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성공하고 싶은 조급함을 경계하라

성과가 빨리 나는 것은 누구나 원한다. 순식간에 뚝딱하고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도깨비방망이를 가졌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 시간만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가을이 돼야 과일을 수확할 수 있고 오랜 시간 먹여야 가축을 살 찌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뇌는 오랫동안 노력해 얻는 보상에 익숙하지 않다. 보상이 작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바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을 선호한다. 그렇기에 복권, 도박, 술, 담배 등 자극적이고 쉽고 빠르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에 탐닉한다. 오랜 시간 힘들게 공부해서 받는 합격의 달콤함은 보상은 크지만 즉각적이지 않아 누구나 하기 힘든 것이다. 

나 역시 조급한 성격으로 많은 도전에 실패했다. 내가 해보고 싶은 것에 많은 도전을 했지만 그 끝은 항상 초라했다. 현재의 불만족스러운 상태를 빨리 벗어나고 싶어 했고, 당장 성과가 나지 않으면 도중에 멈춰버렸다. 그리고 다른 것들을 다시 시작하는 실패 무한루프가 반복됐다. 왜 작심삼일과 용두사미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생각하면 바로 성과가 나지 않으면 흥미를 잃고 금방 포기하는 성격 때문이었다. 진득하게 일을 해나가는 꾸준함은 나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능력이었다. 

회사에서도 고된 하루 속에 나의 길을 찾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당장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복권을 사고 단타 주식을 했지만 당장 이뤄지는 것은 없었다. 다른 크고 작은 도전은 잘했지만 성과가 나지 않으면 금방 흥미를 잃는 것이 나의 치명적 단점이었다. 어떤 일이든 성과가 나기 위해서는 임계점이 뚫어야 했는데 그걸 참지 못했다. 우물에서 숭늉 찾는 모습이 내 모습이었다.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꾸준함은 언제나 어려웠다.

조급함은 성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이다. 성공의 크기에 따라 반드시 투입해야 할 필요 시간이 있다. 시간이 부족하면 성공의 품질이 낮거나 성과가 나지 않는다. 야구를 해보지 않은 일반인이 경기에서 홈런을 바로 칠 확률은 매우 낮다. 오랜 시간 스윙연습과 공을 보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노력하는 시간이 충분히 투입돼야 숙성되고 성과가 쌓여야만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주인공 앤디는 아내의 불륜상대를 살해했다는 누명으로 악명 높은 쇼생크 교도소에 무기징역을 살게 된다. 척박한 생활에서도 도서관을 만들고 동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교도소장의 억압과 앤디의 석방 기회가 박탈당하며 희망 없는 쇼생크에서 탈옥을 계획한다. 방법은 매일 조금씩 벽을 긁어 나온 흙들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어 운동장에 뿌리는 것이었다. 간수 몰래 문을 빠져나오거나 폭발시켜 한 순간에 탈출하는 방법을 쓰지 않았다. 오랜 시간을 들여 조금씩 표가 안 나게 비밀스럽게 탈출구를 확보하는 방법을 썼다. 

영화지만 앤디가 매일같이 같은 시간에 벽을 긁어내는 작업을 하며 어떤 감정이었을까 생각해본다. 이 작업은 1~2년에 끝나는 작업은 아니었을 것이다. 10년 가까이 매일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했던 것이다. 죄가 없기에 하루빨리 탈출하여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강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조급함을 꾹 참고 인내하며 탈출을 위한 노력을 매일 조금씩 했다. 하루 벽을 긁어내는 작업은 작았지만 거대한 시간이 투입되며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탈출이라는 큰 성과는 그에 적합한 시간투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시간은 흐른다. 오늘은 지난 과거의 1년이 되는 날이다. 내일도 과거 어느 날로부터 2년이 되는 날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에도 나는 당장 성과가 나오기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1년이 되는 오늘 노력을 지속하지 않아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노력을 하든 안 하든 시간은 계속 흐른다. 지금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 노력을 지속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는 1년을 또 맞이하게 될 것이다. 1년 뒤 과거의 나에게 실망하지 않기 위해 인내하며 노력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기로 했다. 현실이라는 지옥을 오랜 시간 준비하여 탈출에 성공했던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