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촌자 Aug 10. 2020

굿바이 옐로우스톤, 다음에 또 보자

여행 일곱째날

오늘은 호숫가에서 여유도 부려보고 들리지 못한 4곳을 둘러 보는 일정이다. 


캠핑장을 체크 아웃하고 캠핑카 준비를 마친 후 호숫가 주변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며 석양으로 유명하다는 세지 배이(Sedge Bay)를 한낮에 찾아온다. 어제 저녁 세지배이 노을을 담으려고 잠시 욕심을 부려보기도 했으나 한밤중의 캠핑장 진입은 많은 캠퍼들이 권하지 않는터라 생략하고 오늘 오전에 찾아왔다.

호숫가 뒤로 보이는 목초지에선 언제라도 바이슨이 몰려와서 풀을 뜯어도 될 만큼 그들의 식량이 넉넉하다.

캠핑장 근처의 머드 볼케이노 (Mud Volcano)로 이동하니 어제 아침에 한참 증기를 분출해대던 뚝섬 가이저가 제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에 들어서니 어린 시절 교육방송에서 그림 그리기 강의하면서 유명했던 밥 아저씨 머리를 떠올리게 하는 핑크 뮬리가 펼쳐 있다.

아침 내내 뿜었는지 한숨 돌리고 있는 기공들이 진흙탕 가이저 옆에서 분위기를 돋운다. 

그리고는 첫날 좌표를 잘못 찍어서 그냥 스치는 바람에 사진을 담지 못했던 골든 게이트로 이동.

1885년 다리를 설치하기는 했으나 워낙 불안정했는데 그에 반해 통행량은 엄청 많아서 그 후 세차례나 재건축을 하였다는 이야기. 탐험대 본부와 올드 페이스풀을 포함한 옐로우스톤 주요 거점들을 연결하는 주요 거점이었기에 달리 방도가 없었으니 위험하더라도 감수할 수 밖에 없었지 싶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 파운틴 페인트 팟츠 (Fountain Paint Pots) 트레일에 도착하니 석화된 나무가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늘의 주인공 페인트 물감처럼 여러가지 색상으로 진흙탕이 되어 있다고 붙여진 이름. 하지만 오늘은 하늘의 구름이 진정한 그림이다. 

잠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쉬고 있는 중이라는 듯.

잠시후 그 멋짐이 폭발하기 시작한다. 기다림없이 그냥 지나가다 옆에서 분출한 놈이라 반가움이 더 하다. 

해질녘부터 저녁내내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쏟아지는 소나기에 캠핑장 스케치를 하러 오후엔 나오지도 못하고 아침에 나와보니 풀비린내가 진동한다. 


이제부터 갈 길이 멀다. 3일 동안 1,700킬로미터를 달려야하니 조금 일찍 출발해도 결코 이른 것이 아니다. 올 때는 유타주 15번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왔으니 집으로 갈 때는 아이다호주를 관통하여 라스베가스로 가는 93번 고속도로 당첨. 

옐로우스톤 웨스트게이트쪽에 위치한 웨스트 옐로우스톤 마을. 10년전 옐로우스톤 여행을 계획했을 땐 이곳 호텔을 알아봤었고 5년전에 다시 계획을 잡았을 때는 에어B&B 숙소를 알아봤다. 그리고는 어제 저녁 캠핑장에서 하루 묵었으니 가봐야 아는 것이 여행인연. 계획이 있으면 언젠가는 오게 된다.


이제 마을 인증샷도 담았으니 기름 채우고 출발.

집으로 오는 길에 아이다호 폴즈에 볼 만한 것이 있나 구글을 찾아보니 그럴싸한 이름으로 추천을 해준다. 그래서 왔더니 이 모양이다. 동네 로터리에 독수리 조각 매달아 놓은 것. 하도 민망하여 부리나케 그 곳을 도망치듯 빠져 나왔다.

도중에 아이다호 주립공원이라는 표지가 있어 차를 세워보니 스네이크 리버. 그랜드티턴의 잭슨 호수에서 흘러내린 물이 여기까지 흘러온겨? 반갑구먼.

이번에는 괜찮겠지 싶어 아디다호 트윈폴즈를 일부러 목적지 지정하여 1시간 정도 우회하면서까지 들렀다. 트윈폴즈는 맞는데 발전소가 있다. 그리고 곳곳에 전기줄이 늘어져 있고 오후 4시 기온이 섭씨 46도가 넘는다. 덥기도 너무 덥고 폭포 근처라 그런지 습기 때문에 숨이 막힌다. 

웬만하면 아이다호에서 하루는 묵으려고 했으나 그냥 달려 주 경계선을 넘어 잭팟이라는 카지노 마을에 도착. 그곳에서 하루 묵는다. 카지노 RV Park은 가격과 시설면에서 언제나 정답이다. 


그 다음날은 네바다주. 그냥 달려야한다. 이날하루 730킬로미터를 달렸다. 강남에서 출발하여 부산 해운대가서 커피한잔하고 다시 강남으로 올라오는 정도의 거리되겠다. 

도중에 해발 2,230미터 머리 고개에서 점심을 챙긴 것과 기름 채운 시간 말고는 계속 달려 오전 9시에 출발하여 오후 6시경에 라스베가스 캠핑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고개이름이 머리. ^^


라스베가스 1박후 그리운 홈그라운드 캘리포니아로 들어간다.


https://www.youtube.com/watch?v=WevbWqkNS9s&feature=youtu.be


매거진의 이전글 행운과 불운, 알고 보면 한 식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