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진우 Nov 08. 2023

회사를 다니며 프로젝트를 실험한다.

자신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성과가 나기 시작한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면 더 많은 성과가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 때문에 추가 자원을 투입하기에는 벅차다. 이럴 때 우리는 퇴사를 생각하거나 직업 전환을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성공했다는 충분한 성과가 나지 않았다면 퇴사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


회사를 다니며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행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회사일 이외에 추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사일 만으로도 집에 오면 녹초가 되는데 힘든 무언가를 실행하는 것은 큰 의지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젝트가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며 이 일에만 집중하고 싶은 욕망이 올라온다. 하루빨리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하지만 본업을 유지해야 사이드 프로젝트를 더 잘 성장시킬 수 있다. 경제적 안정이 뒷받침돼야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이론이 있다. 가장 낮은 단계부터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 이 중 현재 회사생활은 생리적 구와 안전의 욕구, 소속감을 충족시킬 수 있다. 더 큰 욕구 충족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지만 아직 회사만큼 욕구들을 커버하고 있지는 않다. 설익은 성과로 회사를 섣불리 그만두게 되면 낮은 단계의 욕구충족이 위협을 받으며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게 된다.


더 이상 자아성장을 할 수 없고 스트레스가 많은 미운 회사를 빨리 벗어나고 싶다. 하지만 경제적 욕구 충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다. 당장 월급과 복리후생이 끊기면 나와 가족의 생활은 궁핍해진다. 퇴직금과 퇴직수당으로 시간을 벌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은 조급해진다. 마음이 급해지면 프로젝트의 빠른 성과를 재촉하며 서두르게 된다. 이는 불안정한 생활 속에서 창의적인 사고는 점점 약해진다. 더구나 생계를 걱정하는 일로 프로젝트에 투입될 에너지가 분산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프로젝트의 성장 그래프는 하향곡선을 그리게 된다.


<오리지널스>의 애덤그랜트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독창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데 성공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 분야에서 안정감을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어설프게 쓴 책을 내거나 조잡하게 만든 예술품을 팔거나 아무도 시도해 본 적 없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생활이 안정되면 서두르지 않고 내 일을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창의성의 즐거움>에서는 창의적인 생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즉 기존의 영역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기울일 수 있는 집중력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BC 5세기의 그리스, 15세기의 플로렌스, 19세기의 파리와 같은 곳들의 창의성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사람들이 풍족하게 살면서 생계수단 이상으로 학습과 실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창의적인 사고는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뇌 과학 측면에서도 생계를 위협받는다는 것은 생존에 필요한 곳에 더 큰 에너지를 집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뇌에는 원뇌라는 부위가 있다. 일명 파충류 뇌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은 생존 본능을 관장하는 부위다. 배고픔, 성욕, 위험감지 등 그 어떤 작동보다 우선이 되는 일을 하는 곳이다. 이곳이 위협을 받으면 자아실현을 위해 자신을 절제하고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즉, 자아실현의 뇌가 작동하지 않는다. 자아실현을 관장하는 곳은 전두엽 대뇌피질이다. 이곳에서 고차원적인 창의적인 사고가 진행된다. 하지만 지금은 창의보다는 생존이 더 중요하다.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마흔의 가장은 힘들어도 회사를 다니며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한다. 당장 상사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그만두고 싶지만 더 큰 계획을 성공하기 위해 참아야 한다. 회사를 당장 벗어나고 싶은 지옥이 아니라 활용하여 내 꿈을 이루는 수단이 돼야 한다. 어쩌면 사이드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언제라도 나갈 수 있다는 여유가 생겨 더 오래 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이드 프로젝트의 수입이 많아져 회사에서 수입에 대한 출처와 세금문제로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회사를 떠나야 할 때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인에서 1인 기업가가 되려는 이유(wh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