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을 파는 프로세스 이코노미
우리는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그리고 꿈의 결과가 완성되었을 때 비로소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평가를 받는다. 책을 쓰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새로운 요리를 만들 때처럼 마지막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비로소 사람들에게 내놓는다. 그러나 내가 꿈을 이루기 위한 실력이나 전문성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만족하는 수준이 될 때까지 내 속에 숨겨두고 키워가야 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다면 완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목표를 세우고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는 의심과 질문으로 흔들린다. 이럴 때는 나의 과정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받으며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사람들은 미완의 결과를 보이는 것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어딘가 부족하고 자연스럽지 않으며 형편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보다 완벽한 품질의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다듬고 보완하여 창피함을 없애야 한다. 하지만 완성되었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지는 알 수 없다.
오바라 가즈히로가 쓴 <프로세스 이코노미: 아웃풋이 아닌 프로세스를 파는 새로운 가치 전략>에서는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이렇게 얘기한다. "사람도 물건도 쉽게 묻혀버리는 세상에서 완성품이 아닌 과정을 판매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진심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
지금은 너무 많은 상품과 정보로 세상에 나오자 말자 금방 잊힌다. 브랜딩 되어 있지 않으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은 비슷해져 버린 상품과 서비스를 그냥 구매하지 않는다. 그 회사나 사람의 믿음과 영향력을 보고 구매한다. 친환경 지향, 공정무역, 담고 있는 가치 등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할 때 그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품질은 기본이 되었고 그 속에 스토리, 가치, 의미가 담겨 있어야 구매한다.
나 역시 목표실현전문가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전문성을 쌓아가는 과정을 부족한 글로 사람들과 공유한다. 이 미완의 과정을 어설프지만 사람들이 보고 연민과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에 공감을 얻는다. 지금처럼 풍요로운 시대는 필요에 의한 구매보다 의미와 스토리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쏟아지는 상품들 중에서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독특함이 필요하다. 좌충우돌하며 진행되는 과정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니크함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의 시장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템을 가진 사람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금을 조달받는 시장을 말한다. 국내에는 텀블벅, 와디즈, 카카오메이커스 등 다양한 크라우드 펀딩 회사들이 있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지만 크게 키우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다. 그 상품과 서비스가 담고 있는 의미와 가치에 맞는 사람들에게서 소규모 자금을 받아 실현시킬 수 있다. 이렇게 미완의 상품이지만 사람들에게 상품이 담고 있는 가치와 의미로 참여를 유도한다.
완성돼야 팔 수 있다는 생각을 전환하자. 지금은 부족해서 채울 게 많지만 그 상품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보여주자. 미완성 속에 나의 취향과 가치를 담을 때 사람들에게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미완성은 완성이라는 성을 이루는 하나의 블록이다. 미완성이라는 과정 없이는 완성에 이를 수 없다. 미완성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람들과 공감하고 나눌 때 완성에 도착할 수 있다. 지금은 어설프고 볼품없는 모습이라도 당당히 드러내자. 오히려 사람들은 완벽함보다 지금 성장하고 있는 그 모습에 더 열광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