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소파가 팔린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소파의 허리가 무너지는 바람에 새로운 소파를 찾아 헤매다 마침내 저렴한 가격과 원하는 디자인을 모두 갖춘 소파를 발견해 구매했고, 기존의 소파는 당근마켓을 통해 처분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소파가 팔렸다]
글의 주제는 '소파를 팔았다'는 내용이건만 흥미롭게도 '그래서 새로 산 소파가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온갖 구매처를 다 뒤져서 고르고 골라 들이게 된 물건이라 써두었으니 궁금하기도 했을 것이다.
게다가 예쁘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A 소파와 모양은 그럭저럭이지만 가격이 마음에 들었던 B 소파의 장점만을 합친 물건이라니 더더욱 어떤 물건인지 궁금했으리라.
짜자잔. 그래서 소개합니다. 우리 집 NEW 소파를!
이 소파로 말할 것 같으면독일 Taibotex 소재를 사용해 생활방수와 스크래치에 강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한다. 실제로 설치기사님이 오셔서 땀을 많이 흘리시는 바람에 소파 곳곳에 땀방울이 조금 튀었는데, 흡수되지 않고 맺혀있어 휴지로 톡톡 닦아내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며칠 후 딸아이가 볼펜으로 그은 흔적도 알코올솜으로 톡톡 두드려주니 없어졌다.
무엇보다 32평 거실에 꽉 차는 넉넉한 크기(3140 ×1170 ×990) 덕분에 세 식구가 다 같이 누워도 여유롭다. 등받이를 앞으로 당기면 소파이고, 뒤로 밀면 침대가 된다. 혼자서 자기에는 당연히 충분하고, 둘이서도 오붓하게 잘 수 있을 정도다.등받이를 뒤로 밀었을 때 벽과 소파 사이에 틈이 남지 않아 버리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 또 장점이다.
이 소파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가격인데, 수도권이 아니라서 배송비를 8만 5천 원이나 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부터 설치까지 총 72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 제일 처음 마음에 들었던 소파가 250만 원이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가격이다. 착석감에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능과 디자인이 비슷한 소파를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샀으니 그 정도는 감수하고도 남는다.
소파가 바뀌니 집이 훤해졌다. 이전 소파를 보낼 때는 죽고 못 살 것처럼 아쉬워하다가 새로운 소파가 오니 언제 그랬었냐는 듯 다 잊고 살다가, 오늘 글을 쓰느라 겨우 옛 소파를 떠올려본다. 보내준 소파에서 그랬듯, 새로 산 소파에서도 좋은 추억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