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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촌자 Jun 01. 2020

57일만의 외출

LA 근교 솔레다드 캐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Stay At Home 조치를 실행한 캘리포니아. 해제 조치를 하는데 있어서도 너무 조심스럽다. 시민들의 건강과 소송의 위험을 동시에 생각해야하니 그 어떤 것도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단지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

신선한 바람을 맞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차에 마침 LA 근교에 있는 솔레대드 캐년이 방문객을 맞이한다고 하여 재개방 첫날 1박2일 일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찾아왔다. 

출처: 구글 이미지, 영화 7년만의 외출

문득 7년만의 외출이란 영화가 생각나서 찾아보니 포스터에 바람이 한가득. 역시 외출하여 나와보니 시원하니 좋다. 통(通)이다.  

예전같으면 손님맞이로 분주했을 방갈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개점 휴업.

모빌홈을 집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캠핑카. 위성TV와 소파 그리고 정원까지 꾸며가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그들. 바퀴와 백미러, 그리고 윈도 브러시까지 커버를 씌운 것은 아마도 차가 아니라 그들의 집이기 때문이기 때문이지 싶다. 

우리도 그들 옆에 조용히 자리를 잡는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선 산책길. 코로나로 두달 가까이 이곳에 발이 묶여 있어서 인지 캠핑카 안에서 다들 나올 생각이 없다. 가뜩이나 조용하던 미국 캠핑장이 코로나 덕분에 더 조용해지게 생겼다. 

하늘에 번진 태양빛은 바람없이 조용하고 인적없는 오솔길엔 고즈넉한 여유가 흐른다. 아득히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감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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