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by 진소은

*2021년도에 썼던 일기입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질문

받은 만큼만 베풀고

손해 보지 않으려고 계산하면

그게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일까?


베풀자 나누자 사랑하자

공급자 되신 하나님을 신뢰하자



2021년 저 일기를 쓰던 당시에는

내가 사회초년생이었고,

세상이 얼마나 각박한지에 대해 느낄 때였다.


다른 선배들 모르게 나한테 본인 업무를 떠넘기는 상사,

다른 상사 욕 같이 안 한다고

쓸모없는 잡일 잔뜩 시키며 나를 괴롭히던 상사,

잔머리 굴리며 힘든 일은 나한테 다 시키고

사람들 앞에서는

본인이 다 한 것처럼 하는 여우 동기도 만나며


나는 왜 이렇게 곰 같을까,

왜 이렇게 머리 쓸 줄 모를까

그 생각에 많이 작아지고 스스로를 탓했다.


그러면서 어느새 점점 나도

당하지 않고 손해보지 않기 위해

늘 긴장하고, 눈치 보며 지냈던 것 같다.


다른 사람 도와주는 건 일절 없고,

내 할 일만 하고,

누가 나를 만만하게 볼 새라 철저하게 선을 그었고

아주 조금이라도 내가 일을 더 하게 되거나

내가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것 같은 일은 절대 안 했다.


그러다가 대학교 기독교 동아리 CCC에서

졸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서

온라인으로 참석했는데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대학생 때 그렇게 평생 순장으로 살겠다며 다짐했던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단 하나도 손해보지 않고,

이익이 없으면 베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살아가는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됐다.


무조건 베풀라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내 이익만 챙기라는 것도 아니고

상황마다 유연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

예수님 닮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아도

주님께서 마음을 주실 때 신뢰함으로

베풀고 나누고 사랑하는 것.


평생 순장으로 살아가기로 했던

내 다짐을 다시 떠올리며

재정비하는 시간이 됐다.


세상에 지지 말자!

나만을 위해 살지 말자!


나한테 필요 없는 거여도

다른 사람 절대 안 나눠줬는데

대학시절의 마음을 떠올리게 된 후

친구든 당근이든 나눔도 하게 됐고

내 손에서 물질은 사라졌지만

그보다 더 큰 마음의 충만함을 느끼는 경험을 했다.


지금도 상처로 인해 몇 년간은 다시 마음을 꼭 닫았다가

다시 주님께서 채워주시는 마음으로

베풀기도 하고, 나누기도 하며

그렇게 살고 있는데


율법적으로 접근해서

'항상 베풀고 나누자'라는 마음보다

더 성숙하게 지혜롭게

주님께 구하며 나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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