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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리더에게 실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자질 부족한 리더를 선임한 조직의 잘못

by 녹차라떼샷추가

리더의 대부분은

자질 부족


"어떻게 저런 사람이 리더가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이전 직장에서 정기적으로 조직문화 설문조사를 진행했어요. 그중에는 "상사가 역할을 잘 수행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리더십 관련 문항도 포함돼 있었죠. 이 질문에 대한 직원들의 긍정 응답률은 매년 20~30%에 불과했어요. 전체 문항 중에서도 항상 가장 낮은 수준이었는데, 그 수치는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어요. 저는 설문 결과를 분석하며 수백 건의 주관식 의견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어요. 피드백은 다양했지만, 공통적으로 반복된 지적은 '리더로서 자질 부족'이었어요. 실무 능력이 뛰어난 동료도 리더가 된 후에는 이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요.


리더는 조직의 자원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공동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해요. 그런 관점에서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첫째, 개인 이익보다는 공동 성과를 중시한다.

둘째, (임기 내)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성과 기반을 다진다.

셋째, 감정적 대응보다는 이성적 판단을 우선한다.

앞에서 리더의 '자질'을 지적했던 직원들은 위와는 상반된 리더의 말과 행동을 보고 그렇게 판단했을 거예요. 참고로 이전 글에서 소개한 '조직의 시간을 낭비하는 리더 10가지 유형' 역시 위 세 가지 자질을 지키지 못한 모습을 담고 있어요.




평가 좋은 실무자에게
리더를 맡기는 방식의 한계


제 경험상 리더 자리에 오른 사람 중 실제로 자질을 갖춘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10년 넘게 회사 생활을 하며 만난 백 명 가까운 리더 중에서 본받고 싶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요. 반대로 반면교사로 삼고 싶은 리더는 훨씬 많았어요. 주변 지인들 상황도 비슷한 것 같아요. 리더를 잘못 만나서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네요. 친한 동료들이 우울증에 걸렸거나 큰 병을 얻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듣게 되고요.


이러한 현실의 근본 원인은 회사의 인사 시스템에 있어요. 앞서 리더십에 대한 긍정 응답률이 20~30%에 머물렀던 회사는 그만큼 자질이 부족한 사람을 리더로 선임했다고 생각해요. 많은 조직에서 평가 점수가 높은 실무자에게 리더 직책을 '보상'으로 부여하곤 해요. 게다가 연차가 오래될수록 리더가 될 가능성은 높아지고요.


그렇지만 이들은 대개 개인의 목표를 우선하고, 단기 성과에 집중하며, 정서적 유대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게 해야 상대적으로 KPI 달성 등 평가 점수를 잘 받게 되니까요. 그리고 이는 앞서 제시한 리더의 자질과는 상반되는 태도기도 하고요.




리더의 자질은

오랜 훈련으로 완성


회사는 자질을 갖춘 사람에게 리더 직책을 맡겨야 해요. 리더는 성과 좋고 연차 높은 실무자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 직책이 아니에요. 그리고 젊었을 때에는 실무자로 일하다가 40-50대가 되고서야 관리직을 한다는 생각도 고정관념에 불과하고요. 리더 자질을 갖춘 직원은 젊었을 때부터 리더로서 경험을 쌓고 훈련을 할 수 있어야 해요. 리더도 회사에 존재하는 여러 직무 역할 중에 하나예요. 리더 직책을 사내 권력이나 성과 보상으로 접근하는 관점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역할만 잘할 수 있다면 리더에게 나이와 연차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뛰어난 리더로 성장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자질을 미리 갖춰 놓기를 추천드려요. 아쉽지만 회사라는 조직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향후 10년간은 여전히 개인 성과와 연차 중심으로 리더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렇게 40-50대가 되어서야 처음 리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분들은 많은 어려움을 마주칠 거예요. 스스로 부족한 점을 채우고 바꿔나가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요. 그렇지만 20-30대 때부터 작은 프로젝트와 조직을 이끄는 경험들을 통해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을 갈고닦다 보면, 어느새 리더라는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리더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능력이라 생각해요. 리더 역할을 하나의 전문 직무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 이유예요.


꼰대 상사의 표본 마 부장 (TvN 드라마 미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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