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사진 기행
우피치 박물관 예약시간은 오후 1시. 그때까지 2시간 30분 정도의 여유 시간. 구글맵에 물어보니 이동시간이 왕복 1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근교 피에솔레라는 곳으로 다녀오기로 일정을 변경하고 겁도없이 피렌체 시내버스 타기에 도전한다. 우물 쭈물 하다가는 시간 다 간다. 바로 산 마르코 광장으로 이동.
이번 시도는 오롯이 구글맵 덕분인데 현재 위치에서 버스노선 몇번을 타면 되는지, 버스는 언제 도착하는지, 심지어 버스 갈아타는 정보까지 알려준다. 몇 정거장을 가서 내리는지 알려주며 현재 위치를 보여주니 그야말로 친절한 가이드의 끝판왕이다. 고맙다 구글맵.
조금전 돈 민조니에서 갈아타기 성공. 이제 종점까지 편안히 가면 된다.
이태리에서 버스 타실 때 이것 한가지만 챙기시면 된다. 버스표는 승강장 근처 자동판매기에서 신용카드로 구입 가능하다. 담배가게에서도 구입할 수 있으나 카드를 받지 않으니 참조하시면 되겠다. 구입한 티켓은 언제든지 탈 수 있는 금액 적힌 백지수표같은 상태. 탑승후 펀칭을 하면 그때부터 90분간 유효하다. 그러니 표를 구입할 때 왕복으로 2장을 구입해놓으면 편하다. 금액만 정해져있고 구간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90분간은 타고 내리고를 계속 반복해도 상관이 없다. 기차도 같은 시스템. 잊지 않고 펀칭만 해주면 된다. 표를 넣었는데 펀칭이 되지 않아 가끔 애를 먹이는데 경우가 있는데 그땐 표를 넣은 상태에서 약간 좌우로 움직이면 센서가 작동해서 펀칭이 된다. 버스 요금이 1.5 유로인데 펀칭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100유로가 넘으니 잊지 마시라.
버스에서 내리면 맞이하게 될 아담한 미노 다 피에솔레 광장.
산골마을에 어시장이 섰다. 마을 주민들이 기다렸다는 듯 다들 나오셔서 장을 본다. 초상권문제로 웬만하면 문제가 될만한 사진은 올리지 않는데 고맙게도 이분께서 활짝 웃어주신다. 나중에 문제가 되면 사진을 내리기로 하고 일단 이분의 미소를 나누는 걸로. ^^
광장에서 바라본 피아솔레 주택가 모습. 볼 장 다 본 아저씨가 동행인 다른 분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그나저나 이태리 남자들은 저런 비니를 써도 멋있는지...그것참. ㅎㅎ
피에솔레는 기원전 9~8세기경에 에트루리아인에 의해 방어 요새로 건설되었고 피렌체는 600년 뒤 기원전 2세기에 피에솔레의 식민도시로 건설된다. 그러다보니 에트루리아인의 기원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 서아시아의 리디아인들이 이주한 것이라는 설과 피렌체 지방의 토착민이었다는 설.
그나저나 2600년이나 되는 고대 유적지를 이렇게 걸어다니게 열어두다니… 열린 문은 밀고 들어가면 된다. 단, 입장료가 있으니 그냥 들어가지는 마시라.
기원전 에트루리아인들의 성벽의 흔적과 유물 그리고 고대 로마의 유물이 수목에 둘러 싸여 있다. 로마 원형 극장은 지금도 오페라 무대로 사용되고 있다.
어제 두오모 꼭대기에서 봤던 종탑이 여기. 그 인연으로 여기까지 왔다. 널린게 유적지라지만 이정도면 거의 방치 수준이다. ㅎㅎ
유적지를 보느라고 전망대를 잊으면 안된다. 광장에서보면 전망대 방향(파노라미카)이라고 이정표가 있으니 따라가면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골목의 끝에 다다르자 시야가 툭~ 터지며 피렌체가 아르노강을 따라 길게 펼쳐진다. 이런 전망 덕분에 이 곳 피에솔레는 피렌체의 귀족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눈으로 담는 피렌체 풍경은 피에솔레 언덕이 정답이고 사진으로 담는 풍경은 미켈란젤로 언덕이 정답.
우피치 투어 예약 시간에 맞춰 피렌체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