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네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지. 나는 네가 누구인지 알아. 너는 너야. 너는 그 자체로 너인 거야. 너의 존재를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어. 내 앞에서는 말이야. 네가 증명하지 않아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자신이 없어도 돼.
온 우주가 너에게 증명하라고 외쳐도 나의 우주에서는 증명할 필요 없어. 네 우주를 잊어서 슬픈 거면 잠시 내 우주에 와서 쉬어도 돼. 우주를 다시 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 네가 만든 내 우주를 마음껏 누려. 너는 내가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사람이야. 나를, 내 우주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이야.
우리 사랑의 유통기한이 끝난 걸까?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있다고 하더라. 그러면 사랑과 무한함을 한 문장에 적어도 되는 걸까? 또 무한한 사랑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걸까? 그런데 Y야, 우주엔 끝이 없대.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고 하더라. 우주는 무한한 거야.
그래서 나는 네 우주의 은하들 수만큼 사랑해. 이렇게 말하면 무한히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지. 내가 가진 사랑의 유통기한은 은하인데, 너는 내 태양계의 행성만큼이었을까? 나는 불안해. 우리 사랑의 유통기한이 끝난 건지 혹은 네가 말한 것처럼 증명에 대한 두려움인 건지. 전자면 조금은 슬플 것 같다. 후자이길 바라.
각자의 우주를 여행했다고 생각하자. 나는 널 어디까지 여행했던 걸까? 네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을 알고 있는데 사실은 여행하면 할수록 두려웠어. 새로운 곳을 여행한다는 불안감은 사라졌지만, 자꾸만 다시 돌아가는 기분이야.중력이 강한 행성을 탐사하는 것 같아.
여전히 너는 여행하고 싶은 우주야. Y야, 너는 나를 마주할 자신이 없다고 했지. 너의 우주를 잊었다며. 나는 너의 우주를 알아. 내가 여행하며 적은 일기장에는 네가 있어. 언젠가는 너의 우주와 나의 우주가 마주하고 각자의 여행이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길 바랄게. 그리고 지금껏 적은 우주 Y에 대한 일기는 잊어보려고 할게.
너는 이미 너야. 언제나 너 자신을 잊었다고 생각하며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너는 그대로 너라는 사실을 잊지만 마. 너는 꼭 너의 우주를 다시 찾게 될 거야. 내가 열심히 여행한 우주 Y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