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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진우 Apr 13. 2016

국방의 의무

21개월, 그리고

2016.04.14 ~

  의무경찰로의 군복무가 시작된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일단 훈련소에서 내가 가져간 사제물품들을 회수해가는 것이며, 입소 첫 날 내가 잠에 쉽사리 들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나는 남들보다 걱정이 10000배 정도 많다. 그러나 내 군복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나름대로 어딜 가든 미움받으며 지내진 않았고, 내 자신이 잘 적응하고 이겨내리라 믿기 때문이다. 과한 자신감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이 정도는 나에 대한 믿음이라고 답하고 싶다.

  떨리기도 하지만 기대되기도 한다. 얼마 전 군복무를 한 후 자신의 걱정 많은 성격을 떨쳐내버리고 새사람이 된 '낯선 상대'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혼자 생각을 많이 해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과 맞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결국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좋아보인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고.

  그의 과거는 나와 정말 비슷했다. 도플갱어가 아닐까라는 단순한 생각을 했지만 그는 '우리는 지금 얘기하는 걸 보면 매우 비슷해보이지만, 사실 성격의 일부분이 비슷한 것일 뿐'이라 했다. 그리고 '그 사실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 나름대로 꾀를 써내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를 꿰뚫어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과거가 나와 비슷해서였고, 그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기 때문일 터이다. 우리의 대화는 어처구니 없게 내 클릭 실수 하나로 끝이 났지만 나는 그와의 대화 내용을 복사해 저장해뒀다.

  21개월 후, 나는 변화할 수 있을까? 그것이 나의 군복무의 가장 큰 목표이다. 몸 조심은 물론이다. 모쪼록 잘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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