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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우 Nov 06. 2023

의지는 쓰면 없어지는 휘발유와 같다.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집중한다. 하지만 온갖 유혹과 방해하는 것들로 집중하기 힘들다. 수시로 울리는 카톡, 유튜브 알림, 가족들의 요청사항, 회사에서 오는 전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 유혹을 참고, 스트레스를 참고, 딴생각을 안 하려고 바둥거리며 안간힘을 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에너지가 고갈되며 쉽게 피곤함을 느낀다.


미국 사회심리학자인 로이 F. 바우마이스터는 '자아고갈'이라는 현상을 이렇게 정의한다. "인간의 의지력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며 사용할수록 고갈되는 것이다." 이소연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 다산북스 2021년.

의지력은 내가 아자아자 파이팅 한다고 무한정 생기며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자원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소중한 의지력을 내 목표를 위해 집중해야 하나 쓸데없는 것들로부터 빼앗겨 버린다. 


의지력의 고갈은 유한한 자원이라는 믿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내 입장은 의지력은 유한하다에 한 표를 던진다. 이런저런 유혹과 스트레스를 참으며 꾸역꾸역 내 목표를 실행하다 보면 피곤하다. 아무런 방해 없이 내 의지대로 순조롭게 실행할 때와 확실히 차이가 난다. 또한 책을 보고 글을 쓰는데 장시간 집중력을 쏟고 나면 피곤하다. 할 만큼 쓰고 나면 더 이상 진행할 힘이 없다. 나는 의지력은 한정된 에너지라는 것에 동의한다. 


나의 의지력을 가장 빼앗아가는 것은 회사일이다. 월급을 받으니 당연히 업무에 신경을 쓰고 집중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나의 의지력을 야금야금 빼앗아 간다. 쉬는 날은 신경 끄고 쉬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 성격상, 업무 특성상 쉽지 않다. 특히, 대형마트 업무는 내가 쉬는 날에도 계속 돌아가는 매장이라 여러 그룹의 카톡방에서는 쉴세 없이 알람이 온다. 회사에서 워라밸을 지키기 위해 카톡방 운영을 하지 말라고 해도 안 듣는 점장들이 많다. 직원들이야 피곤하든 말든 내 일하기 편하니깐 이 좋은 걸 버릴 수 없다.  


내 의지력을 고갈시키는 것들을 정리해 봤다. 회사 카톡, 쉬는 날 업무전화, 음주 유혹, 만성 피로 등이다. 가장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것은 나의 루틴을 방해하는 특별한 일의 발생이다. 갑작스러운 일로 쉬는 날 회사를 나가야 하거나, 내 도움이 필요해서 차를 운전해야 하는 일들이다. 가족에 관한 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회사일로 나의 루틴이 무너지는 것은 너무 싫다. 더구나 회사와 집이 가까워 무슨 일이 생기면 자주 나가게 된다. 집이 가까워서 출퇴근 시간은 짧아 좋으나 수시로 출근하는 것이 단점이다. 


그렇다면 한정된 자원인 소중한 의지력을 지켜 원하는 곳에 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하루 중 나의 의지력을 빼앗는 것들을 정리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로 방해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는다. 나는 책을 보고 글을 쓸 때면 쉴 새 없이 날아오는 카톡을 보이지 않게 화면을 가린다. 그럼에도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만 글 쓰는 일에 집중하면 신경을 덜 쓰게 된다. 회사에 골치 아픈 일이 생각나 마음이 힘들어 집중이 안될 때가 있다. 이럴 땐 20년 넘게 직장 생활하며 일이 안 풀려 큰 문제가 발생되지 않고 잘 해결되어 왔던 것을 상기시킨다. 큰일이 일어나 봐야 회사에서 잘리기 밖에 더 하겠나. 죽는 것도 아니고.


또한 소소하게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을 습관화시킨다. 습관이 된다는 것은 에너지를 쓰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행동한다는 말이다. 우리 뇌는 에너지를 쓰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기에 반복되는 일은 습관화시킨다. 무언가 목표를 세우고 집중하기 위해서는 다른 신경 쓸 일을 줄여 그곳에 쏟아부어야 한다. 그래야 성과가 난다. 우리가 무언가를 실행하기 위한 의지는 우리가 가진 얼마 안 되는 자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의지를 몰래 훔쳐가는 방해물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없애는 것은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성공의 추월차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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