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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군대가 아니다?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퇴사의 비밀 - 02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군대라는 특이한 문화가 있다. 가끔 외국 애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대한민국 남자들은 military service를 2년 이상 해야 한다고 하면 깜짝 놀란다.

지금은 내가 군대에 있을 때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들었지만, 역시 군대는 군대이기에 우리 아들이 군대 갈 때쯤에는 많은 환경이 좋게 변했으면 좋겠다.     


군대란 문화 때문인지 아직도 제조업 쪽에는 군대 문화가 많이 남아 있다. 강성 노조의 근간도 왠지 군대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가 첫 번째 회사를 입사했을 때 직장이 군대인가 하는 생각을 하는 일들이 많았다. 첫 회사가 제조업체이기에 지금도 강도는 낮아졌을지언정 군대 문화는 남아 있다고 한다.     

내가 그 제조업체 입사를 할 때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가 이랬다.     


“거기는 입사하면 출신별로 옥상 집합한대”

“아직도 빠따 맞는다고 하던데?”     


입사하면서 설마 사회인인데 얼차레를 할까? 하는 걱정을 했지만 대충 무시하고 입사를 했다. 입사하고 신입사원 연수에 참여했는데 안내를 하는 교육 담당 대리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입사를 축하합니다. 이제부터 주의사항 몇 가지 알려 드릴게요”

“주머니에 손 넣고 걸어 다니지 않습니다. 알겠습니까?”

“네”

“대답이 작네요. 알겠습니까?”

“네!”

“걸어 다니면서 담배 피우지 않습니다. 선배를 만나면 90도로 인사를 합니다.”     


그 외의 몇 가지 더 규칙을 이야기해주었지만 처음 시작부터 내가 생각하던 사회와 실제로 맞닥트렸던 사회가 달랐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말년휴가 때 신입사원 연수에 참여했는데 내가 어제까지 부대에서 들었던 이야기와 다른 것이 없었다.     


나는 하루의 고민 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두 번째 회사로 이직을 했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면 신입사원이나 군대 신병이나 다 비슷하기에 했을 이야기들인데 이직을 결정한 것이 조금은 성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당시는 아직 군인의 신분으로 사회에서는 다른 대우를 받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두 번째 이직한 회사는 일반적인 IT 벤처 회사였기에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약간의 군대 같은 분위기는 있었지만,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닌다고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사실 회사는 군대 같은 분위기를 좋아한다. 사원들을 회사가 원활하게 움직이게 하는 부품으로 보기 때문이다. 충성하고 내 명령을 100% 실행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특히 제조업은 더 심하다.

회사에서 이쁨받으려면 간단하다. 충성하고 명령을 잘 수행하면 된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이 회사에 오래 붙어 있지 못하고 이직을 많이 한다.          


인생은 항상 선택을 요구한다. 내가 선택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선택해줘서 끌려다닌다. 밥을 먹으려고 해도 메뉴는 선택해야 하는데 선택을 하지 않으면 남들의 선택에 끌려서 먹게 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내가 회사에 불만이 있다고 하면 이직을 하던 창업을 하면 된다. 그게 싫다면 슬퍼도 군소리 없이 회사에 다녀야 한다. 군소리를 하는 순간 회사에서 미움을 받기 때문이다.     


회사는 군대가 아니지만 군대 같은 모습을 원한다. 그러기에 처음 사회에 진출할 때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사회는 자유롭다는 착각 말이다. 군대와 다르게 한 가지 다른 것은 있다. 이직이나 퇴사가 자유롭다는 것이다.      

회사를 선택 하던, 회사 생활을 하던 자신을 잘 생각해보고 어떻게 회사 생활을 할지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PS. 참고로 이직이 그리 나쁜 결정은 아니다. 나는 이직으로 나름 성공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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