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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아 숨쉬는 그녀 Aug 25. 2019

칭다오, 잔교에서 만난 사람들

실크로드를 따라서 03

“칭다오에서 꼭 보고 와야 할 관광지”

“바다 한가운데서 즐기는 야경”     


칭다오에 살고 있는 중국인 친구 정청과 오랜만에 수다를 떨며 한가롭게 보내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 실수로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 갑자기 혼자서 칭다오를 여행해야 했다.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져보며 만난 칭다오 여행 후기에는 칭다오 여행의 랜드마크로 ‘잔교’를 꼽고 있었다.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 역시 잔교 부근이어서 우선 잔교에 가보기로 했는데, 결국 잔교는 칭다오에 머무는 내내 아침저녁 산책코스가 되었다.      


“칭다오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청나라 때 외세 침략에 위기를 느낀 청나라 정부가 뤼순에서 군수 물자를 공급받기 위해 1891년 건설한 440m 길이의 직선 다리. 해군 전함을 정박시키기 위한 군용 부두로 이용되었으나 제1차 세계 대전 때 폭격을 당했고, 1931년 재건. 붉은 기둥으로 세워진 2층 정자 ‘회란각’에서 바라보는 시가지의 모습이 아름다워 칭다오 10경으로 꼽히기도 한다.”      


인터넷에 소개된 잔교의 정보이지만, 내 눈 앞의 잔교에서는 그런 역사적 배경을 몰라도 될 정도였다. 중국의 현재, 중국의 힘, 중국의 미래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잔교에서는 엄청난 인파의 중국인들과 마주쳤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의 물결이었다. 내가 칭다오를 여행했을 때가 중국의 막바지 휴가철이어서인지, 중국인 관광객들만 보였다. 아이들이랑 바닷가에서 모래놀이 하고 있는 사람, 바위 위에서 파도를 즐기고 있는 사람, 친구끼리 와서 사진 찍는 사람, 비눗방울 놀이하는 사람, 춤추고 있는 사람, 한창 다투고 있는 연인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중국인들이었다.      



잔교에서 나는 오래전, 1970년대의 내가 초등학교 때 혹은 중학교 때 마산 근처 바다에 놀러 갔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처럼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있었다. 그 사람들에게서 에너지가 느껴졌다. 어린아이들도 정말 많았는데, 그 아이들에게서 중국을 이끌어 갈 미래의 힘이 느껴졌다. 엄마 아빠와 빨간 플라스틱 통에 물고기를 잡거나 소라고둥을 잡아서 손을 잡고 가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잔교는 이른 아침에는 밀물 때여서 출입이 통제되어 파도에 휩싸인 다리와 회란 각을 멀리서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밀물 때가 되는 오후가 되면 다리가 개방이 되어 회란각까지 갈 수 있었다. 그때가 되면 다리는 또다시 엄청난 인파로 뒤덮였다.       


칭다오에 머무는 내내 아침저녁으로 산책한 잔교. 그곳에서 나는 거대한 중국인의 물결을 만나며, 중국을 이끌어 왔을, 지금도 이끌고 있는, 앞으로 이끌어갈 힘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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