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성공했다
한 여름에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힌 참외를
먹은 기억이 까마득하다.
독일로 온 이후 항상 한 여름에
한국을 방문했지만 참외를 먹은 기억이 없다.
한 두 번은 먹었을 텐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제일 좋아했던 과일이어서,
이곳 독일에서는 먹을 수가 없어서,
그리움이 너무 커서 기억에서 지워진 걸까?
몇 년 전부터 텃밭에 참외를 심고 싶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우선 씨를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아마존에서 찾아보니 korean melon이라는 이름으로 팔기에 주문했는데, 사기만 당했다.
작년에는 지인에게서 씨 몇 알을 얻어 심었는데
싹은 텄지만 크게 키우진 못 했다.
지난여름 한국을 방문하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참외 씨앗 한 봉지를 구했다.
올봄, 모든 정성과 마음을 담아 씨를 뿌렸고
싹을 틔웠으며 드디어 꽃샘추위가 지난 후
텃밭에 정식했다.
그렇게 키운 참외가 드디어 특유의 세로줄 무늬를 만들며 노랗게 물들고 있다.
얼마나 이쁜지!
사는 곳의 기온이 아랫동네 보다 1~1.5 도 정도 낮아서 텃밭을 하긴 그렇게 이상적이진 않다.
그래서일까? 열매가 몇 개 밖에 열리지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잘 자라 주니 고맙기만 하다.
내년엔 햇볕이 좀 더 많이 드는 곳에 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