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그녀의 행복은 어디에)
2020년 0시가 되고 나서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을 마시고 알람을 맞추어놓은 뒤 잠에 들었다.
일어나서 그분이 알려주신 별도봉에서 해를 볼 생각이었다.
제대로 된 잠을 자지 못하고 새로운 잠자리에서 뒤척뒤척거린 뒤에 일어났다.
6시였다.
몸을 일으키고 씻고 나서 2시간 넘는 거리를 걸으며 별도봉으로 향했다.
그분과 함께 올랐던 길을 반추하며 혼자서 별도봉으로 올랐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했고 7시 38분에 해가 뜬다는 정보도 입수했다.
정상에 순식간에 올라 기다렸다.
7시 38분이 오면 해가 오를 것을 기다렸으나, 해는 뜨지 않고 주변만 밝아졌다.
나는 그 시간까지만 기다리다가 내려갔다.
내려가면서도 사실은 비몽사몽 했다.
어제의 숙취가 깨지 않은 탓이었고 너무 피곤한 탓이었다.
해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우진 해장국을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곳에서 고사리육개장을 먹으면서 해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진 해장국에 도착하고 나니 대기줄만 서있고 난 58번째였다.
하는 수없이 대기표를 꽂아두고 나는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 몸을 녹이며 잠에 들었다.
푹 잤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1시간밖에 잠에 들지 못했다.
어차피 집에 가면 잘텐 데라는 생각으로
나는 sns로 만날 사람을 구했고, 그 사람과 같이 애월에 가기로 했다.
그 사람은 대단히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이었다.
외모는 선이 굵고 강하고 쎄 보였지만 목소리는 전혀 달랐다.
그를 그녀라고 표현하겠다.
그녀와 같이 애월로 가는 버스 편을 알아보며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아 참! 그녀는 엄청난 길치였다. 처음에 만나는 데도 길을 엄청 헤매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데 다음 올 버스가 예정 없음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애월로 못 가는 듯싶었다. 그러면 나는 장난 삼아 한라산 등반을 가야 된다고 했다.
그녀는 절규하며 우리의 여정은 끝이 나고 말았다고 했다.
때마침 202번 버스는 도착했고 우리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사이에
그녀는 자신이 오늘 새벽에 자신이 고백한 사람에게 차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제주에 정착할 꿈도 꾸었지만 그 꿈조차 산산조각 났다고 했다.
난 그를 다독거리며 세상이 우릴 거부해도 나는 나 자신을 거부하면 안 된다는
선배의 조언을 그녀에게 해주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당황했다.
왜 우는지.
침착하게, 눈물은 좋은 것이라며 그에게 시답잖은 위로를 했다.
위로랍시고 던지는 말들이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 잘 알기에
그녀는 그런 나에게 고맙다고 되풀이했다.
그녀를 보고 있으니 나도 퍽 슬퍼졌다.
그러던 사이 우린 애월에 도착했고 애월의 바다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놀았다.
그녀는 사진 찍기를 거부했고 나만 찍어주었다.
나는 나의 사진에 만족스러워하며 하이엔드, 제주로 들어갔다.
그 안에서 멋진 뷰를 보면서
그녀에게 저 파도들이 나에게 다가오고 떠나가더라도,
저 파도들을 감정에 비유하여, 사건과 사고에 비유하여, 사람에 비유하여
감정과, 일들과, 사람들이 오고 가더라도
다 별일이 아니다라며,
나 스스로 자체가 바다임으로
그런 파도를 두려워해서는 안되고,
잔잔하게 묵묵히 있다 보면
저 햇빛이 잔잔하게 비춰준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얘기하자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또르르 눈물이 떨어졌다.
내가 얄팍한 위로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지
그녀는 연신 고맙다고 했다.
나의 위로는 보잘것없었지만,
그녀에게 조그마한 햇빛이 되고자 했다.
나와 그녀는 마지막으로 우진 해장국으로 향했다.
대기 5분 만에 자리가 났고 우린 맛난 해장국을 먹을 수 있었다.
대단히 맛있진 않았지만 고사리육개장을 먹었다는 것에 만족했고
뭔가 대단히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뒤 그녀와 웃으며 헤어졌다.
그녀가 조금만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