTE급 속도로 커져 일주일이 슝슝 지나가면 내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삶은 지나가버릴 수 있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모른 채 나이가 들고 싶지 않다면, 하루를 가볍게 어겨서는 안 된다. 하루를 귀하게 여겨야 내가 느끼고 돌아볼 수 있는 삶의 배경도 많아지고, 그런 다양성이 삶의 태도로 이어진다.
물론 주말에는 잘 놀기 위한 용도로 하루라는 사계절을 잘 보내면 된다. 놀 때는 잘 놀고 쉴 때는 잘 쉬어야 일 할 때 '빡시게 일하고 즐겁게 놀아야지.' 하는 기대심리가 있어 더 잘 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