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터뷰

[KTX매거진] 용감한 우리 할머니, 한성원 작가

by 우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삶을 독특한 그림과 따뜻한 글로 기록한 책 <할머니, 우리 할머니>의 한성원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려 오셨어요. 계기가 무엇인가요?

2019년 2월부터 약 1년간 네이버 그라폴리오에 전쟁으로 상처 입은 할머니들 사연을 짧은 글과 그림으로 연재했어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던 시절, 졸업 작품으로 한국 근대 역사를 다루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제 마음에 콕 박혔습니다. 이후 전쟁과 여성이 주제인 KBS 다큐멘터리 삽화, 경기도 화성의 제암리3・1운동순국기념관 역사 기록화 같은 작업에 참여할 때도 가슴 한구석엔 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남아 있었죠. 늦게라도 꼭 풀어야 할 숙제 같은 일이었어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서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할머니, 우리 할머니>의 표지를 장식했어요. 화려한 도시를 누비는 할머니를 보면서 저도 같이 여행하는 기분이에요.

몇 해 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갔을 때 ‘전광판에 할머니들이 나오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거리를 오가는 수많은 사람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마주할 테니까요. 표지 그림인 ‘뉴욕에 간 우리 할머니’는 이 같은 상상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에요. 할머니들이 더 행복한 날을 누렸으면 하는 소망도 담았고요. 그림 발표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인 유튜버 하이채드(Hi Chad)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광고를 진행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놀랍고 신기한 일이죠. 이런 기념할 만한 일이 계속 생기길 바랍니다.


색채가 강렬한 그림, 다정한 문장으로 여러 할머니의 삶을 소개하셨는데요. ‘할머니는 약하지 않다’ ‘생존자라는 부담감을 안기지 말 것’ 같은 인상적인 내용이 많더라고요.

전쟁이라는 큰 시련을 이겨 낸 분들이잖아요. 용기 있는 목소리로 모두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되짚어 주셨고요. 할머니들의 강인한 아름다움을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이들을 오래도록 잊지 말자는 메시지도요.


민감한 주제이다 보니 조사도 열심히 하셨겠어요.

관련 서적이나 기사를 읽으며 자료를 수집했어요.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리는 ‘수요시위’에도 나가고요. 그러던 중 2019년 8월 1400차 수요시위에 사용할 대형 그림 작업을 맡으면서 인권 운동 활동가, 시위 참석자 같은 분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눴어요. 여러 각도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기록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 믿어요.


앞으로 또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궁금합니다.

다채로운 삶의 모습을 저만의 시각으로 그리려고 해요. 이번에는 저에게 익숙한 장소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볼 생각입니다. <할머니, 우리 할머니>도 전쟁 피해자를 넘어 ‘우리’ 할머니의 이야기로 봐 주시면 좋겠어요.


한성원

책과 공연, 광고 영상에 쓰이는 그림을 주로 그려 왔다. 대학 시절부터 ‘위안부’ 할머니 문제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련 작업에 참여했고 지난해 말에는 할머니들의 당찬 행보와 평범한 일상을 그림과 짧은 글로 담은 <할머니, 우리 할머니>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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