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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라떼샷추가 Oct 04. 2024

아내 없이 5살 아들과 2주간 일본 여행, 그 이유는?

전심으로 아내의 꿈을 응원한다!

벌써 육아휴직 한 달이 지났다. 이제야 좀 휴직 생활에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휴식이 주는 짜릿함에 빠져있다가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휴직을 시작하며 야심 찬 목표를 세웠었는데, 오히려 그 목표가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주범인 걸 깨닫게 되었다. 이후 목표는 내려놓았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일들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방향으로 시간을 보내려 하고 있다. 아들 어린이집 등하원시키고, 주말에 가족들과 나들이 가고,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또 틈틈이 글쓰기 연습을 하면서 말이다. 대단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하루를 충실하게 살았다는 만족감은 더할 나위 없다.


그 사이 아내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 날짜가 잡혔다. 10월 30일. 그날에 아내가 9년간 버텨온 박사 과정을 끝마칠 수 있을지 판가름이 날 것이다. 사실 아내는 6년 전 임신과 출산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었다. 임신 초기부터 유산 위험 때문에 누워서 지내야만 했고, 출산 후에는 육아로 바빠서 공부를 시작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업을 마치겠다고 용기를 냈었고, 이제 그 마지막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남편으로서 그런 아내의 꿈을 열렬히 응원해 주고 싶다.




논문 준비로 분초를 다투는 아내를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다음 주에 아들과 둘이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무려 2주 동안! 나야 출장으로 2~3주간 가족과 떨어져 지낸 적이 있지만, 아내와 아들은 서로 사흘 이상 떨어져 지낸 적이 없다. 분명히 둘은 서로 많이 보고 싶어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아내는 논문 완성도를 더 높일 테고, 아들은 나와 여행하며 한층 더 성숙한 어린이가 될 것이다. 나 역시 일하느라 아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던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론 더 나은 공동의 결과를 위해서 집단의 구성원 모두가 눈앞의 이익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고, 또는 구성원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아내가 임신과 육아를 위해 학업을 중단했던 것도, 내가 육아휴직을 결정했던 것도, 그리고 이번에 아들과 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정한 것도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다 같이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나저나 막상 5살 아들 데리고 2주간 일본 여행을 다녀오려니 걱정이 앞선다. 누구 하나 아프거나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 이번 주말에는 아들과 일본 여행 책자를 보면서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내가 아들과 함께하고 싶은 경험도 있지만, 아들이 기대하는 일도 있을 테니까. 그리고 기왕이면 아들이 기대하는 일들을 더 만들어 주고 싶다. 아들이 이번 여행을 평생 추억의 한 페이지로 간직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가보자. 이번엔 우리 둘이ㅣ2022년 일본행 비행기 안ㅣⓒ녹차라떼샷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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